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초점
서거석 전북교육감이 지난해 6·1 지방선거 기간에 펼쳐진 TV토론회 등에서 전북대 총장 재직 시절 '동료 교수 폭행 의혹'을 부인한 혐의로 두 번째 법정에 섰다.
특히 두 번째 법정에서는 서 교육감의 '동료 교수 폭행 의혹'의 피해 당사로 지목됐던 이귀재 전북대 교수가 증인으로 출석해 주목을 끌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수사 단계에서 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이 교수가 법정에서 말을 다시 바꾸면서 날선 공방이 이어졌다.
이귀재 교수 증인 출석 “기억 나지 않는다”...검찰 증거 전면 '부인'

24일 전주지법 제11형사부(노종찬 부장판사)는 지난해 지방선거 기간에 펼쳐진 TV토론회 등에서 전북대 총장 재직 시절 '동료 교수 폭행 의혹'을 부인한 혐의(교육자치법상 허위사실 공표)를 받는 서거석 교육감의 속행 재판을 진행했다.
지난 1월 13일 열린 첫 공판에 이어 두 번째 열린 이날 공판에는 폭행 피해 당사자로 지목됐던 이귀재 교수가 증인으로 출석해 눈길을 끌었으나 그는 법정에서 "서거석 교육감(당시 전북대 총장)으로부터 폭행 당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검찰이 당시 상황을 묻자 "술을 마셨던 기억과 약속이 있어 나가는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묵직한 것에 부딪힌 게 전부다"고 답했다. 그러자 검찰은 이 교수가 모 언론사 기자와 통화하며 "휴대전화로 이마를 찍었다. 싸다귀를 때렸다"고 말한 내용을 제시했지만 이 교수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왜 내가 그렇게 했는지 모르겠다"고 부인했다.
이 외에도 검찰이 언론사 기자의 취재수첩을 제시하며 "'이귀재 폭행사건', '목격자 신발 찾다' 등의 단어들이 쓰여 있는데, 기자가 작성한 것 아니냐"고 물었으나 이 교수는 "수첩을 꺼내 적는 모습이 기억 안 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지방선거 기간의 TV토론회 과정에서 논란이 불거진 ‘동료 교수 폭행 의혹’은 천호성 당시 전북교육감 후보가 문제를 제기했으나 서 교육감은 당시 "동료 교수를 폭행하지 않았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당시 천 후보는 "서거석 후보가 전북대 총장으로 재임하던 2013년 11월 회식 자리에서 동료(이귀재) 교수를 폭행한 사실은 명백하다"고 주장하며 서 교육감을 경찰에 고발했다. 이에 서 교육감 측은 "동료 교수를 폭행한 적이 없으며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폭행 당한 사실 시인하다 돌연 진술 뒤집어...진실공방 가열

따라서 서 교육감이 전북대 총장 시절 당시 동료였던 이 교수를 폭행했느냐가 법정 공방의 핵심인데 재판에서 이 교수가 증인으로 출석해 폭행 의혹을 부인함으로써 진실공방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이날 두 번째 공판에서 이 사건의 핵심 증인인 이 교수는 경찰 수사 과정에서는 지난 2013년 서 교육감에게 폭행 당한 사실을 시인하다 지방선거가 끝난 뒤인 지난해 9월에는 돌연 진술을 뒤집어 논란을 일으켰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의 이 교수 진술과 폭행 정황이 담긴 증거를 다수 제시하며 증인신문을 펼쳤지만 이 교수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왜 그렇게 했는지 모르겠다’는 등의 발언으로 지방선거 과정에서 제기됐던 폭행 피해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이날 법정에서 검찰은 지난해 4월 30일 이 교수가 도내 모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발언했던 녹취 내용도 공개해 이목을 끌었다.
이날 공개된 녹취 내용 중에는 "학과 교수들이 모인 술자리에 서거석 당시 총장이 뒤늦게 참석했다", "자신과 서 총장간에 언쟁이 있은 뒤 먼저 자리를 뜨려고 하는데 뺨을 때렸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다. 또 술자리가 있었던 다음날 이 교수가 한 가정의학과에서 '경추염좌 및 긴장' 등 진단을 받았고, 4일 뒤 다른 정형외과에 5일간 입원한 사실도 제시했다.
기자에게 전화 걸어 "폭행당했다”...통화기록 증거도 ‘부인’

