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큐레이션] 2022년 9월 6일
“맞았지만 폭행 아니다?...황당 기자회견”
“오락가락 진술...거짓말 탐지기 조사 불가피”
“‘폭행은 없었다’ 한마디에 해프닝으로 끝나나”
“서 교육감에 유리한 내용으로 짜여진 입장문만 읽고 나가”
6·1 지방선거 기간에 불거진 서거석 전북교육감 동료교수 폭행 의혹 당사자의 ‘폭행 사실 부정‘ 기자회견 이후 언론들의 해석은 크게 두 부류다. '폭행 의혹 사건이 일단락됐다'는 쪽과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쪽으로 갈린다.
지역 일간지들 대부분 ’서 교육감 폭행 의혹 사건 일단락‘ 방점 보도
일단락됐다는 쪽은 주로 지역 일간지들과 일부 서울 언론들이다. "그동안 얼굴도,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은 폭행 의혹 당사자가 5일 기자회견을 통해 폭행 사실은 없었다”는 사실에 방점을 찍으며 보도했다. 사건이 거의 종료된 듯이 보도한 기사도 눈에 띈다.
이에 반해 일부 지역 방송사들은 피해 당사자의 오락가락한 진술 번복에 문제를 제기하며 "경찰의 수사를 좀 더 지켜보아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과 "수사 중인 사안임에도 서거석 교육감 편에서 일방적인 기자회견 후 경찰에까지 가서 진술을 번복한 것은 혼란을 가중시킨 행위"라며 비판해 이목을 끌었다. "대질 심문과 거짓말 탐지기를 동원한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귀재 전북대 생명공학부 교수가 5일 전북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폭행은 없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기자회견을 자청해 일방적인 입장만을 밝힌 채 취재진의 질문을 받지 않고 퇴장한 이후 언론들은 제각각 다른 해석과 반응을 들을 쏟아냈다.
일부 서울 언론들은 “9년 전 서거석 전북교육감의 동료 폭행 사건이 해프닝으로 끝날 분위기”라는 보도와 함께 “그동안 폭행 사실을 번복하며 논란을 키웠던 이 교수가 공식적으로 ’폭행은 없었다'고 밝히면서 사건이 조만간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들이 눈에 띈다.
지역 일간지들 중에는 6일 전북도민일보가 ’이귀재 교수 "폭행은 없었다" 교육감 선거과정 의혹 관련‘이란 제목과 함께 전날 이 교수의 일방적인 기자회견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다.
전라일보는 아예 ’서거석 전북교육감 폭행 공방 일단락‘이란 제목과 함께 “전북교육감 선거의 핫이슈였던 ‘서거석 후보의 동료 교수 폭행 공방’이 일단락됐다”고 방점을 찍어 보도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수사 중인데...“폭행·폭언 없었다?”
또한 새전북신문은 ‘이귀재 교수 “서 교육감 폭행 없었다”’란 제목의 기사에서, 전민일보는 ‘서교육감 동료폭행 의혹 관련 당사자‘전면 부인’‘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서거석 전북교육감의‘동료 교수 폭행 의혹'과 관련해 피해 당사자로 지목된 교수가 ’폭행이나 폭언이 없었다‘고 밝혔다”는 내용을 부각시켰다.
이 교수는 지난 2013년 11월 18일 회식자리에서 서거석 당시 전북대 총장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교육감 선거 당시 천호성 전 후보는 서 교육감의 폭행이 있었다고 주장했고, 서 교육감은 전면 부인했다. 더 나아가 양 측은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쌍방 고소·고발한 사건이다.
이런 가운데 피해 의혹 당사자인 이 교수는 천 전 후보와의 통화에선 서 총장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발언했고, 선거 기간 중 서 후보 측에게는 "언론 보도 등을 통하여 회자되는 사항은 사실 무근"이라는 자필 확인서를 써주면서 진실 공방은 더욱 가열됐다.
그런데 최근 경찰에서 다시 일부 폭행 사실은 인정한 이 교수의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긍정보다는 의심의 여지가 많다는 지적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 일간지들의 주된 논거는 서거석 교육감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강하게 묻어났다. 이에 반해 전주MBC와 JTV전주방송은 시각을 달리 보도해 주목을 끌었다.
“맞았지만 폭행 아니다?"...'황당 기자회견’

