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큐레이션] 2023년 8월 5일

6년의 긴 준비 기간에도 불구하고 시작부터 폭염으로 파행을 겪고 있는 ‘제25회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대회(새만금잼버리)’가 개막 5일 만에 각국 참가자들이 대거 이탈·철수하면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새만금잼버리 개최로 세계에 전북을 널리 알리며 경제적 유발 효과가 수조원에 이를 것이란 당초 홍보·자랑과는 달리 초반부터 파행을 빚으며 국격까지 크게 실추시킨 데 대한 책임론이 비등하다.

영국, 4천 500여명 참가자 새만금 철수...서울 등서 남은 일정 소화 방침

영국 스카우트연맹이 4일 새만금잼버리를 떠나겠다고 밝혔다.(사진=스카우트연맹 홈페이지 갈무리)
영국 스카우트연맹이 4일 새만금잼버리를 떠나겠다고 밝혔다.(사진=스카우트연맹 홈페이지 갈무리)

4일 영국 공영방송 BBC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참가한 영국 대표단이 행사장에서 철수한다”고 보도했다. 영국은 이번 새만금잼버리에 가장 많은 4,500여명의 스카우트 대원들과 지도자 등을 파견한 국가다.

이날 영국 스카우트연맹은 앞서 성명을 내고 “앞으로 사흘에 걸쳐 청소년 대원과 성인 자원봉사자가 새만금잼버리 현장을 떠나 서울 등으로 이동할 예정”이라며 “우리의 파견 규모가 가장 크기 때문에 이것이 전반적인 현장의 압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누군가에게 실망스러울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지만 우리는 청소년들이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최대한 값진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한국 당국과 활동 프로그램을 협의해 서울에서 잼버리 체험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만금잼버리 개막 이후 온열질환자가 줄을 있고 있다.
새만금잼버리 개막 이후 온열질환자가 줄을 있고 있다.

영국 대표단은 5일 오전부터 사흘에 걸쳐 서울 용산 등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번 움직일 때 버스 20∼30대에 1,000∼1,200명이 타고 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대표단의 조기 퇴영 소식에 새만금 잼버리 야영장은 술렁이는 분위기다.

단일 국가로 가장 많은 청소년을 파견한 영국 스카우트단이 야영장을 떠나면 다른 국가들도 조기 퇴영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높다. 영국 스카우트 측은 당초 계획대로 잼버리가 폐막한 다음 날인 13일 귀국할 예정이지만 새만금이 아닌 서울 등에서 남은 일정을 자체적으로 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영국 외무부는 외교관들을 전날 새만금 현지에 급파해 상주시키는 등 조치를 취해 주목을 끌었다. 영국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영국 국민의 안전을 위해 영국 스카우트 그리고 관련 한국 정부 당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싱가포르 등도 퇴소 결정, '이탈 도미노' 현실화...잼버리 최대 '위기' 

새만금잼버리 야영장 모습
새만금잼버리 야영장 모습

영국 로이터를 비롯한 AP통신 등 해외 언론들도 새만금잼버리 안전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며 우리 정부와 대회 조직위의 대응 상황들을 빠르게 전하고 있다. 정부가 뒤늦게 새만금잼버리 지원을 강화하며 총리를 비롯한 관계 장관들이 출동하는 소동을 벌이고 있음에도 연일 이어진 폭염 속에 진행되는 새만금잼버리에 가장 많이 참여한 영국 스카우트가 야영장에서 전격 철수하기로 하면서 연쇄 철수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영국에 이어 5일 잼버리 조직위 등에 따르면 미국과 벨기에, 싱가포르 등도 철수를 결정했다.  미국은 날씨 때문에 평택 미군기지 내 캠프에서 일정을 소화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스카우트 대원과 성인 자원봉사자 등을 포함해 1,200여명이 참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에 싱가포르도 이날 철수를 결정해 '이탈 도미노'가 현실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았다. 하지만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철수하기로 결정했던 벨기에 측은 우리 정부의 지원이 계속 이어지면서 상황이 잔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벨기에는 이번 대회에 1,200여 명의 청소년과 지도자를 파견했다. 

 외에 독일과 다른 유럽 국가 등도 철수를 심각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초 규모의 반쪽 또는 그 이하로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새만금잼버리조직위원회(조직위)는 하루 전 까지만 해도 '영국 대원들의 공식적인 퇴영 신청서가 접수되지 않았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다른 나라들도 역시 철수에 대해 일체 함구했었다.

주최 측 참가 인원 부풀리기까지...당초 발표보다 3천 700여명 적은 인원

KBS전주총국 8월 4일 뉴스 화면 캡처
KBS전주총국 8월 4일 뉴스 화면 캡처

이런 와중에 당초 의구심이 제기됐던 참가국과 참가자 수에서 조직위의 발표와 많은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그동안 조직위와 일부 언론들이 밝혔던 참가국과 참가자는 '158개국 또는 159개국에서 4만 3,000여명이 첨석했다'고 알려왔다. 그런데 4일 0시 기준 부안군 하서면 새만금잼버리 야영지에 입영한 참가자는 총 155개국 3만 9,304명으로 집계됐다. 

조직위 측은 '아직 3개국 4,000여명이 야영장에 도착하지 않은 결과'라고 밝혔으나 퇴소자가 이어지면서 당초 발표한 인원보다 훨씬 적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4일에도 참여했던 해외 참가자 2명이 퇴소해 귀국하는 등 공식 집계되지 않았으나 공식 절차 없이 부모들이 현장을 찾아 자녀를 집으로 데려간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제보됐다.

따라서 '새만금잼버리 참가 신청자는 총 158개국 4만 3,000여명이며, 이 중 불참을 통보한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밝힌 조직위는 그동안 거짓 정보를 언론에 흘린 것으로 드러났다. 4일까지 3,700여명이 참가하지 않거나 중도 포기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음에도 조직위는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현황을 정확하게 밝히지 못해 더욱 빈축을 사고 있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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