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전주총국 ‘패트롤 전북’, '전라북도 전직 공무원 투기 및 특혜 의혹 보도 문제점' 진단

KBS전주총국 7월 15일 '패트롤 전북'(유튜브 동영상)

KBS전주방송총국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인 ‘패트롤 전북’이 15일 ‘전라북도 전직 공무원 투기 및 특혜 의혹 보도 문제점’을 진단해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이날 방송은 최근 파장이 확산되고 있는 순창군 채계산 출렁다리 인근 부지의 전북도 전 고위 공직자 투기·특혜 의혹 실태와 지역언론 보도의 문제점을 토론 중심으로 조명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손주화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전북민언련) 사무처장과 박주현 전북의소리 대표(언론학 박사)가 패널로 출연하고, 함윤호 앵커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방송에서는 중요한 지역 이슈로 부각된 사건이 많은 지역언론들에 보도되지 않고 있는 원인과 문제점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순창 채계산 출렁다리 투기·특혜 의혹, '이달의 좋은 기사 선정' 불구 지역 언론들 ‘침묵’...이유는? 

함윤호 KBS전주총국 아나운서('패트롤 전북' 진행자).
함윤호 KBS전주총국 아나운서('패트롤 전북' 진행자).

특히 이 문제를 초기부터 집중적으로 보도해 ‘시민이 뽑은 6월의 좋은 기사’로 선정된 전북CBS 보도 사례가 이날 방송에서 중점적으로 논의된 가운데 다른 지역 언론들이 보도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다양한 분석과 문제점, 대안들이 제기됐다. 

순창군의 새로운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는 채계산 출렁다리가 조성되기 전 순창군의 현직 간부 공무원이 해당 부지를 매입해 전 순창군 부군수이자 전 전라북도 비서실상에게 팔고, 전직 공무원은 해당 지역에 불법으로 카페 등의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을 전북CBS가 연속으로 보도하고 서울의 일부 언론들도 보도했지만 전북지역 일간지와 다른 방송사들이 소극적이거나 침묵으로 일관한데 대해 많이 도민들은 의아해 하고 있다.

"단독 보도, 따라하지 않는 관행 때문?...납득 어려워"

손주화 전북민언련 사무처장.
손주화 전북민언련 사무처장.

이에 대해 이날 손주화 처장은 “처음에는 내부 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시작했지만 취재와 보도가 이어지면서 전직 고위 공무원이라는 신분을 이용해 전라북도와 순창군에서 특혜성 지원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커졌다”면서 “언론보도 후 경찰은 내사를 시작했고, 전라북도 또한 특정감사를 시작했지만 순창의 주재기자들이 보도하지 않은 점은 아쉽고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손 처장은 “특정 언론사가 단독보도를 하는 경우 다른 언론들이 따라서 보도하지 않는 경향 때문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하면 보도되지 않은 점은 쉽게 이해되질 않는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문제, 알고도 보도하지 않았다면 매우 위험"

박주현 전북의소리 대표(언론학 박사).
박주현 전북의소리 대표(언론학 박사).

이와 관련해 박주현 대표는 “모르고 보도를 안 하는 경우보다 알고도 보도를 하지 않은 경우는 매우 위험한 저널리즘에 해당한다”며 “당사자가 송하진 현 도지사 측근이라고 부를 정도로 송 지사의 전주시장 재직 시절부터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온 인물이라는 점, 전직 전북도 비서실장이긴 하지만 고위직 공직자 출신이라는 점, 현재 도내 건선관련협회에서 고위직 간부로 이름을 올려 놓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투기와 특혜 의혹이 중복으로 제기됐다면 이것이야말로 다른 지역 홍보성 기사보다 중요한 보도 사안임에도 지역언론들이 침묵하는 것은 게이트키퍼의 '이해관계' 개입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손 처장은 이와 관련 “해당 전직 공무원은 특혜가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지만, 전북CBS는 꾸준한 보도를 이어가며 ‘과연 일반인이라면 이와 같은 일들이 가능했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했다”며 “행정 감시라는 언론의 역할을 꾸준한 보도를 통해 보여준 모습이 많은 시민들에게 공감을 받아 이달의 좋은 기사로 선정된 것과는 또 다른 언론 모습들도 이번 사례에서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박 대표는 "이 문제가 지난달 6일과 7일 사이에 불거져 최초로 언론에 의해 보도되고 이후 지역언론들의 보도 행태를 분석한 결과 거의 대부분 언론들이 침묵으로 외면했다"며 "이 때문에 전북의소리가 지난달 9일 ‘전북도청 전 고위 간부 투기 의혹, 지역언론은 '모르쇠’란 제목의 기사를 이 문제와 관련해 처음 보도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전북도청 전 간부 공무원의 투기 의혹이 제기된 6월 7일 관련 기사들(포털 '다음' 캡쳐)
전북도청 전 간부 공무원의 투기 의혹이 제기된 6월 7일 관련 기사들(포털 '다음' 캡쳐)

