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큐레이션] 2023년 8월 8일

‘제25회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잼버리대회’(새만금잼버리)가 개막 8일 만에 ‘전격 철수’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리면서 사실상 6년 동안 준비해 온 새만금잼버리는 '조기 폐영'의 운명을 맞게 됐다.

이러한 원인을 두고 해석과 분석들이 분분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크게 지적돼 왔던 폭염에 이은 폭우와 강풍에 대한 대비책이 미흡했던 게 주 원인으로 대두된다. 또 이런 가운데 국내 정치권의 ‘잼버리 정쟁’과 일부 언론들의 편향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는 ‘조롱·흠집내기식 보도’까지 가세해 새만금 철수를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 '정쟁'에 ‘먹레이킹 저널리즘’ 부활...총체적 난국 돌파 ‘한계’

특히 1960년대 미국 언론들 사이에서 유행하다 퇴조한 ‘먹레이킹 저널리즘(Muckraking Journalism)’의 부활을 연상케 할 정도의 조롱과 희화를 선동하는 언론 보도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의 '의제파급' 행위는 개막 초기부터 국내외에서 과도한 경쟁으로 이뤄졌다.

그럼에도 새만금잼버리를 준비해 온 전북도와 조직위원회(조직위)는 안일한 대응과 복지부동의 자세로 일관함으로써 총체적 난국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따가운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정부와 잼버리조직위는 제6호 태풍 ‘카눈’의 북상에 따라 새만금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잼버리에 참여한 스카우트 대원들의 안전을 이유로 비상 대피시키기로 결정했다. 참가자 전원의 조기 철수를 개영 1주일 만에 내린 것이다.

잼버리조직위 공동위원장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7일 오후 브리핑에서 "태풍 카눈의 예보에 따라 잼버리 행사를 새만금보다 안전한 곳으로 이동한다"며 "정부는 만전을 기하기 위해 비상 대비 계획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대통령이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며 "대피 계획은 세계 연맹과 각국 대표단의 우려와 요청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조직위 “버스 1,000대 이상 동원 서울 등 수도권으로 8일 전원 철수”

KBS전주총국 8월 7일 뉴스 화면 캡처
KBS전주총국 8월 7일 뉴스 화면 캡처

그는 또한 "버스 총 1,000대 이상을 동원해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협조를 통해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있지 않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행정기관과 민간의 교육시설을 최대한 확보해 대원에게 편안하고 안전한 숙소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8일 오전 10시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대상 인원은 156개국 3만 6,000명"이라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대피 계획은 세계 연맹과 각국 대표단의 우려와 요청도 반영됐다"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협조를 통해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있지 않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행정기관과 민간의 교육시설을 최대한 확보해 대원에게 편안하고 안전한 숙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조직위는 이날 "K팝 콘서트 또한 자연재난 상황에 따라 세계 연맹 측과 면밀히 논의해 '플랜B'를 검토하고 스카우트 대원들의 체류 지역을 고려해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그 대상에 상암월드컵경기장 등을 대안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K팝 콘서트는 당초 6일 오후 새만금잼버리 야영지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안전 확보를 위한다는 이유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11일 열린다는 변경 방침을 조직위가 발표한 지 이틀 만에 다시 수정된 것이다.

'K팝 슈퍼 라이브' 2번째 장소 변경...결국 서울서 공연

전주MBC 8월 7일 뉴스 화면 캡처
전주MBC 8월 7일 뉴스 화면 캡처

앞서 조직위는 잼버리 하이라이트인 'K팝 슈퍼 라이브'를 지난 6일 새만금 야외 특설무대에서 열 예정이었으나, 폭염에 이은 태풍 북상과 수용 인력, 이동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옮겨 11일 저녁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새만금잼버리는 앞서 5일 영국과 미국 등 일부 국가의 조기 퇴영은 있었지만, 대부분 국가가 잔류를 결정하며 안정화 단계로 접어드는 듯했으나 태풍의 영향으로 다시 혼란에 휩싸였다. 특히 정부가 잼버리 참가자 전원을 새만금에서 수도권으로 '비상 대피'시키기로 하면서 새만금잼버리는 사실상 '조기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이르게 됐다.

