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신문·방송 주요뉴스 톺아보기] 2020년 9월 9일(수)

언론의 사회적 기능을 크게 ‘환경감시’, ‘상관조정’, ‘사회유산전수’, ‘오락제공’으로 특정하는 경우가 보편적이다.

이 가운데 환경감시 기능과 상관조정 기능은 언론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사실성', '진실성', '불편부당성'을 지키며 사회 구성원들에게 전달하는 매우 중요한 기능이다.

그런데 최근 지역언론들의 보도에서는 이러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이 자주 확인돼 아쉬움과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심지어 언론이 비난과 성토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는 경우를 종종 본다.

특히 전북지역 언론의 보도사례에서 이런 현상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 이스타항공의 보도사례가 대표적 케이스다. 무엇이 문제일까? 

       포털 '네이버' 관련기사 검색 결과
       포털 '네이버' 관련기사 검색 결과

최근 이스타항공이 직원 605명에게 정리해고를 이메일로 통보해 충격과 파장이 크다. 창업주이자 사실상 실소유주로 알려진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이 의원은 별도 입장 표명 없이 침묵을 지키고 있는데 대해 서울의 주요 언론들은 물론 정치권, 노동계,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비난의 소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무엇보다 8개월여 동안 직원들의 체불 임금은 고사하고 회사 측이 고용보험료 5억 원을 내지 못해 모든 직원이 3월까지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혜택을 보지 못하게 된데 대한 비난의 화살이 실질적 오너인 이상직 의원에게 집중되고 있다.

지난 6개월여 동안 이스타항공의 매각 과정에서 불거진 이상직 의원과 두 자녀, 친척 등 일가에 대한 온갖 비리 의혹들이 여전히 베일에 가려진 채 최근 일방적으로 단행된 605명에 대한 정리해고는 창업주인 이 의원에게 더 큰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형국이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은 “운항 재개를 위해 고통을 감내하며 8개월째 임금 한푼 못 받은 채 정리해고됐다”며 정리해고 철회와 이 의원 처벌, 정부 대책을 촉구하며 연일 국회와 청와대 앞 등 거리에서 기자회견과 집회를 벌이고 있다.

더욱이 최근 국회의원 재산공개 과정에서 이상직 의원이 '민주당 1위 재산가'로 알려지면서 지역언론들이 ‘최고 부자’, ‘최고 재산가’ 등으로 띄움으로써 상황을 더욱 자극시키고 악화시킨 게 아니냐는 비판이 흘러나오고 있다.

여기에 야당과 보수언론들까지 가세해 압박을 가하는 양태다.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이 구성한 ‘이상직-이스타 비리 의혹 진상규명 특별위원회’는 8일 이상직 의원을 고발하는 등 강경 방침을 고수했다.

그동안 제기됐던 비리의혹들 외에도 이 의원이 4·15 총선 선거공보물에 허위사실을 게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당선무효 가능성을 주장하는 등 검찰에 고발장을 접수한다고 밝히고 나섰다.

심지어 조선일보까지 9일 ‘임금 안 주도 직원 대량 해고 이상직, 대통령 뒷배 없어도 이러겠나’란 제목의 사설에서 이스타항공 사태를 대통령과 연관시켜 논란을 키웠다.

그동안 이스타항공 사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해 왔던 정의당도 “이스타항공의 대규모 정리해고 문제를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이 책임지고 해결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정의당 대변인은 8일 "코로나19로 국민의 생존권이 경각에 달려있는 이때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외면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라며 "이스타항공에 직접적인 경영 관여 정황이 드러난 이상직 의원은 관련 의혹에 대한 입장을 투명하게 밝히고 지금이라도 문제 해결에 책임 있게 나서라"고 요구했다.

이처럼 이스타항공의 정리해고와 이상직 의원의 책임 및 처벌 등에 관한 이슈가 연일 뜨거운 화두로 등장하고 있고, 많은 언론의 지면과 영상에 반영되고 있음에도 정작 전북지역 일간지들은 외면하거나 이슈를 흐리는 의제를 다루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기사의 내용은 제쳐두고라도 보도 건수에서 전국 언론들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포털 '다음'  관련기사 검색 결과
포털 '다음'  관련기사 검색 결과

포털 사이트 기사검색 서비스 기능을 통해 최근 1주일 동안(9월 2일 오전 6시∼9월 9일 오전 6시) ‘이상직 의원’과 ‘이스타항공’ 관련 뉴스를 검색한 결과를 비교해 보았다.

