[기획 특집] 미완의 친일 청산(2)

전주 덕진공원 전경
전주 덕진공원 전경

전주시민들 뿐만 아니라 외지인들도 즐겨 찾는 전주 덕진공원 안에는 친일 잔재들이 곳곳에 널려 있다. '전라북도 친일 잔재 전수조사 및 처리방안 연구용역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전주시에 존재하는 친일 잔재 27건 중 6건이 덕진공원에 위치해 있다. 

공원 내에 있는 친일 잔재들 중 김해강 시비와 최대교 동상, 취향정, 취향정기, 취향정 내 간판을 차례로 소개하기로 한다.

전주 덕진공원 내 김해강시비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1가 1314-4, 덕진공원 내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1가 1314-4, 덕진공원 내 

시인 김해강(金海剛)의 시(詩)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기념비이다. 1993년 4월 16일에 세워진 이 기념비는 김해강의 대표 저작물인 <금강의 달>을 전면에 새겨두고 있다. 후면에는 김해강의 연보가 새겨져 있다. 김해강의 본명은 김대준(金大駿, 1903년~1987년)으로 1903년 전라북도 전주에서 태어났다.

1922년 신흥고등보통학교를 거쳐, 1925년 전주사범학교를 졸업하였다. 1925년 진안국민학교에 부임한 이래 전주사범학교(1945년∼1952년)와 전주고등학교(1952년∼1968년) 등에 재직하며 정년을 맞을 때까지 교육계에 종사하며 시작(詩作) 활동을 하였다. 시작 활동과 교육계 공적으로 전라북도 문화상(1957년) 및 전주시민의 상(1968년)을 받았다. 

김해강은 경향적인 작품 활동을 하였다고 알려져 있으나 아시아·태평양전쟁 이후인 1942년 자살특공대 가미카제[神風]를 칭송하는 <돌아오지 않는 아홉 장사>라는 시를 지어 일본제국주의를 찬양하였다. 또한 <호주여>, <아름다운 태양>, <인도 민중에게> 등의 작품을 통해 대동아공영권에 대한 찬양과 일본제국주의의 확장을 도모하였다.

전주 덕진공원 내 최대교 동상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1가 1314-4, 덕진공원 내(맨 오른쪽)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1가 1314-4, 덕진공원 내(맨 오른쪽)

전주 덕진공원 내에 있는 법조3성 기념 동상 중 최대교(崔大敎, 1901년~1922년) 동상을 가리킨다. 최대교는 1901년 익산에서 태어났다. 호는 화강(華岡)이다. 1923년 3월 경성제1고등보통학교, 1926년 3월 일본 호세이대학[法政大學] 예과, 1929년 3월 같은 대학 법문학부 법률학과를 졸업했다.

1944년 4월 위안부 강제징용에 대해 유언비어를 유포한 혐의로 체포된 오종기(吳宗棋)를 기소했다. 1944년 1월 전주지방법원 정읍지청으로 옮겨 해방될 때까지 검사로 재직했다. 1945년 3월 시국에 관한 유언비어를 유포한 혐의로 체포된 송병하(宋炳夏)를 기소했고, 같은 해 5월에는 일본의 패망에 따라 조선독립을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가 체포된 김태영(金泰瑛)·김정길(金正吉) 등을 기소해 징역형을 받게 했다. 해방 후, 1945년 1월 미군정청에 의해 전주지방법원 검사장에 임명되었다. 

취향정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1가 1314-4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1가 1314-4

취향정(醉香亭)은 ‘연꽃향에 취한다’는 의미로 일제강점기 당시 전주 지역 대표적인 친일파였던 박기순이 자신의 회갑을 기념하고자 세운 정자이다. 박기순은 국유지에 취향정을 설치하면서 이곳에 사람들을 모아 시회(詩會)를 열면서 개인적인 공간으로 활용하였다.

일제강점기 박기순의 사유화에서 해방 이후 전주시민들에게 개방됐다. 박기순은 일제강점기 당시 중추원참의, 전주 농공은행장 등을 역임하였던 친일반민족행위자다. 친일행적이 있는 인물과 관련되어 친일 잔재로 분류된다.

취향정기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1가 1314-4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1가 1314-4

현재 취향정(醉香亭)은 전주 덕진공원 내에 위치해 있다. 취향정은 ‘연꽃향에 취한다’는 의미로 일제강점기 당시 전주 지역 대표적인 친일파였던 박기순이 자신의 회갑을 기념하고자 세운 정자이다. 박기순은 국유지에 취향정을 설치하면서 이곳에 사람들을 모아 시회(詩會)를 열면서 개인적인 공간으로 활용하였다. 

박기순은 이 당시 본인이 지은 글을 취향정 곳곳에 게시하기도 하였다. 자신이 지은 시를 현판으로 만들어 부착하였고, 건립하게 된 과정을 기록한 취향정기(醉香亭記)를 지어 비석에 새기는 등 본인의 치적을 대외적으로 홍보하였다. 박기순은 일제강점기 당시 중추원 참의, 전주 농공은행장 등을 역임하였던 친일 인물이다. 

취향정 내 현판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1가 1314-4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1가 1314-4 

취향정(醉香亭)에 걸려있는 현판 18개 중 하나로 김현섭(金顯燮)의 시이다. 이외에도 김양근(金瀁根), 주영조(朱榮祚), 박영기(朴永基), 강진옥(姜眞玉), 박영래(朴榮來), 강주산(姜舟山), 박영숙(朴英淑), 김성삼(金成三), 송한초(宋漢草), 김창섭(金昌燮), 박기순(朴基順), 김기〇(金琪〇), 정내화(鄭來和), 임병찬(林柄讚)을 포함한 6명의 시, 김제덕(金濟悳), 「근차취향정운(謹次醉香亭韻)」 이라는 제목 아래 17명의 시 각 1수, 시회 참여자 16명의 시(詩) 각 1수 등이 걸려있다. 

박기순은 국유지에 취향정을 설치하면서 이곳에 사람들을 모아 시회(詩會)를 열면서 개인적인 공간으로 활용하였다. 박기순은 일제강점기 당시 중추원 참의, 전주 농공은행장 등을 역임하였던 친일 인물이다. 친일반민족행위자를 찬양하는 시가 새겨진 현판이어서 친일 잔재로 분류됐다. 

※참고 자료 : 전라북도 친일잔재 전수조사 및 처리방안 연구용역 결과보고서 (2020.12)

/박주현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전북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