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특집] 미완의 친일 청산(28)
고창군은 친일 인물인 미당 서정주와 인촌 김성수, 수당 김연수가 태어난 곳이다. 이 때문에 이들의 생가와 문학관, 송덕비 등이 많이 남아 있다.
고창지역에 남아 있는 친일 잔재들 중 미당 시 문학관, 미당 서정주 생가, 수당 김연수 송덕비, 인촌 김성수와 수당 김연수 생가 등을 차례로 소개한다.
미당 시 문학관

미당 서정주의 작품과 생애를 볼 수 있도록 만든 문학관이다. 고창군 선운리에 폐교된 초등학교(선운분교)를 리모델링하여 2001년 11월 3일 개관했다. 미당 서정주의 육필 원고와 작품집이 보관·전시되고 있으며 생전 그가 사용하던 물품들이 소장돼 있다.
유품은 약 2,300점이 전시돼 있다. 미당 서정주는 고창 출신으로 1915년 출생했다. 시인이자 친일 반민족 행위자로 1942년부터 1944년까지 친일 문학을 발표한 그는 시, 소설, 잡문, 평론 등을 통해 다양한 협력 활동을 해왔다.
특히 1943년에 많은 친일 작품을 썼으며 최재서와 함께 종군 기자로 군복을 입으며 취재를 돌아다녔다. 그는 친일 문학지 『국민문학』, 『국민시가』의 편집에 참여하며 수필 「스무살 된 벗에게」, 일본어 시 「항공일에」, 단편소설 「최제부의 군속 지망」, 외 시 「오장 마쓰이 송가」 와 같은 다수의 친일 작품을 썼다. 친일 반민족 행위자를 기리는 문학관이기에 친일 잔재로 선정됐다.
미당 서정주 생가

미당 서정주가 태어난 장소다. 1942년 부친 서광환이 죽은 뒤 방치됐으나 미당 시 문학관 개관 전 2011년 10월 복원했다.
1915년 출생한 서정주는 시인이자 친일 반민족행 위자로 1942년부터 1944년까지 많은 친일 문학을 발표했다. 친일 반민족 행위자가 태어난 생가이기에 친일 잔재로 선정됐다.
수당 김연수 송덕비

수당 김연수 송덕비는 1976년 12월 고창군 부안면 선운안현 주민 일동이 세운 수당 김연수를 기리는 송덕비다. 송덕비의 뒷면은 '수당 김연수가 어진 마음으로 질마재 일대에 선왕산으로 가는 도로를 내주고 마을 어린아이들에게 학비를 대주어 감사하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수당 김연수는 1896년 고창 출생으로 일제 시기 삼양사의 전신인 삼수사를 설립하고 학교 경영, 언론 운영, 경성방직 경영을 하는 등 교육인, 기업가로 활동했다.
1942년 1월 4일 일본군 마닐라 함락을 기념해 삼양사를 비롯한 자신이 설립한 기업에서 10만원의 국방 자재비를 모아 상납하고 1943년 9월 국민총력조선연맹 징병기념사업 실행위원으로 최남선, 고원훈과 같이 일본으로 가 조선인 학도병 지원과 징병제 실시에 앞장섰다. 친일 반민족 행위자를 기리는 송덕비이므로 친일 잔재로 선정됐다.
인촌 김성수, 수당 김연수 생가

고창군 부안면에 있는 조선 후기에 설립된 이 곳은 인촌 김성수의 생가다. 인촌 김성수와 수당 김연수 형제가 태어난 곳으로 하나의 토지에 두 집이 함께 존재한다.
인촌 김성수는 일제 강점기 경성방직 사장이자 동아일보 사장, 보성전문학교 교장, 국민총력조선연맹 이사 및 평의원을 역임했다. 1940년대에는 학도지원병을 독려하고 징병제에 참여할 것을 독려하며 매일신보를 통해 다양한 출병 장려 글을 기고했다. 1943년에는 학도지원병 예비군사학교 입소식에서 축사를 했다.
수당 김연수는 인촌과 형제로 경성방직 사장이자 삼양사 사장이며 국민총력조선연맹 이사, 중추원칙 임관 대우 참의, 조선임전보국단 상무이사 등을 역임했다.
그는 기업 활동을 하며 일제에게 다양한 경로를 통해 각종 단체와 이름으로 군자금을 수십 차례 지원했으며 형과 마찬가지로 1940년대에는 학도지원병 독려 및 징병제 참여를 종용했다.
※참고 자료 : 전라북도 친일잔재 전수조사 및 처리방안 연구용역 결과보고서 (2020.12)
/박주현 기자
관련기사
- 전국서 가장 긴 '오수망루', 마을 한복판 설치...조선인들 '감시'
- 완주 어우보, 일제 강점기 산미증식 위해 조성
- 사이토 조선총독 '전서', 완주 대아댐에도
- 일제 건설 '만경강 철교', 한강철도 다음으로 긴 교량
- 서해로 흐르던 원평천 물길 바꾼 '조선총독부'
- 김제 금구 금 채굴, 한반도 대표적 지하자원 '수탈' 현장
- 친일파 등 눈치 보다 뒤늦게 철거된 '춘향 영전'
- 이순신 영정도 친일 화가 작품이라니?
- '친일 행적' 빠진 인촌 김성수 동상, '치적' 뿐
- 서정주 '국화'시비·노래비 등 친일 잔재 '즐비'
- 고창 삼양사 염전·농장 등 친일 반민족 뿌리 기업
- 부안에 웬 '을사5적' 대표 '이완용 선정비'가?
- 부안 장진리 진지, 일제 강점기 '병참 기지화' 흔적 그대로 남아
- ‘전북도민의 노래’, '대학 교가들' 친일 논란 속 예산 낭비 지적까지
- 전북지역 친일 잔재 133건, 절반 이상 계속 '검토 중'...멀고도 먼 '친일 청산'
- [고창] 오세환 군의원 “친일반민족행위는 청산이 답이다...'미당시문학관' 명칭부터 변경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