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돌, 맞대결, 양자대결, 도전장, 맞불...

4일 전북지역 일간지들을 펼쳐놓고 보면 싸움터를 방불케 한다. 마치 경기를 시작도 하기 전에 두 선수에게 분노와 적개심을 잔뜩 불어 넣어 싸움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흥행꾼’들과 같다. 흥행을 부추기기 위한 표현들이 거칠고 선정적이다.

한술 더 떠 “성스러운 전쟁이 없듯이, 아름다운 경쟁은 정치 세계에서는 경험상 기대하기 어렵다.", "경쟁한 두 의원은 평생 불편한 관계로 지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힌 후보의 말을 강조하는 기사도 눈에 띈다.

큰 싸움터나 전쟁터에 나가는 선수나 전사처럼 에둘러 긴장 분위기를 부각시키는 모양새가 볼썽사납다.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을 이끌 차기 위원장 후보에 지역언론들이 전날 예상(보도)했던 대로 김성주 의원과 이원택 의원이 등록을 마쳤다.

두 의원은 오는 5일 온라인 투표를 시작으로 8일까지 이어지는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를 통해 9일 민주당 상무위원 대의원회의에서 선출될 예정이다.

그러나 지역언론들이 빅매치를 강조하며 호들갑을 떠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이유다.

하나는 김성주 의원이 당의 중진으로 나서기 위한 발판, 또는 차기 지방선거에서 전북도지사 출마를 위한 교두보 확보라는 관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초선의원지만 송하진 전북도지사의 최측근인 이원택 의원이 후보로 나선 데는 3선 도지사를 준비하는 송 지사의 유리한 교두보 확보와 더불어 송하진 도정체제를 더욱 강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점에서 주목하는 양태다.

두 의원이 후보등록과 함께 기자회견을 나란히 실시한 3일, 출입기자들이 묻는 질문도 이러한 두 가지 관점으로 크게 분류되었다. 말로는 전북정치와 전북도를 위한 ‘원팀’을 외치지만 속으로는 ‘잇속 챙기기’, ‘정치세력 또는 지지기반 강화하기’란 비판이 뒤따르는 이유다.

더구나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 후보로 등록했다가 철회한 이상직 의원과 관련해서 이날 미래통합당 등 야당은 '이상직 의원·이스타 비리 의혹TF'를 발족하고 진상규명에 착수함으로써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국회 야당의 TF는 '이상직 의원 자녀의 회사인 이스타홀딩스가 이스타항공 최대 주주가 되는 과정에서의 배임·횡령 의혹', '이스타홀딩스의 이스타항공 지분 매입자금 출처와 편법 증여 의혹', '이스타항공의 방만 경영이 방치된 의혹' 등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에 두 후보가 등록하던 날 국회에선 이처럼 곽상도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이상직 의원·이스타 비리 의혹 진상규명TF(이상직·이스타TF)'를 공식 발족하고 나서 주목을 끌었다. 정점식·윤창현·조수진 의원이 TF위원으로 선임돼 적지 않은 파장과 후폭풍이 전북 정가에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분에 대한 민주당을 비롯한 전북 정치권의 대응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이지만 민주당 도당위원장 자리를 놓고 잇속을 챙기기 위해 각축전만 벌이는 듯한 초재선 의원들이나, 흥행을 부추기는 언론들이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다음은 8월 4일(화) 전북지역 주요 신문과 방송의 1면 및 관련기사 제목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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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