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큐레이션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 불발 이후 재매각을 추진하기 위해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자 노조가 국회 앞에서 3일부터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동조합(위원장 박이삼)은 이날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측이 전체 직원의 4분의 1 수준인 4백여 명까지 인력을 감축하려 한다”며 “기업 해체에 버금가는 정리해고 명단 발표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면서 또다시 거리투쟁에 돌입했다.

노조에 따르면 재매각을 추진하는 이스타항공은 항공기 6대만을 운영하면서 인력을 400여명 수준으로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구조조정을 강행함에 따라 전체 직원 1,680명(3월 기준) 중 4분의 3이 일자리를 잃게 됐다는 것이다.

이날 노조 측은 “순환휴직을 통한 고용유지방안을 제시했으나 이를 사측이 무시하고 인력감축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사주였던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이상직 의원의 재산은 212억원으로 이스타항공을 통해 막대한 재산을 축적했으면서도 회사가 파산위기에 처하자 경영에서 손을 뗐다며 무책임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MBC 관련기사(홈페이지 갈무리)
MBC 관련기사(홈페이지 갈무리)

노조는 이 외에도 “사주였던 이상직 의원이 이스타항공으로 막대한 재산을 쌓고도 회사가 파산 위기에 직면하자 무책임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개인 재산을 내고 정부·여당과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이삼 노조위원장은 "현 집권세력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일언반구의 말도 없고 정부도 특별히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는 이 현실이 너무 개탄스럽다"고 비난했다

노조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국회 앞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그럼에도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데 이어 조만간 600여 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한는 방침이어서 직원들의 고통과 후유증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이처럼 이스타항공 매각 과정에서 불거진 장기간 임금체불과 강제적인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 속에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데도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과 여당, 정부는 특별한 언급도,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새전북신문 9월 4일 3면 기사 캡쳐
새전북신문 9월 4일 3면 기사 캡쳐

‘향토기업’이라며 애향심을 자극시켜 회사 측과 이상직 의원을 두둔하며 대변해 오던 지역 언론들도 여전히 노동조합의 무기한 투쟁에는 나 몰라라 외면하고 있다.

오히려 노조가 무기한 농성에 돌입한 다음 날 이상직 의원을 큼지막하게 띄우는 기사들을 내보냄으로써 노조를 더욱 자극시키는 모양새다.

전북도민일보 관련기사(홈페이지 갈무리)
전북도민일보 관련기사(홈페이지 갈무리)

전북지역 주요 일간지들은 4일 “이상직 의원이 지난 1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경제부총리와 금융위원회 위원장 등을 상대로 전주 황방산 터널 건설을 제안했다”는 내용의 기사에 사진까지 실어주었다.

전북일보, 전북도민일보, 전라일보, 새전북신문은 “총선공약 1호인 황방산 터널 개통을 위해 시동을 걸었다”, "황방산 터널 개통해 혁신도시~새만금 이을 ‘하이웨이’ 만들어야" 등의 제목과 기사로 인터넷과 지면에서 이 의원을 띄웠다.

가뜩이나 고통과 분노를 호소하는 이스타항공 직원들과 노원들을 더욱 자극시킬만한 제목과 기사, 사진의 편집이 볼썽사나워 보인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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