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이상직 국회의원(무소속·전주을)이 교도소 출소 이후 국회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정치권과 언론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윤리특위)는 지난 11일 전체회의를 열어 무소속 이상직 의원을 비롯해 윤미향·박덕흠 의원과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의 징계안을 상정했다. 

윤리특위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비공개로 열린 전체회의에 여야 간사 간 합의로 4명의 의원 징계안을 상정하고 윤리심사 자문위원회(자문위)에 심의를 넘겼다. 그러나 실질적인 징계는 언제 이뤄질지 예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시일이 길게 걸리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임기를 다 채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윤리특위 이상직 의원 등 4명 징계안 상정, 그러나...

KBS전주총국 11월 14일 보도(화면 캡쳐)
KBS전주총국 11월 14일 보도(화면 캡쳐)

무어보다 국회 윤리특위가 가동되기 위해서는 윤리심사 자문위가 우선 구성돼야 한다. 이 자문위는 국회의원 자격 및 징계 심사를 맡는 윤리특위의 자문 기구로 8명의 외부 인사로 구성되지만, 윤리심사 자문위에서 징계안을 논의한 뒤 윤리특위에 회신하는데 약 30일이 소요된다. 윤리특위에 회신을 하면 징계 수위를 결정하는 구조다. 

따라서 해당 의원들에 대한 징계 결정이 올해 안에 이뤄지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4명의 의원들 중 이상직 의원과 성일종 의원은 주식 매각 및 백지신탁 관련 공직자 윤리법 위반을 사유로 징계안이 지난 6월 접수됐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는 두 의원이 3,000만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고도 매각 또는 백지신탁을 하지 않거나 직무 관련성 심사를 받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공직자 윤리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한국일보 11월 12일 사설(홈페이지 갈무리)
한국일보 11월 12일 사설(홈페이지 갈무리)

윤미향 의원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대표 재임 중 정대협 기부금과 단체 자금을 유용했다는 등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9월 국민의힘 주도로 징계안이 발의됐다.

또 박덕흠 의원은 국회의원의 지위를 남용해 가족 회사가 피감 대상 국가·공공단체와 계약을 맺고 재산상 이익을 취득할 수 있도록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10월 민주당 주도로 징계안이 발의됐으나 여지껏 보류돼 오다 이번에 상정돼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이상직, 재판부 직권 보석 후 국회에 모습... “임기 채워주려는 것 아니냐” 비난 

그러나 윤리심사 자문위가 심의한 후 징계 여부에 대한 의견을 내기까지 걸리는 기간과 다시 징계심사 소위로 넘어오는 과정 등을 감안하면 윤리위 전체 회의와 본회의 처리까지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조선일보 11월 13일 사설(홈페이지 갈무리)
조선일보 11월 13일 사설(홈페이지 갈무리)

이상직 의원은 이스타항공 주식을 가족 회사에 헐값에 넘기는 등 500억원대 배임·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이스타항공은 8개월간 임금을 체불하고 600여 명을 무더기 정리 해고했지만 검찰은 수사를 질질 끌다 1년 만에야 구속영장을 신청해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이 외에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그가 구속 중에 재판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최근 재판부 직권으로 석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재판부 직권으로 이 의원의 보석이 결정되자 지역 시민단체들은 성명을 내고 “조폭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라며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그런데 변호인을 수차례 바꾸며 재판을 끌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그가 11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웃는 모습이 일부 언론들에 보도되자 “재판도 징계도 질질 끌다가 결국 국회의원 임기 4년을 다 채워주려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나는 불사조다", “이 치욕 여러분도 당할 수 있다”고 큰소리친 그의 말이 다시 회자되고 있음은 우연일까, 기우일까?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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