지역 이슈에 서울언론들 '집중', 지역언론들 '침묵' 왜?

전북도청 전 고위직 공무원 순창 유명 관광지 '투기 의혹' -경향신문

전북도 전 간부 투기 의혹 -한국일보

전북도 전 고위공무원 순창 '채계산 출렁다리' 일대 투기 의혹 -연합뉴스

전북 순창군청 간부, 채계산 출렁다리 공사 전 땅 샀다 -전북CBS 노컷뉴스

순창 관광지 인근 땅 구입 …전 전북도 간부 공무원 투기 의혹 -뉴스1

지난달 최초로 문제를 제기했던 언론들의 관련 기사 제목들이다. 이들 언론은 "전북도청 고위직을 지내고 퇴직한 공무원이 순창군 유명 관광지 일대에 무려 축구장 15개 규모의 임야를 아내 명의로 사들인 것으로 밝혀져 투기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논란이 일고 있는 땅이 공무원들 간의 거래 과정에서 제기된 공직자 투기 의혹이었지만 지역언론들이 의외로 조용했다. 전북CBS 노컷뉴스를 제외하고 전북지역 일간지들을 비롯한 주요 방송사들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오히려 서울언론들이 앞 다투어 초기부터 문제를 제기하며 철저한 조사와 수사를 촉구하고 나선 모양새였다. 더구나 당사자가 땅을 사고 판 시점이 순창군청에서 간부 공무원으로 재직하고 있었던 때여서 내부 정보를 이용한 투기 의혹이 짙었다.

최초에 땅을 산 B씨는 순창군청 농촌개발과장이던 지난 2014년 5월 모 광업주식회사가 소유한 10만 6,024㎡(3만 2천평) 규모의 임야를 구매하면서 발단이 됐다. 통상 축구장 1개 면적이 7140㎡인 점을 고려하면 축구장 15개 규모에 달할 정도로 큰 부지다.

전북도 감사, 경찰청 수사 결과에 관심 쏠리는 이유

KBS전주총국 7월 15일 '패트롤 전북'( 유튜브 화면 캡쳐)
KBS전주총국 7월 15일 '패트롤 전북'( 유튜브 화면 캡쳐)

당시 B씨가 산 대규모 땅은 '알짜'로 소문난 곳이었다. 그런데 B씨는 이 땅을 5년 동안 보유하다 2018년 11월 12일 A씨에게 팔았다. A씨에게 땅을 팔 당시는 2018년 7월 채계산 출렁다리 공사가 막 착공되던 시점이었다.

전북CBS는 6월 7일 기사에서 "이 땅의 등기부 등본상 거래 가액은 2억 2,800만원으로 단순 계산으로만 1억 3,300만원의 시세 차익을 남긴 것"이며 "문제는 이 땅을 매입한 사람이 전북도청 고위직 간부를 지내다 순창군 부군수로 매입 직전 근무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이 땅을 산 A씨가 순창군 부군수로 근무할 당시 군청 과장인 B씨와 매매가 이뤄진 것이어서 의혹을 사고 있다. 더구나 채계산 출렁다리에 대한 사업 내용은 A씨가 땅을 사고 난 뒤에서야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따라서 현재 진행 중인 전북도 자체 감사와 전북경찰청의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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