또 검찰은 2013년 회식자리 이후 이 교수와 만났던 모 기자의 취재 수첩까지 제시했다. 제시한 취재 수첩에는 음식점 이름과 음식점에 있었던 인원수, 목격자, 진단서, 의사 이름 등이 상세히 적혀 있었다. 이날 법정에서 검사는 2022년 4월 30일 이 교수가 또 다른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폭행당했다'는 취지의 내용을 말한 통화기록도 증거로 내놨지만 증인은 계속 부인했다.
이날 법정에서 이처럼 많은 증거를 제시하며 검찰은 진술이 바뀐 경위에 대해 따져 물었지만 이 교수는 극구 "통화 당시 상황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밖으로 나오면서 묵직한 것에 부딪혔을 뿐"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폭행, 사실로 드러날 경우 서 교육감·이 교수 모두 처벌 피하기 어려운 상황...결과 주목

한편 폭행 의혹 당사자인 서 교육감은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회피하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다만, “진단서와 입원 기록까지 나왔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일부 취재진의 질문에 서 교육감은 “다 법정에서 얘기하니까 그런 줄 아세요"라고 짧게 답변했다.
서 교육감은 앞서 지난해 지방선거 기간 중 TV토론회 등에서 '이 교수를 폭행한 적이 없다'고 말해 상대 후보 측에 의해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당했다. 이에 폭행 피해 당사자로 지목된 이 교수는 경찰 조사에서는 '폭행이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가 이후 기자회견 등 공식 석상에서 "폭행당하지 않았다"고 발언하는 등 여러 차례 말을 바꿔 의혹과 논란이 더욱 커졌다.
재판부는 오는 4월 7일 또 다른 증인들을 불러 재판을 이어갈 예정이다. 따라서 서 교육감의 전북대 총장 재직 시절 불거진 이른바 ‘동료 교수 폭행 진실공방’은 갈수록 가열될 전망이다. 법정에서 만일 폭행을 한 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서 교육감은 물론 이 교수도 처벌을 피하기 어렵게 된 상황이어서 과연 무엇이 진실인지를 가려낼 수 있을지 법정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주현 기자
관련기사
- '허위사실 공표 혐의' 서거석 전북교육감 첫 재판, "폭행 없었다...이귀재 교수 증인 신청" 진실 공방 가열
- 서거석 교육감·이귀재 교수 대질조사, 우범기 시장 검찰 송치 ‘초읽기’...지방선거 수사 ‘속도’ 희비 교차
- "폭행 아니라더니 지인에게는 또 딴말?"...서거석 교육감 ‘폭행 의혹', 진실 멍들게 하는 ‘오락가락’ 진술
- "폭행 사실 없었다"…서거석 교육감 폭행 의혹 당사자 이귀재 교수 또 입장 번복 '혼란'
- 선거법 위반 혐의 단체장들 ‘늑장·봐주기 재판’ 논란...지방선거 1년 지났지만 2명 1심 재판 중, '6개월 법정 기한' 어겨
- 서거석 교육감 '허위 사실 공표 혐의' 검찰 '벌금 300만원' 구형...공소제기 6개월 지나, '또 늑장 재판' 눈총
- '동료교수 폭행' 허위사실 공표 혐의, 서거석 전북교육감 1심 ‘무죄’...검찰 '항소' 여부, 이귀재·천호성 '법적 대응' 주목
- 서거석 교육감 폭행 의혹 당사자 이귀재 교수 '위증 혐의' 압수수색, 사건 '급반전'...신의 저울 '정의의 여신'은 과연 누구의 손을?
- 검찰, 서거석 교육감 항소심 첫 공판날 ‘이귀재 2차 압수수색’...반전용 '증거' 자신감, 2심 판결 '주목'
- 서거석 교육감 폭행 의혹 당사자 이귀재 교수, ‘위증 혐의’ 외에 ‘위증 회유 의혹’ 수사 속도...새 변수 될까?
- 이귀재 “서거석에게 안 맞았다”, 법원 "1심 무죄", 검찰 “거짓 증언, 구속영장 청구”...반전의 반전 '전북교육감 선거 재판', 끝까지 가봐야 안다
- “이귀재 증거인멸 우려 구속” vs “이귀재 증인 신청 기각"...법원 같은 날 엇갈린 두 결정, 서거석 교육감 재판 사흘 앞두고 왜?
- 서거석 교육감 재판 '위증 혐의' 이귀재 교수 '구속 기소'…"총장 선거 지원 받기 위해 위증“ 범행 인정 ‘파장’
- 서거석 교육감 '동료 교수 폭행 의혹' 진실공방, ’위증교사‘ 최대 변수 부상...이귀재 교수 측근들 혐의 일부 인정 ’파장‘, 이달 두 재판 결과 '주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