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큐레이션] 2023년 6월 1일
오는 8월 1일부터 12일까지 부안군 새만금 부지 일원에서 개최되며 전 세계 170여개국 청소년 4만 3,000여명이 참여할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새만금잼버리)’ 야영지가 비만 오면 '물웅덩이'로 변해 청소년들의 숙영지로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전북도와 새만금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한 새만금잼버리가 이제 겨우 두 달 남았지만 최근 잇따라 내린 집중 호우에 배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숙영지 기능을 제대로 유지하기 힘들다는 지적의 보도가 계속 나오면서 인근 실내 공간 등 대체 숙영지를 대안으로 확보해야 하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축제장인가? 논바닥인가?...비만 내리면 물난리, 4만여명 숙영지 시설로 적합한가?

전주MBC는 31일 관련 보도에서 “5월 두 차례 큰 비로 부안 새만금잼버리 부지가 침수돼 성공 개최에 우려가 크다”며 “이에 대해 전라북도가 해명을 내놨지만 잼버리 대회를 감안하지 않은 농경지 조성 방식으로 부지를 만드는 데에만 급급했던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5월 들어 내린 두 차례 큰 비로 물이 고여 빠지지 않아 총리가 방문할 정도로 문제가 크다”고 밝힌 기사는 “석가탄신일 연휴 큰 비로도 발이 무릎 깊이까지 빠지는 곳이 또다시 여기저기에서 드러났다”며 “이에 대한 전라북도의 해명은 그러나 농어촌공사가 부지를 매립할 당시 행사가 목적이 아닌 농지를 만드는 목적으로 농지 기준의 배수 기준을 적용했고, 기울기가 거의 없이 평탄화하는 바람에 배수 시간이 지체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어처구니 없는 답변이었다”고 밝혔다.
결국 “야영지가 아닌 논을 만든 셈이었다”는 기사는 “외곽 배수로의 기능 저하와 내부 소배수로 미설치를 침수 원인으로 꼽을 정도”라며 "농어촌공사는 2,000억의 기금을 공사비로 쓰고도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할 장소로는 적합하지 않은 땅을 만들어 낸 것“이라고 보도해 시선을 끌었다.
그러면서 ”배수는 진작 예견된 문제였을 것이지만 전라북도는 그간 대략적인 계획만 세웠을 뿐, 이제야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는 기사는 방상윤 전라북도 자치행정과장의 말을 인용해 "작년 7월 이후로 거의 가뭄이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양의 비가 없었고 펌핑을 통한 강제 배수 조치까지 계획을 수립했기 때문에 이번 침수 문제는 해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기사는 말미에서 ”축제장인지, 논바닥인지 구분 없는 막무가내식 개발 행위의 결과가 아닌지 씁쓸함을 더하고 있다“고 꼬집었지만 비만 오면 물웅덩이로 변하는 새만금잼버리 야영지의 이러한 모습은 그동안 1년 전부터 숱하게 보도돼 왔다.
매년 100mm 폭우 내리는 지역...7년 만에 슈퍼 엘리뇨 영향 올해는 더 많은 폭우 예상

더욱이 최근 3년간 새만금잼버리가 열리는 부안지역은 여름철마다 집중호우가 있었던 곳이다. 기상청 등에 따르면 2020년 8월 한달에만 421mm가 쏟아졌고, 2021년에는 409mm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또 지난해 8월에도 강수량이 276mm에 달해 매년 100㎜가 넘는 폭우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기상전문가들은 올 여름의 경우 7년 만에 찾아오는 '슈퍼 엘리뇨' 현상으로 평소보다 2배 가까운 폭우가 예상된다는 전망들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집중호우에 대비한 안전대책은 1년 전이나 지금이나 특별히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을 최근에야 대회 공동조직위원장인 김윤덕 국회의원(전주갑)이 스스로 인정해 충격과 실망을 안겨주었다.
새만금잼버리조직위원회 공동조직위원장인 김 의원 지난 23일 전북도의회 기자실을 찾아 “새만금잼버리 부지의 호우 피해 발생 후 현장을 찾아 문제점을 둘러본 결과 새만금잼버리가 두 달여를 앞둔 현재까지 피해 예방 및 대책 마련을 위한 예산 수립은커녕 언제부터 어떤 방식으로 누가 배수 공사를 할 건지에 대한 계획도 잡히지 않았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그러자 전북도는 뒤늦게 부랴부랴 최근 내린 집중호우로 새만금잼버리 부지가 침수됨에 따라 관계기관 합동으로 수립한 침수 예방대책을 6월부터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전북도 이제야 침수 원인 분석?...프레대회 치르지 않은 게 '화근'

31일에서야 전북도는 새만금잼버리 야영지의 경우 한국농어촌공사가 부지매립 당시 행사 목적이 아닌 농지조성 목적으로 농지기준의 배수계획을 적용하면서 부지 내 구배(기울기)가 거의 없고 면적이 넓어 배수 시간이 지체되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는 등 이미 설치한 외곽 배수로의 기능 저하 및 내부 소배수로 미설치 등을 침수 원인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에 전북도와 농어촌공사는 잼버리 개최 이전까지 외곽 배수로 정비 및 내부 소배수로를 설치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제 불과 2개월 남짓 남은 행사 기간에 과연 내·외곽 배수로 시설을 완료하고 추가 강제배수시설까지 완벽하게 설치해낼지는 의문이다.
더욱이 전북도는 2017년 새만금잼버리 유치 후 6년이 지난 지금까지 무엇을 준비했는지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대회조직위원회는 지난해 치러야 했을 프레잼버리를 돌연 중단한 원인과 책임론이 다시 제기된다. 1년 전 프레대회를 처렀더라면 이러한 문제점을 상세히 파악하고 원인을 규명하는 등 대책을 확보했을 텐데 프레대회를 치르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전 세계 청소년 숙영지...안전한 곳으로 이전 검토 필요

이러한 문제점을 알아채기라도 한 듯 새만금잼버리를 두 달 앞두고 ‘참가비 전액 무료’라는 카드까지 내놓은 대회조직위원회와 달리 국내 참가 인원은 좀처럼 늘어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외국 참가자마저 취소가 잇따르면서 참가 인원이 당초 예정 인원보다 대폭 축소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따라서 이제라도 전북도와 대회조직위원회는 전 세계 4만여명의 대회 참가자들이 주로 청소년들인데다 폭우가 집중되는 시기임을 고려해 숙박을 해야 하는 안전한 숙영지의 대체 시설 확보 또는 인근 실내 공간으로의 숙영지 이전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이를 바라본 도민들 사이에는 “새만금을 널리 알린다는 잼버리가 자칫 ‘물난리 잼버리’로 전 세계에 알려질까 두렵고 창피하다”며 “굳이 문제가 있는 해당 부지만을 고집하지 말고, 큰 사고 나기 전에 미리 다른 안전한 숙영지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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