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주요 신문·방송 뉴스 톺아보기] 2020년 7월 3일(금)

7월 첫 주말을 맞는 전북지역 언론들은 민선7기 후반기 각오와 포부를 밝히며 대대적인 홍보전을 펼치는 각 지자체들 때문에 영상과 지면이 풍성하다.
3일자 지역 일간신문들은 3년 후 열릴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대회'에 벌써부터 시선을 돌렸다. 약속한 듯이 일제히 1면과 2면, 3면 등에서 큼지막하게 다뤘다.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기색이 각 신문 지면들에서 역력히 묻어났다.
특히 ‘집행위원장 송하진 도지사’의 이름과 사진이 주된 클로즈업 대상이 됐다. 어떤 신문은 1면에 송 지사의 인물사진을 2장씩이나 큼지막하게 올리는 것도 부족했는지 2면에 다시 사진을 실을 정도로 후하게 지면을 할애했다.
임기 후반이면 다음 선거를 준비해야 하는 자치단체장들의 행보가 갈수록 바빠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벌써 임기가 끝난 후 치러질 행사에까지 많은 공을 들이는 모습이 이날 지면에 가득 묻어나 되레 피로감을 준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대회'에 가려져 있는 이슈들이 오히려 더 많다. 그런데 더욱 눈여겨 볼 뉴스는 다른 지면에 꼭꼭 숨어 있거나 아예 지면 밖으로 밀려났다.
그 중 하나는 지난 1일 열렸던 옛 대한방직 부지 개발을 위한 시민공론화위원회 4차 회의내용이 뒤늦게 다뤄진 점도 그렇지만 내용 역시 심상치 않다.
네 차례나 회의가 열렸지만 오히려 특혜 논란과 의구심만 베일에 겹겹이 싸인 형국이다. 더욱이 지역언론의 관련 뉴스는 두 부류로 엇갈려 시청자와 독자들이 헷갈릴만하다.
한쪽은 ‘의견 수렴 속도’를 강조하면서 공론화위원회에 힘을 실어주었고, 다른 한쪽은 ‘공론화위원회가 설명만 듣는데 그치고, 대신 판단은 시민들에게 넘기는 것 아니냐’며 반대 입장에서 의제를 전달해 대조를 이뤘다는 점에서 오히려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날 대부분 지역신문들은 “시민공론화위원회(위원장 이양재)는 지난 1일 4차 회의를 열고 공론화 방법인 시나리오워크숍 등을 다음 달부터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을 사회면에 조그맣게 내보냈다.
신문들은 기사에서 “4차 회의에서 위원들은 ㈜자광 측에 자금조달 방법, 공공기여 및 기부채납 이행에 대한 담보 여부, 환경 및 교통영향 대책, 시민공론화 결과에 대한 수용 가능성, 종합경기장개발과의 관계 등에 대해 질의했다”며 공론화위원장 발언을 인용해 “객관적인 사실내용을 설명 듣는 자리였고, 위원별로 각자 전문분야에서 더 궁금하거나 신중하게 파악해야 할 점은 자광에 서면 질의 등을 진행할 예정이며, 빠른 시일 내에 용역업체를 선정해 시민 의견을 반영한 최적안 도출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긍정적으로 전달했다.
다만, 전북도민일보는 “전주서부신시가지 옛 대한방직 부지 개발에 뛰어든 (주)자광이 시민공론화위원회에 출석해 개발 제안 배경 설명 등에 나섰지만 과거 제안 수준과 별반 다르지 않아 시민 공감대 형성은 물론, 특혜논란을 불식시키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기사는 또 “자광측은 시민공론화 결과에 대한 수용 여부를 묻는 질문에도 추후 검토하겠다는 모호한 입장을 보였다”며 “기존 143층 430m 익스트림타워를 40m 더 높은 153층 470m로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는데 이 제안 역시 토지용도 변경에 따른 특혜 논란을 불식시키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써 다른 신문들과 차별성을 보였다.
하지만 방송사들은 대부분 신문들이 속도감을 부추기며 긍정적으로 보도한 것과는 정 반대였다.

JTV는 “공론화위원회는 다음 달부터 시민 1,500 명을 대상으로 의견을 묻는 공론조사를 진행할 계획지만 시민 의견을 듣기도 전에 자광이 타워 중심의 복합개발만 선호하면서 공론화위원회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면서 “자광과 공론화위원회가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옛 대한방직 부지의 개발안도 표류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KBS전주총국도 회의결과에 대해 “자광은 공론화위원회 의결 사항에 대해서는 일부 수용할 수는 있어도, 사업 방향은 바꾸지 않겠다고 밝혔다”면서 “여러 논란 속에도 일방적인 제안과 설명을 듣는데 그치고, 판단은 시민들에게만 맡겨 역할을 놓고 의문을 낳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전주시민회는 1일 성명을 통해 “전주시는 서부시시가지 개발사업(약 90만 평) 당시, 대한방직(주)이 공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겠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현 대한방직부지를 개발대상에서 제척했다”며 “그러나 대한방직은 약속을 어겨, 거액의 개발차익을 남기고 전주시와 전라북도에서 철수해 명확한 알박기 사례이자 전주시의 도시계획 실패”라고 비판했다.
성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방직공론화위원회는 이에 대한 진상과 책임소재 규명을 회피하고 있다”면서 “도시개발의 주체는 어떠한 경우든 전주시일 수밖에 없는데 대한방직부지 용도변경의 법적 제도적 책임을 져야할 전주시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고 슬그머니 공론화위원회에 책임을 미루는 행태에 대한 대한방직공론화위원회의 공식 입장 표명이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주시가 공론화위원회 뒤에 숨어서 책임을 피하고 있다는 따가운 지적이다.
