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지난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1년 동안 4명의 근로자가 공사 현장에서 사망해 특별근로감독을 받고 있는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의 재해 사망 빈도와 비율이 국내는 물론 해외 주요국의 사업장 평균치를 훨씬 넘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럼에도 고용·사법당국은 제대로 감독이나 처벌을 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 싸늘한 시선을 받고 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가 정의당 이은주(비례대표) 의원실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근거로 13일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서 매년 8명씩 모두 24명이 사고로 재해를 입었으며, 이 중 3명은 사망한 것으로 밝혔다.
세아베스틸 군산공장, 사고 재해 비율 전국 평균 훨씬 상회...안전 불감증 심각

또한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사업장에서 사고로 재해를 입은 노동자 수는 10만 7,214명이며 이 중 874명이 목숨을 잃어 재해자와 재해사망자 사이의 비율이 0.81%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세아베스틸은 12.5%에 이르며 2022년에는 사업장에서 2명의 노동자가 사망했지만, 그 중 1명은 하청업체 소속으로 세아베스틸 재해자로 집계되지 않았다. 이는 전국 평균에 비해서 15~30배 높은 비율이어서 세아베스틸의 산업현장 안전 불감증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밝혔다.
민주노총 전북본부 "중대재해 2건 발생 불구 감독은 1회 그쳐...비정상적"
특히 공개된 이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2년 사이에 세아베스틸 군산공장 감독은 5회에 그쳤다. 2021년에는 아예 감독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2022년에는 중대재해가 2건 발생했지만 감독은 1회에 불과했다.
이에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이러한 비율과 허술한 감독이 한 사업장에서만 유독 높게 나타나는 게 석연치 않다”면서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의 재해자와 재해사망자 사이 비율인 12.5%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독일의 0.07%, 호주 0.2%, 멕시코 0.28%와 비교해도 비정상적"이라고 지적한 뒤 "숨진 협력업체 직원까지 포함하면 이 수치는 25%까지 치솟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인리히의 법칙(대형 사고가 발생하기 전 수많은 징후가 반드시 나타난다는 법칙)에 따르면 중대재해 1건이 발생하려면 경상은 29건, 그것을 예고하는 위험한 사건은 300건 발생해야 한다"며 "이 통계는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의 또 다른 재해 은폐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재해 은폐 가능성 강력 시사...노동당국 적발하지 않아”

이밖에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의 재해 은폐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지만 노동당국은 이를 적발하지 않았다”며 “할 수 없던 것이 아니라 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당국의 의지 부족은 재해조사 보고서를 감추는 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는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고용노동부는 이은주 의원이 2022년 세아베스틸 군산공장 중대재해의 조사보고서를 요구한 데 대해 수사 사항이므로 제출하지 못한다고 답변했다”며 “안전보건공단 업무처리지침에서 재해보고서는 재해 원인을 조사하고 재발방지대책을 검토하는 내용을 담도록 되어 있지만 동문서답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중대재해의 원인과 내용을 파악하여 차후의 중대재해를 예방하는 것이 조사의 목적”이라며 “따라서 조사보고서는 수사와 관계없는 자료이며, 보고서가 공개되어야 타 사업장의 노동자와 경영자도 재해예방 대책을 수립할 수 있어 그 작성 취지를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동자 전수 조사로 세아베스틸 재해 은폐 낱낱이 조사할 것”
한편 지난해 전북지역의 재해사망자 18명 중 6명이, 올해는 재해사망자 8명 중 3명이 군산지역 노동자로 나타나면서 고용노동부광주청은 군산지역에 재해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적색경보의 대상은 재해 은폐를 방조하고, 감독은 부실하고, 재해 관련 자료 공개조차 거부하는 고용노동부 자신이어야 한다”며 “고용노동부는 지금이라도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노동자 전수 조사로 세아베스틸의 재해 은폐를 낱낱이 조사할 것”과 “중대재해 보고서를 즉각 공개할 것”을 촉구해 향후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의 중대재해 관련 분쟁과 마찰이 지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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