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브로커 사건' 속보

전북경찰청 전경
전북경찰청 전경

'선거 브로커 사건' 연루 의혹을 받아 온 우범기 전주시장이 3일 경찰의 소환조사를 받았다. 이날 우 시장의 소환조사는 선거 브로커 사건 5개월 만에 이뤄진 첫 정치인·단체장 대상 수사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날 오후 1시께 우 시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우 시장은 지방선거 과정에서 실시된 방송토론회에서 '선거 브로커를 만나지 않았다'며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우범기 전주시장, 토론회 허위사실 여부 및 선거 브로커 개입 의혹 소환조사 

경찰은 우 시장이 지난 6·1지방선거 TV토론회 과정에서 '선거 브로커로 보이는 사람을 만난 적은 있지만 지속적인 접촉을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 허위사실인지 여부를 포함해 시민사회단체들이 고발한 '매수 및 이해 유도죄' 등의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지역 8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은 지난 7월 5일 우범기 전주시장을 비롯해 지역 일간지 간부 기자와 3곳의 건설업체를 공직선거법 제230조 '매수 및 이해 유도죄'와 동법 제113조 '후보자 등의 기부행위 제한 위반', 공직선거법 제250조 '허위사실 공표죄', 공직선거법 제231조 '재산 상의 이익 목적의 매수 및 이해 유도죄', '업무상 배임 및 횡령' 등의 혐의로 전북경찰청에 고발했다. 

그러나 우 시장이 경찰 조사를 앞두고 지난달 29일 선거 기간에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새 기기로 교체한 것으로 확인돼 "대놓고 증거를 은닉하거나 인멸했다"는 비난을 샀다. 앞서 이번 선거 브로커 사건의 핵심인 전 환경연합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당직자 출신이자 지역일간지 임원을 지낸 브로커 2명은 지난 17일 1심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사건 발생 5개월 만에 '몸통 수사' 본격화되나? 

더불어민주당 주최 전북CBS, 전북일보, SK브로드밴드 전주방송 공동주관 전주시장 예비후보 토론회. 전북CBS 유튜브 채널 캡처
 우범기 전주시장이 6·1지방선거 기간 중 더불어민주당 주최 전주시장 예비후보 토론회에. 출연한 모습.(사진= 유튜브 캡처)

또 경찰은 이중선 전 더불어민주당 전주시장 예비후보에게 이들 브로커와의 결탁을 권유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지역 일간지 간부 기자도 지난달 29일 검찰에 송치했다.

한편 선거 브로커 사건과는 별도로 '욕설과 폭언' 등으로 민주당 윤리심판원의 징계 대상에 오른 우 시장은 전당대회 때문에 늦춰진 징계 수위가 조만간 밝혀질 예정이다. 특히 그동안 제기된 '불미스러운 신체 접촉'으로 표현된 성 비위 논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진술이 다수 확보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징계 수위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선거 브로커 개입 사건은 지난 4월 7일 이중선 전 더불어민주당 전주시장 예비후보가 후보직 사퇴 기자회견에서 '선거 브로커 암약 실태'를 폭로하면서 촉발됐다. 이 전 예비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 브로커들이 후보가 돈을 못 만들어오면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아야 하고, 그 돈을 받기 위한 권한을 달라고 했다"면서 "대가로 시청 국·과장 자리를 요구했고, 대부분 건설과쪽 자리였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 브로커 사건은 그 중대성에 비해 5개월여 동안 2명 구속, 1명 불구속 송치라는 수사 결과에 대해 '꼬리 자르기', '생색내기용'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일어 왔다.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검찰과 경찰은 정치 및 토호세력과 결탁한 선거 브로커들이 공적인 위치를 활용해 이권을 위해 유착한 이번 사건을 유야무야 넘기려 한다“며 "지방선거로 꽃 피워야 할 민주주의가 농락당했고 그 여파가 심각하다는 점에서 선거 브로커 사건에 연루된 몸통들을 철저히 수사할 것"을 촉구해왔다. 

시민들도 "다시는 선거철에 이런 불미스런 일이 지역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수사로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우 시장의 피의자 신분 조사가 이뤄지면서 앞으로 선거 브로커 사건의 몸통 수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지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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