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이슈
세아그룹 산하 군산의 철강 제조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30대 노동자 1명이 또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6일 오후 1시 15분쯤 군산시 오식도동 세아제강 군산공장에서 철강 파이프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인해 뜨거운 공기를 공급하는 증기관이 폭발하면서 하청업체 노동자 A씨(37)가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50인 이상 사업장서 또 사망...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

사고 당시 A씨는 정규직 노동자 2명 등 3명과 함께 인근에서 파이프 도금 작업 등 설비 하자 보수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방열 커버가 높은 압력을 이기지 못해 폭발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와 원인을 조사 중이다.
특히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50인 이상 근로자가 근무하는 사업장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고용지청 관계자는 이날 “현재 해당 공장이 중대재해 처벌법 대상 공장에 해당해 조사팀이 파견됐다”며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월 27일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사업장에서 근로자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사고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세아그룹 산하 세아베스틸 군산공장 지난해부터 1년 사이 4명 사망
앞서 같은 세아그룹 산하인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서는 지난 3월 연소탑 내부에서 고온의 찌꺼기가 작업자 2명을 덮쳐 심한 화상을 입고 사망하는 등 지난해 5월부터 노동자 4명이 사망했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지난 3월 29일부터 4월 7일까지 세아베스틸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벌인 결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을 총 592건 적발했으며 이 가운데 328건은 형사입건 후 사법 조치를 취하고 264건에 대해서는 약 3억 8,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세아베스틸 군산공장과 서울 본사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벌이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 1년간 중대재해로 4명의 근로자가 숨진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산재 사망자 속출에 이어 통상임금 문제, 공정거래위원회 소송까지 악재가 지속되면서 세아베스틸이 한국제강에 이어 중대재해법 실형 2호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북지역본부(민주노총 전북본부)는 지난 5월 2일과 7월 25일 이와 관련 성명을 내고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어도 아랑곳 않는 세아베스틸의 잔혹한 행태가 그대로 드러났다"며 “중대재해 기업가인 최고 책임자에 대한 처벌은 더디기만 하며, 특히 재벌 대기업, 공공기관 지자체장에 대한 기소는 찾아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고용노동부 군산지청 봐주기 심각” 지적

민주노총은 또 “일련의 과정은 고용노동부 군산지청의 회사 봐주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낱낱이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군산지역에서 반복되는 중대재해의 원인은 바로 재해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돌리고 회사 봐주기에만 급급한 고용노동부 군산지청에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사회에서 비난 여론이 높게 일자 지난 6월 세아베스틸 측은 내년까지 1,500억원을 투자해 안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불과 2개월 만에 같은 그룹 계열사인 세아제강에서 또다시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군산 7월에만 2명 등 올들어 11명 노동자 사망...전북지역 ’최다‘
한편 전북지역에서 올 상반기(1~6월)에만 산업재해로 숨진 노동자는 모두 15명으로 1.7주에 1명꼴로 숨졌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8명에 비해 약 2배가량 많은 수치로 군산지역이 가장 많이 발생했다. 특히 지난 7월 14일 군산의 한 공장에서 교반기 정비를 위해 기계 안으로 들어간 노동자 2명이 산소 부족으로 질식사했다.
군산비정규노동인권센터가 이날 발표한 ‘2023 상반기 군산지역 중대재해 현황’에 따르면 올 3월 2일부터 7월 29일까지 노동자 10명이 사망해 2021년~2022년 각 7명 사망 현황에 비추어 급격히 증가했다. 이번 세아제강 사망 사고까지 포함하면 올해 군산에서 사망한 노동자는 모두 11명에 이른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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