‘네이버’의 경우 ‘이상직의원’ 관련 뉴스 197건, ‘이스타항공’ 관련 뉴스 473건으로 모두 합치면 670건의 뉴스가 이스타항공 사태 및 이상직 의원과 관련된 국내 제휴 언론사들의 보도가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포털 ‘다음’의 경우 더욱 많은 보도 건수를 올렸다.  ‘이상직 의원’ 관련 뉴스가 274건, ‘이스타항공’ 관련 뉴스가 559건으로 모두 833건의 관련 보도가 1주일 사이에 이뤄질 정도로 연일 뜨거운 의제를 점유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이 기간 동안 전북지역 언론사들 중에서 전북일보는 ‘이상직 의원’ 관련 기사를 2건만 보도했다. 이 의원이 총선 당시 공약했던 황방산 터널에 관한 국회 의정활동을 다룬 일반기사와 사설이 전부다.

전북일보 홈페이지 관련기사 검색 결과
전북일보 홈페이지 관련기사 검색 결과

이스타항공 정리해고로 인한 파장이 전국 이슈가 되고 있음에도 신문은 9일자 1면에선 “군산-제주간 노선을 셧다운하며 막혔던 전북하늘길이 올해 안으로 다시 열릴 전망”이라며 시선을 다른 방향으로 돌렸다.

신문은 기사에서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제주관광 수요가 대폭 증가한데다 LCC업계의 경쟁이 본격화되며, 군산~제주 노선의 시장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군산공항에 비행기를 띄울 유력한 후보군은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서울 등 LCC로 파악됐다”고 썼다.

새전북신문 홈페이지 관련기사 검색 결과
새전북신문 홈페이지 관련기사 검색 결과

이밖에 전북도민일보는 ‘이상직 의원’ 관련 기사 2건, ‘이스타항공’ 관련 기사 1건, 전라일보는 ‘이상직 의원’ 관련 기사 1건, 새전북신문은 ‘이상직 의원’ 관련 기사 2건을 다뤘지만 대부분 의정활동 중심의 '이상직 띄우기' 보도가 주를 이뤘다.

이 기간 동안 이스타항공의 구조조정 관련 전북지역 일간지들의 보도 기사는 전북도민일보가 8일 연합뉴스를 그대로 게재한 1건 외에 찾아볼 수 없다.

한편, 이 기간에 전북지역 지상파 방송사들 중에는 전주MBC가 ‘이상직 의원’ 관련 기사 1건, ‘이스타항공’ 관련 기사 1건을 보도했으며, KBS 전주총국은 ‘이상직  의원’ 관련 기사 2건, ‘이스타항공’ 관련 기사 1건, JTV는 ‘이스타항공’ 관련기사 2건을 각각 보도했다.

KBS전주방송 보도(화면 캡쳐)
KBS전주방송 보도(화면 캡쳐)

지역 방송사들은 신문들과는 달리 이스타항공 직원들의 대량 해고 소식과 이상직 의원에 대한 책임론, 선거법 위반 혐의 논란 등을 주제로 다루어 대조를 이뤘다.

특히 전북CBS는 8일 '사람과사람' 프로그램에서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위원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정리해고 상황과 앞으로 대책 등을 자세히 전달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지난 선거의 경선과정에서 이스타항공 직원들을 임원이 나서서 ARS 투표 등에 참여시킨 내용의 녹취 내용을 확보한 후 공개할 방침"이라고 밝혀 향후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지역언론이 왜 존재하는지, 언론의 본령은 무엇인지, 그 이유를 묻게 한다. 다음은 9월 9일(수) 전북지역 주요 신문 1면과 방송의 관련기사 제목들이다.

전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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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MBC

"이스타항공 605명 해고"..'이상직 책임론' 비등

JTV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 정리해고 철회 촉구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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