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큐레이션] 2022년 8월 26일

6·1지방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서거석 전북교육감의 ’동료교수 폭행 의혹‘의 진실이 여전히 풀리지 않은 채 경찰이 뒤늦게 수사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하지만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 같은 진실공방과 의혹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폭행 피해 의혹의 당사자인 전북대 이모 교수의 진술과 주장이 오락가락한 상황에서 최근 일부 피해 사실을 다시 인정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반면 폭행 의혹을 받아온 서 교육감은 전면 부인하고 나서 경찰의 수사에 촉각이 곤두선 상태다. 

서 교육감 소환조사...허위사실 공표 맞고소·고발, 어느 한 쪽은 ’치명상‘ 불가피 

전주MBC 8월 25일 뉴스(화면 캡처)
전주MBC 8월 25일 뉴스(화면 캡처)

6·1지방선거 과정에서 천호성 전북교육감 후보가 폭행 논란을 문제 삼으면서 불거진 이 사건은 당시 서거석 후보 간 허위사실 공표로 맞고소·고발로 이어지면서 결과에 따라 어느 한쪽은 치명상을 입게 될 상황에 처했다. 

이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은 최근 피해자로 지목된 이모 교수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력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 교수가 폭행 피해 사실을 일부 인정함으로써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서거석 전북교육감은 25일 오전 9시부터 약 5시간 동안 전주덕진경찰서에서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9년 전 동료 교수 폭행 의혹’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경찰 조사를 받고 나온 서 교육감은 이날 “폭행 관련한 허위사실 유포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전혀 사실 무근이다”며 “진실은 거짓을 반드시 이긴다”고 강조했다. 

서 교육감 “그 사람 말은 오락가락...신빙성이 전혀 없다” 일축 

KBS전주총국 8월 25일 뉴스(화면 캡처)
KBS전주총국 8월 25일 뉴스(화면 캡처)

폭행 피해자로 지목된 이 교수와 관련된 질문에 대해서도 서 교육감은 “그 사람 말은 오락가락, 한 열 번은 바뀌었기 때문에 신빙성이 전혀 없다"고 일축한 뒤 “선거과정에서 만난적이 없다”고 잘라 말하며 모든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선거 직전 서 교육감에게 유리하게 해석될 수 있는 자필 확인서가 공개된 것과 관련해 서 교육감은 “선거 기간 피해 교수와 만난 적 없다”고 답했지만, 확인서가 작성돼 서 교육감 캠프를 거쳐 공개된 경위와 내용을 둘러싼 논란이 더욱 거세다.

앞서 지방선거 기간인 지난 5월 서거석 교육감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기간 허위사실 공표에 의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천호성 후보 측에 의해 고발당했다. 당시 천 후보 측은 “서 후보(현 교육감)가 전북대 총장 근무 시절인 2013년 동료 교수를 폭행한 사실이 명백한데도 선거방송 토론회에서 여러 차례 이를 부인했다”며 진실규명을 요구했다.

천 후보는 지난 5월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서 후보는 당시 전북대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환경생명자원대학의 이모 교수와  2014년에 치러질 총장 선거 출마와 관련해 언쟁을 벌이다가 이 교수를 폭행한 내용이 당시 일부 언론에도 보도됐으며 구체적인 증거자료도 충분히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천호성 ”권력 가진  총장, 자신의 이익 목적으로 평교수를 힘으로 찍어 누르며 폭행한 사건“ 주장

JTV 8월 25일 뉴스(화면 캡처)
JTV 8월 25일 뉴스(화면 캡처)

