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국정감사 이슈

세아베스틸 군산공장 전경(사진=세아베스틸 제공)
세아베스틸 군산공장 전경(사진=세아베스틸 제공)

세아베스틸 사업장의 빈번한 중대재해가 국정감사에서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올해로 3년 째다. 특히 고용노동부 군산지청의 봐주기 의혹도 이번 국감에서 제기됐다.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서울 노원구을)은 지난 5년간 세아베스틸 사업장에서 발생한 산업재해는 85건에 달하는데 고용노동부 광주청 특별근로감독에서는 500여건의 산업안전조치 위반 사항을 적발한 반면, 군산지청의 경우 지난 3년간 7번의 감독에도 단 101건만 적발했다며 회사를 봐준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5년간 산업재해 85건 발생, 생명경시와 안전불감 회사 방침으로 정한 건 아닌지”

이날 우 의원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철희 세아베스틸 대표이사에게 “작년에도 중대재해 발생에 대해서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는데 올해도 (노동자) 두 분이 돌아가셨다”며 “5년간 산업재해가 85건 발생했는데 생명경시와 안전불감을 회사 방침으로 정한 건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 의원은 “이전에는 (연소탑 찌꺼기 제거를) 포크레인으로 작업했는데 지난 3월에는 왜 사람을 들여보내는 위험한 작업지시를 했느냐”며 “두 노동자에게 엉터리 방염복을 지급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그러면서 우 의원은 “세아베스틸이 지난 6월 약 1,500억원의 예산을 2024년까지 안전 대책 마련에 투자한다고 밝혔는데 세부 검증이 필요하다”며 “군산지청의 안전 감독이 어떻게 진행된 것인지 철저한 조사도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김철희 대표는 지난 2020년과 2022년에도 산업재해 문제로 국정감사에 출석한 바 있다. 이날 우 의원은 김 대표에게 "사고 전에도 굴착기로 작업하고 사고 난 이후에 또 굴착기로 했다“며 ”이렇게 위험한 작업 지시를 하는 데가 어딨느냐? 엉터리 보호장구를 갖다 놓고 대책을 세운다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김 대표는 "고도화된 안전 점검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고, 전 직원이 하나가 돼서 안전 문화를 구축하고자 하고 있다”며 “이런 일이 정말 없게끔 노력하겠다"고 답변했으나 진정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고용노동부 군산지청 허술한 감독이 재해 위험 키워“

고용노동부 로고
고용노동부 로고

이날 국감장에서 화살은 광주지방고용노동청 군산지청으로도 쏠렸다. 지난 4월 초 특별근로감독이 끝나자마자 작업중지 명령을 풀어줬을 뿐 아니라 군산지청이 3년여간 적발한 군산공장 산업안전 위반 건수가 100여 건에 머문데 반해, 광주청이 특별감독 열흘 만에 560여 건을 발견해 허술한 감독이 재해 위험을 키웠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와 관련 우 의원은 군산지청을 향해 "제대로 점검했으면 사망 사고가 일어나지 말았어야 한다”며 “뭘 그렇게 봐주고 있는 것이냐?”고 묻자 전현철 광주지방고용노동청 군산지청장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감독했고, 해당 부분에 내린 작업 중지였다“며 ”특별감독은 사업장 전체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 “일부 오해의 소지 있다”며 “사고 이후 많은 노력을 했고, 설비 안전 점검을 강화해서 선제적인 투자를 하고 있으며 체계적이고 고도화된 안전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우 의원은 “특별근로감독으로 500건 넘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이 확인됐다면 최소한 어떤 조치가 이뤄졌는지 보고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군산지청에서 봐주기를 한 것은 아닌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밖에 이날 국감 의원들은 고용노동부를 향해 세아베스틸과 군산지청이 중대재해를 키워온 정황을 지적하며 책임 있는 조사를 요구해 향후 조치 및 결과가 주목된다. 

앞서 지난 6월 26일 민주노총 전북본부도 성명을 통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중대 재해 3건이 발생해 노동자 4명이 숨졌으며 같은 시기에 감독에 나선 광주지방 고용노동청은 법 위반 569건을 적발했지만 군산지청은 작업명령 중지를 해제했다”며 "광주노동고용청 감독관 눈에는 보이는 법 위반 사항이 군산지청 감독관에게는 보이지 않았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지만 매번 '쇠귀에 경 읽기'란 비판을 받고 있다. 

한편 지난 3월 세아베스틸 군산공장 연소탑 내부에서 고온 찌꺼기를 맞은 노동자 2명이 화상을 입고 사망하는 등 1년 동안 근로자 4명이 중대재해로 숨졌다. 

/박주현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전북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