먼저 전주MBC는 5일 ’"맞았지만 폭행 아니다?"...전북대 교수 '황당 기자회견'‘이란 제목과 함께 “피해자로 지목된 해당 교수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는데, 일부 모순된 발언으로 오히려 사건에 대한 궁금증만 키운 꼴이 됐다”고 기사 리드에서 비판했다.
이어 기사는 “선거 과정에서 9년 전 전북대 총장시절 교수 폭행 의혹이 불거진 서거석 전북교육감의 의혹에 선을 긋는 TV토론 발언이 허위사실 공표 논란으로 이어지면서 경찰이 막바지 조사에 나선 상황”이라며 이런 가운데 폭행 피해자로 지목된 전북대 교수가 기자들 앞에 섰다“고 설명했다.
또한 ”서 교육감과는 평소 형님동생하는 관계라고 전제한 이귀재 교수가 폭행 의혹의 사실관계를 설명하는데, 다소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을 이어갔다“는 기사는 이날 이 교수가 한 말 중 "(서거석 교육감과는) 사적 만남으로 종종 있었던 자리에서 늘 함께 술을 마셨던 사이였고 그 당시에 '맞았다'고 말을 했지만 사건화 시킬 만큼 폭행이나 폭언은 없었다"는 발언을 부각시켰다.
아울러 기사는 지난 3월 천호성 전 교육감 후보와의 전화통화에선 피해를 생생하게 증언했던 이 교수 발언을 다시 들려주었다. 당시 이 교수는 "교수들 보는 앞에서 때려버린 거지. 이마를 찍어버린 거지. 핸드폰으로.(그때 술 먹고 그랬을 거 아니에요?) 술 먹었지. 우리 앞방에서 술을 잔뜩 먹고 왔더라고.." 등의 발언을 했다.
이에 이날 방송은 기사에서 이 교수의 전날 기자회견 발언을 인용해 "실은 녹취되는 줄 모르고 감정적으로 꺼낸 말었이다“며 그러나 ”말을 주워담기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서 교육감에게 유리한 내용으로 짜여진 입장문 읽고 소환 요청도 받지 않은 덕진경찰서에 자진출두?“
그러면서 기사는 ”폭행 의혹을 제기한 천호성 전 교육감 후보 측에겐 관련 고발을 취하해달라고 호소한 이 교수는 서 교육감에게 유리한 내용으로 짜여진 입장문만 읽고 5분도 안 돼 회견장을 빠져나가면서 거센 빈축까지 샀다“며 ”기자회견 직후에도 이 교수의 이해할 수 없는 행보는 이어졌다. 무슨 영문인지 어떤 소환 요청도 받지 않고 전주 덕진경찰서에 자진 출두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기사는 특히 ”이미 지난 7월 한 차례 참고인 조사를 받았고 폭행 피해 사실을 일부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결국 경찰 진술을 번복하려는 목적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온다“며 ”전북대 총장 선거를 준비 중인 이 교수가 돌연 입장을 바꾸고 나선 배경을 놓고 소문만 무성한 가운데,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은 닿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밖에 기사는 말미에서 ”피해자로 지목된 교수의 모순된 주장이 오히려 혼란을 키우면서, 선거 기간 폭행 사실을 완강히 부인한 서거석 교육감에 대한 경찰 수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시선을 경찰 수사쪽으로 다시 돌렸다.
"오락가락 입장...수사 난관"

이날 JTV는 ’단순 부딪힘이 폭력으로 왜곡"...수사 난관?‘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이 교수의 입장이 오락가락하면서 수사가 난관에 부딪힐 것“으로 방점을 찍어 보도했다.
”전북대 이귀재 교수가 기자회견을 자청해 9년 전 당시 서거석 전북대총장에게 폭행을 당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는 기사는 ”폭행 의혹을 놓고 서 교육감과 천호성 전 교육감 후보 측이 상대가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혐의로 고소하거나 고발했는데 이를 취하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대질 심문,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서 실체적 진실 밝혀질 것“
이어 ”이 교수는 4분가량 기자회견문을 읽은 뒤 질문을 받지 않고 곧바로 퇴장해 기자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는 기사는 ”하지만 경찰의 판단은 다르다“며 ”경찰은 지난달 이 교수를 조사하면서 이 교수가 서 교육감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진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교수의 9년 전 진료기록부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는 기사는 ”그러나 이 교수가 기자회견 이후 직접 덕진경찰서에 찾아가 폭행을 당한 적이 없다고 말하는 등 공개적으로 폭행 피해를 부인함에 따라 경찰 수사에 난항이 예상된다“면서 ”폭행에 대한 이 교수의 진술이 오락가락하면서 서 교육감과 이 교수를 상대로 한 대질 심문과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서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폭행 피해 당사자로 지목받아 온 전북대 이 교수의 이날 기자회견 이후 다양한 해석들이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의 이목은 온통 경찰에 쏠리는 양태다.
이번 사건은 단순 폭행 사실 여부를 떠나 교육감 선거 기간에 서거석 당시 후보와 천호성 후보가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맞고발한 상황으로 경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 둘 중 한명은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시민단체 "거짓 기자회견 사주 의혹...서 교육감 철저하게 수사하라" 촉구

이에 시민단체들은 앞서 지난달 30일 오전 전북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거석 전북교육감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서거석 교육감이 며칠 전 경찰 소환조사를 받았다. 그런데 서 교육감은 동료 교수 폭행에 대해 아무 반성도 없이 사실을 계속 부인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폭행 사실에 대한 조직적 은폐를 시도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날 단체는 "서 교육감은 선거기간 중 전북대 모 교수에게 폭행은 없었다는 거짓 기자회견을 사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또 폭행 피해 교수로부터 '논란 확산을 원치 않는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받아 선거에 이용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또 "고발인 측은 당시 피해자가 진료를 받았거나 입원했던 병원을 특정했다"며 "이에 대해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폭행사건 당시 함께 있던 교수와 피해자를 문병했던 교수회장, 피해 교수로부터 폭행 사실을 직접 들었던 언론인 등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즉각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전북경찰 측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사건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진행 중인 수사(허위사실 공표 등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추가적으로 제기되는 '무고죄' 등의 사안에 대해서는 이번 사건과 별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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