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맞았다”, “안 맞았다”로 오락가락한 주장과 진술을 한 이귀재 전북대 교수가 '위증 혐의'로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발부돼 구속됐지만 찜찜한 구석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의 핵심은 6·1 지방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서거석 전북교육감의 ‘폭행 의혹’ 당사자이자 서 교육감의 '허위사실 공표 사건' 재판 위증 혐의 당사자인 이 교수가 거짓말을 했느냐, 안 했느냐에 있음에도 이 교수가 '위증 혐의'로 구속되던 날 법원은 이 교수를 증인으로 항소심 재판에 세우지 않기로 해 또 다른 논란 거리를 제공한 셈이 됐다.
전주지법, 서거석 교육감 폭행 의혹 사건 ‘위증 혐의’ 이귀재 교수 구속영장 발부...“증거인멸 염려”

전주지방법원(이해빈 영장전담판사)은 19일 위증 혐의로 검찰로부터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는 이유를 주된 구속 사유로 밝혔다. 지난 지방선거 기간에 서 교육감 폭행 의혹 사건의 피해자로 지목된 이 교수는 지방자치교육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서 교육감의 1심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폭행 당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거짓 증언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 6·1 지방선거 당시 "서 교육감이 전북대 총장으로 재임하던 2013년 11월 회식자리에서 동료 교수를 폭행했다"는 의혹이 상대 후보였던 천호성 전주교대 교수가 제기하면서 수면 위로 올랐다. 이에 서 교육감은 당시 TV 토론회에서 "동료 교수를 폭행한 사실이 없다"고 발언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폭행 의혹을 증명할 목격자나 폐쇄회로(CC)TV가 없는 상황에서 이 교수의 진술이 갖는 신빙성이 재판의 주요 쟁점이 됐지만 이 교수는 관련 사건 수사에서 경찰에 폭행 당한 사실을 시인해오다 재판에서 '우연히 부딪힌 것'이라며 진술을 번복해 서 교육감의 1심 무죄 선고의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이에 지난 8월 25일 전주지법 제11형사부(노종찬 부장판사)는 지난해 6월 1일 지방선거 이후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서 교육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는 검찰이 지난해 11월 25일 기소한지 9개월 만이다. 또 서 육감에 대해 검찰이 벌금 300만원을 구형한 것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이날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핵심 키이자 폭행 피해자로 지목된 이귀재 교수의 발언을 신빙할 수 없다고 보았다.
폭행 사실 인정하는 진술했다가 180도 뒤집어...서거석 교육감 재판 '새 국면'
하지만 앞선 경찰 조사 과정에서 이 교수는 폭행 사실을 인정하는 진술을 했다가 이를 180도 뒤집어 사건이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이 교수는 법정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묵직한 무엇인가에 부딪힌 것까지가 사실"이라며 폭행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나 검찰은 서 교육감의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던 지난 10월부터 이 교수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위증 혐의를 적용해 고강도 수사를 이어왔다.
특히 검찰은 이 교수의 잦은 말 바꾸기에 의심을 하고 최근 당사자는 물론 주변 인물들에 대한 압수수색 등을 통해 증거 확보에 주력해 왔다. 검찰은 지난 1일 서 교육감의 항소심 공판 준비기일이 광주고법 전주재판부에서 열린 가운데 피해자로 지목된 이 교수의 증인 채택을 주장하면서 최근 압수한 메모지 등 48개의 증거를 추가 제출했다.
검찰은 이 때 “진술 번복을 위증으로 보고 압수수색 등으로 수사 확대하고 있는 데다 이 교수의 위증 여부가 서 교육감 항소심을 좌우할 것”이라며 “법정에서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계속하면 위증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이후 이 교수를 위증죄로 입건하고 수사에 착수하는 등 지난 15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 교육감은 허위사실 공표 1심 재판에서 무죄를 받았지만 검찰은 이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에서 결정적 증거 확보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며 이 교수의 증인 채택을 주장해 왔지만 법원은 기각함으로써 추후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광주고법, 서거석 교육감 재판 이귀재 교수 증인 신청 ‘기각’...혼란·의구심 증폭

그런데 하필 이 교수가 위증 혐의로 구속되던 날 광주고법 전주제1형사부(부장판사 백강진)는 이 교수에 대한 증인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 교수가 이미 1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진술했던 점, 항소심에서 증언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증인 신청을 기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 교육감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재판부는 "(이 교수의) 1, 2회 경찰 조사의 진술은 신빙할 수 없다"며 "진료 기록 등을 비롯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폭행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서 교육감에게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전주MBC는 19일 관련 기사에서 ”검찰이 1심 무죄 선고를 뒤집을 유력한 카드를 쥔 것처럼 보이지만 가능성에는 여전히 의문 부호가 남는다“며 ”다음 재판을 사흘 앞두고 이뤄진 핵심 증인의 구속이 향후 재판에 미칠 파장이 어느 정도일지 세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고 의구심을 제기했다.
법원, 22일 항소심 재판...어떤 결정 내릴지 ‘촉각’

이처럼 검찰이 1심 무죄 선고를 뒤집을 유력한 증거들을 확보했다고 자신감을 내비친 것과 달리 법원은 여전히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 2심 재판부에서도 증인 채택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데 대해 의구심과 혼란이 뒤따르고 있다.
이에 대해 서 교육감 측 변호인은 ”1심 무죄 판단이 이 교수의 증언만이 아닌 목격자들의 진술이 종합된 결과“라며 ”위증 수사는 본 재판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며 증인 채택에 반대 입장을 펼쳐왔다.
하지만 검찰이 항소한 재판을 불과 사흘 앞두고 이뤄진 핵심 증인의 위증 혐의에 대한 구속영장 발급을 해 준 법원이 같은 날 증인 채택 신청은 기각함으로써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따라서 서 교육감의 재판에 이번 이 교수의 구속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또 이 교수 개인에게는 어떤 처분이 뒤따를지 관심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서 교육감에 대한 항소심 재판은 오는 22일 열릴 예정이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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