천 후보는 또 "이 사건의 본질은 총장 선거를 앞두고 권력을 가진 대학 총장이 자신의 이익을 목적으로 평교수를 힘으로 찍어 누르며 폭행한 사건"인데도 "서 후보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면서 현재까지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동료교수 폭행 의혹에 대해 서 교육감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천 후보가 기자회견을 하던 5월 18일 당시 서 후보는 "천 후보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지난 16일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진실공발이 가열되자 5월 22일 폭행 피해자로 지목된 이 교수가 쓴 “전라북도 교육감 선거와 관련하여 언론 보도 등을 통하여 회자되는 사항은 사실무근임을 확인하여 드립니다”라는 자필 사실 확인서가 공개되면서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최근 경찰이 사건 발생 3개월여 만에 이 교수로부터 폭행이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사는 새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해당 교수의 병원 진료기록까지 확보한 경찰은 서 교육감을 상대로 강도 높은 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서 교육감과 동료 교수의 진술이 엇갈리면서 경찰의 대질조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 경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서 교육감을 먼저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한 전주덕진경찰서는 서 교육감에게 동료 교수 폭행 사실에 대해 집중 추궁했지만 서 교육감은 “폭행을 한 사실이 없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해당 교수는 사실 확인 요청에 “경찰 조사 결과를 지켜봐 달라”는 입장만을 밝힌 채 언론과 연락을 일체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폭행 의혹 재차 부인 vs 피해 사실 인정...사실 확인 ‘관건’

폭행 피해자로 지목된 이 교수가 작성한 '사실 확인서' 
폭행 피해자로 지목된 이 교수의 '사실 확인서' 

따라서 이 교수가 애매한 표현으로 확인서를 통해 부인한 것은 2013년 한 회식 자리에서 불거진 서 교육감의 폭행이 아닌 언론을 통해 추가로 제기된 또 다른 폭행 의혹 등에 대한 입장 표명일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폭행이 있었다는 진술과의 일관성, 그리고 주장의 신빙성이 앞으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 가운데 경찰은 폭행 의혹이 제기된 9년 전 회식 자리를 함께 했던 다른 교수 등에 대한 조사도 이어갈 예정이다. 앞서 당시 폭행 피해자로 지목된 이 교수는 지난달 경찰에 참고인으로 소환돼 폭행이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전주MBC는 18일과 25일 보도에서 “이모 교수는 경찰에 '당시 서거석 총장한테 맞았다. 다만 당시 서 총장과 자신은 호형호제하는 사이였는데 그걸 폭행이라고 해야하는지는 모르겠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면서 “경찰은 서 교육감의 진술을 정리해 법리 검토한 뒤 송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방송은 ‘투표함 열었더니 '박빙'...변수였던 폭행 의혹’이란 기사에서 “지난 교육감 선거과정이 굉장히 치열하게 전개됐다”며 “투표함을 열어봤더니 1·2위였던 서거석·천호성 두 후보의 표차가 약 3%p에 불과했다”고 밝힌 뒤 “여론조사에서 서거석 교육감의 낙승이 예상됐지만 의외의 진땀 승부가 펼쳐진 것”이라고 초점을 모았다. 

이어 기사는 “선거판을 흔들었던 핵심 쟁점이 바로 서거석 후보의 전북대 총장시절 폭행 의혹”이라며 해당 교수가 지난 3월 천호성 전 교육감 후보와 나눈 전화통화 중 일부를 다시 들려주었다. 해당 내용에는 “이마를 찍어버린 거지. 핸드폰으로.(그때 술 먹고 그랬을 거 아니에요?) 술 먹었지.”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기사는 “해당 교수는 이 밖에 지난 4월, 다른 지인한테도 서거석 당시 총장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피해 증언을 하기도 했다”면서 “특히 이 대화에서는 자신의 몸이 누군가에게 붙들린 상태에서 서 총장으로부터 따귀를 맞았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서거석 교육감 다시 코너에 몰린 형국

하지만 이 교수는 또 얼마 뒤인 5월, 서거석 당시 후보에게 '언론보도 등을 통해 회자되는 사항은 사실무근'이라는 확인서를 써주며 자신의 말을 뒤집은 셈이 됐다.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 이 교수는 최근 경찰조사에서 다시 결정적으로 피해 사실을 인정하면서 서 교육감이 코너에 몰린 형국이 됐다. 

이에 대해 경찰은 '이 교수가 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는 확인 외에 그 이상 어떤 판단을 내릴지는 전혀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사건의 파장과 중대성을 감안해 경찰의 수사 상황 공식 발표가 없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편 서거석 교육감을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한 천호성 전 교육감 후보 측 관계자들과 시민사회단체는 다음주 전북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에 대해 실체적 진실 규명을 촉구할 예정이어서 파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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