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큐레이션] 2023년 7월 28일
세계 150여개국 4만 3,000여명이 참여하게 될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새만금잼버리)가 '스카우트 정신'을 살린다는 명목 하에 정치인들의 '선전장'으로 변하고 있어 우려가 높다.
특히 1년 전 치르도록 규정한 '프레대회'를 취소한 이후 야영장 및 숙영지 배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채 본대회 1주일 전까지도 공사 중인 새만금잼버리가 개막이 임박해오면서 대회 준비와 무관한 정치인들의 정치적 행사가 잦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틀 만에 다시 전북 찾은 국민의힘 지도부...뒤늦은 '새만금잼버리 지원' 약속

대표적으로 국민의힘 중앙당 지도부는 새만금잼버리를 무대로 '민심잡기'에 나섰으나 반응은 냉랭하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27일 군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개최한 뒤 새만금을 찾아 개막을 앞둔 잼버리 현장에서 안전 개최와 전폭적인 지원 등을 약속했지만 이미 6년여 동안 준비해 온 행사란 점에서 뒤늦은 지원 약속은 '정치적 구호'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더구나 국민의힘의 새만금잼버리 행사장 방문은 지난 25일 김기현 대표까지 총출동해 익산에서 수해복구작업을 벌인 지 불과 이틀 만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북을 비롯해 호남 민심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적인 행보로 해석됐다.
이날 김 대표를 비롯 지도부는 군산 새만금개발청에서 '전북 현장 최고위원회'회의를 개최해 지역 현안을 점검한 뒤 새만금잼버리 야영지인 부안군 하서면으로 이동해 시설현황 브리핑을 청취하고 현장을 둘러봤다. 국민의힘 현장 점검에는 김병민·김가람·조수진·강대식 최고위원과 박대출 정책위 의장·송상헌 홍보본부장·김예령 대변인·구자근 당대표 비서실장 등 당 지도부 외에 조배숙 전북도당 위원장,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 등도 참석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두 차례 연속 전북 방문...‘금융중심지’ 대선 공약 물거품엔 '미온적'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153개국 청소년이 참가하는 국제 행사인 세계잼버리가 안전하고 성공적인 대회로 개최돼 전북발전을 앞당기는 촉진제가 될 수 있도록 잘 챙기겠다"며 "중앙당에서 진정성을 갖고 정책과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더 많은 투자가 전 세계에서 새만금 지역에 몰려올 수 있도록 세제 혜택과 각종 규제 철폐, 투자 유치, 적극적인 비즈니스 활동 등을 계속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공통 공약인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이 최근 금융위원회와 관련 공공기관의 부정적인 태도로 물거품 위기에 처해 지역 정치권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못했다. 2017년 8월 17일 새만금잼버리가 유치된 이후 6년 동안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이제와서 '지원을 다하겠다'는 국민의힘 지도부 발언은 '사탕발림 발언'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저절로 나올 정도였다.
김관영 도지사, 지나친 ‘새만금잼버리’ 홍보 치중

이들 외에 이날 김관영 도지사는 이 자리에 참석해 “폭염·폭우, 감염병 등 우려사항을 말끔히 해소하겠다”며 “청소년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와 김 대표 등은 활짝 웃으며 참석 언론인들의 카메라 세례를 받기도 했다.
이 외에도 김 지사는 최근 방송사 등 국내 많은 언론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홍보 인터뷰를 통해 “새만금잼버리가 새만금을 전 세계에 알리고 전북의 새로운 성장동력의 근원지가 되도록 하겠다”고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새만금잼버리 조직위원장들에 비해 지나칠 정도로 언론에 얼굴을 많이 내비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 지사는 특히 숙영시설 배수가 여전히 비만 오면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모험과 도전을 테마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참석자들이 어지간한 재해에 대해서는 극복할 만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밖에 새만금잼버리가 임박해 오자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공동조직원장들의 면면이 언론에 부각되고 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새만금잼버리 공동조직위원장 회의를 주재하고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이 언론에 대서특필됐다. 이날 공동조직위원장으로는 김 장관 외에 김관영 도지사와 한창섭 행안부 차관, 김윤덕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전주갑), 강태선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가 함께 자리를 했다.
폭우시 숙영지 ‘물웅덩이’ 여전히 ‘난제’, 전북 코로나19 확진자 급증...방역당국 ‘비상’

새만금잼버리는 8월 1일부터 12일까지 150여개국 4만 5,000여명의 세계스카우트단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질 예정이다. 그러나 새만금잼버리를 목전에 두고 많은 인원이 숙식을 해야 하는 숙영지 배수시설이 폭우 시 여전히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최근 계속된 장맛비로 야영장과 숙영지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긴 새만금잼버리 부지에는 저류조 설치로 배수 시간이 단축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집중호우 시 물웅덩이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숙영지에 텐트를 설치할 곳의 바닥면에 팔레트를 대대적으로 설치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그런가 하면 전북지역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28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전북지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4월까지 감소세를 보였으나 5월을 기점으로 점점 늘어 7월 들어서는 하루 평균 951명이 확진된 것으로 집계됐다. 따라서 8월 1일부터 12일까지 부안 등 새만금 일원에서 펼쳐지는 새만금잼버리 기간에 많은 외국인들이 전북을 방문한다는 점에서 감염병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정치와 홍보에 열을 올리기 보다는 치밀한 안전대책 마련이 우선이란 지적이 높은 이유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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