이에 대해 전북도민들과 지역 언론들은 새만금잼버리 조기 철수로 인해 전북도와 도민들 모두가 불명예를 안게 됐다며 철저하게 준비하지 못한 조직위와 행정기관, 또 제때 예산을 지원하지 않은 정부를 원망하며 비난했다. 아울러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은 커녕 정쟁으로 몰아간 정치권과 문제만을 확대시키면서 조롱과 멸시, 낙인찍기와 하이에나저널리즘 등이 함께 일으킨 '인재'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북일보와 전주MBC 등 지역 언론들은 정부의 조기 철수 방침이 나오자마자 ‘하늘도 안 도와준 새만금잼버리’, ‘정부가 잡은 '잼버리 운전대'...급회전 하며 끝’, ‘조기 폐영 새만금잼버리 도민들에게 큰 상처와 불명예만’ 등의 표현을 제목과 기사 등에서 사용하며 아쉬워했다. 아예 "이럴 거면 국제행사를 유치하지 않는 게 낫다"는 푸념도 쏟아졌다.

“조직위 운영비는 인건비만 포함된 것이 아닌데...지난친 강조 유감”

손주화 전북민언련 사무처장이 7일 올린 글(페이스북 갈무리)
손주화 전북민언련 사무처장이 7일 올린 글(페이스북 갈무리)

또한 일부 시민단체는 과도한 부풀리식 언론 보도를 비판했다. 특히 흠집잡기에 열중인 서울의 일부 언론들을 지적하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손주화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날 <조선일보>가 보도한 내용을 문제 삼았다. 

손 처장은 “새만금잼버리조직위원회 운영비는 인건비만 포함된 것이 아닌데 7일 자 <조선일보>가 보도한 '예산 1171억 중 아이들 야영장엔 129억만… 조직위 운영에 740억' 기사와 이를 인용한 언론 보도들은 유감스럽다”며 “조직위 운영비 740억원은 조직위 인건비만 들어간 게 아니라 국제 대외협력, 행사 운영(프로그램 운영, 급식, 민박 가정 활동)과 행사 지원(안전, 환경, 물자 보급, 수송, 철거) 비용이 포함되는 비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운영비 항목은 조직위 운영비로만 퉁쳐서 그래프를 작성하고, 시설비는 항목별(기반 시설, 야영장 조성, 직소천 활동장, 대집회장 조성)로 쪼개서 그래프를 작성했다”며 “이는 운영비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라고 꼬집었다.

태풍 6호 ‘카눈’ 10일 한반도 관통 예보...새만금잼버리 야영장 ‘배수시설 문제’, 조기 철수 결정적 영향 

한편 제6호 태풍 ‘카눈’은 당초 중국쪽으로 상률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갈지자 행보를 보이며 목요일인 10일에는 한반도를 정면으로 관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태풍은 중심 부근에서 초속 35m에 이르는 바람이 불고, 강풍 반경은 350km에 달하는 매우 강한 규모로 동진하다 점차 북쪽으로 방향을 꺾은 뒤 10일 오전쯤 경남 남해안에 상륙할 전망이다.

특히 강한 바람과 폭우를 몰고 올 이번 태풍으로 9일과 10일 사이에 강원 영동에 많게는 500mm 이상, 경상도와 남해안 등에는 300mm 넘는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새만금잼버리 야영장은 지난해부터 집중 호우 시 침수가 잇따라 배수시설 문제가 계속 지적돼 왔다. 이에 전북도는 배수시설 보강작업을 개막 전까지 계속 해왔지만 역부족이었다. 특히 이번 태풍은 폭우 뿐만 아니라 강풍까지 예상되면서 6년여 기간의 준비에도 불구하고 결국 개막 8일 만에 '조기 퇴영'이란 오명을 쓰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됐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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