전주시민회는 이어서 “대한방직부지 매입대금 뿐만 아니라, 향후 발생할 이자까지도 전액(2,435억원) 부동산담보신탁을 통해 조달했다”면서 “대한방직 공론화위원회가 의견청취 할 대상은 (주)자광이 아니라 기은센구조화제이차(주)와 롯데건설(주)이며 이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넨싱 사업계획서를 제출받아 확인해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전주시민회는 대안으로 “도시개발 관련법을 적용하여 전주시는 해당 부지에 대한 도시계획 수립하고 해당 부지를 수용하여 서부신시가지 계발사업의 원칙을 지켜 땅으로 되돌려 주(환지)거나 현금으로 매입하는 것이 어느 누구도 손해 보지 않는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 전주시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지역언론들이 뉴스로 다루지 않은 이스타항공 및 이상직 국회의원과 관련해서 서울언론들은 계속 속보 뉴스를 내보내고 있어 이 분야의 정보전달은 서울언론이 전북언론을 대신해주고 있다.
KBS는 ‘이상직 자녀가 빌린 80억…담보는 ‘가치 0원’ 이스타항공 주식‘이란 제목의 단독기사를 전날 보도했다. 기사는 “자본금 3천만 원에 불과했던 이상직 의원 자녀의 회사 이스타홀딩스가 100억 원 상당의 자금으로 이스타항공의 최대 주주가 되는 과정의 자금 출처를 취재한 결과, 한 사모펀드에서 80억 원을 빌려 이스타항공 주식 68%를 적법하게 사들였다는 게 이스타홀딩스 측 주장이지만 사모펀드의 정체, 특히 담보는 뭐였는 지 철저히 숨겼다”고 보도했다.
“이스타항공 주식의 10%, 80억 원의 가치가 있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한 기사는 “이스타홀딩스 스스로 공개한 회계법인의 실사 자료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의 주식 가치는 1 주당 0 원으로 돼 있다”며 “결국 이상직 의원의 자녀들은 가치도 없고, 실제 보유하지도 않은 자산으로 80억 원을 만들어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가 된 것”이라고 추가로 밝혔다.
오마이뉴스는 "주식 던지고 먹튀한 이상직, 끝까지 책임져라"란 제목의 기사에서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위원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실었다.
기사에서 박 위원장은 "이상직 의원은 계속 도망만 다니다가 지난 6월 29일에 입장 발표를 한 거다. 본인이 진정성을 보이려 했으면 직접 나와 기자회견을 하든 아니면 최소한 대표이사인 딸이라도 나와서 사과를 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 다음주에 고발장이 완료되는 대로 업무상 횡령과 배임 의혹, 증여세 탈루 의혹 등을 담아서 이상직 의원을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최소 830억원 열흘 안에 못 빌리면…이스타항공 파산 수순’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이스타항공은 이미 사실상 디폴트(default·채무불이행) 상황이며, 보유하고 있던 현금은 이미 완전히 바닥나 완전자본잠식(-1042억원·1분기 기준)상태고, 협력사에 대금을 연체 중이이어서 열흘 후 이스타항공이 파산 절차에 돌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라고 보도했다.
다른 서울언론들도 이스타항공의 자본잠식을 심각한 문제로 지적하면서 '제주항공과의 합병보다는 파산 수순을 먼저 밟는 게 아니냐'며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그러나 전북언론들 뉴스에서는 이와 관련된 속보가 보이지 않는다.
다음은 7월 3일(금) 전북지역 주요 신문과 방송의 1면 및 관련기사 제목들이다.
전북일보
“대회 성공 개최 기원” ‘2023 새만금 잼버리’ 준비 본격화
“청렴·혁신학교·교육복지 정책 성과”
“확진자와 접촉” 말했는데… 검사 않고 돌려보낸 익산시
옛 대한방직 부지 개발 공론 절차 돌입 -5면
전북도민일보
2023 새만금잼버리 준비 ‘박차’
전북에 ‘수소경제 특화 클러스터’ 조성해야
"전북교육 청렴·혁신·복지 향상 성과"
자광, 대한방직 부지 개발 ‘불통’ 제자리 -4면
전라일보
세계 청소년 화합의 장 생태 문명 랜드 마크 가속
김승환 도교육감 취임 10주년 기자회견
“교육자치 완성-학교자치 이룰것”
대한방직 공론화위 “개발방향 제시 속도” -2면
새전북신문
송경진 교사 유가족에게 또 비수 꽂은 김승환 교육감
무주군 국립 국제 태권도 사관학교 설립 추진
"코로나는 멀리, 자연은 가깝게"
옛 대한방직 부지 개발, 시민·전문가 의견 수렴 절차 본격화 -7면
전북중앙신문
2023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대회 시동
조직위 출범 새만금 잼버리 힘찬 출발
대한방직 부지개발 시민-전문가 의견 청취 속도 -7면
전민일보
새만금잼버리 조직위 닻 올렸다
김승환 전북교육감, 취임 10주년 기자간담회
무주군, 국제‘태권도 사관학교’설립 추진
대한방직 부지개발 시민·전문가 의견 청취 속도 -7면
KBS전주방송총국
판단 넘긴 공론화위 역할 의문…“검증 필요”
전주MBC
옛 대한방직 공론화위원회, 자광 상대로 질의응답
JTV
자광 "타워중심 복합개발만 수용"..공론화위 '당황'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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