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큐레이션] 2023년 6월 16일

"이차전지 특화단지 외치기 전에 노동자‧주민 안전보건 대책부터 수립해야" 

군산시 오식도동 새만금산업단지 내 이차전지 제조업체인 '천보BLS 공장'에서 한달새 연거푸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 가운데 주민 안전보건 대책부터 수립하라는 시민사회·노동단체들의 촉구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전북건강과생명을지키는사람들은 15일 논평을 내고 “지난 14일 군산의 이차전지 업체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전체 시설에 대한 가동 중지 명령과 사고 대응 시스템을 점검할 것”을 촉구했다.

“두 차례 가스 유출...사고 발생 시 지역 주민 고지와 대피 체계 구축하라“

군산시 오식도동 새만금 산업단지에 입주한 천보BLS에서 지난 14일 두 번째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사진=전북소방본부 제공)
군산시 오식도동 새만금 산업단지에 입주한 천보BLS에서 지난 14일 두 번째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사진=전북소방본부 제공)

단체는 이어 "고용노동부와 환경부 그리고 새만금개발청, 전라북도, 군산시는 사고 발생 시 지역 주민 고지와 대피 체계를 구축하라"며 "민관산이 참여하는 합동검증위원회를 구성하여 해당 공장이 직접 참여해 지역 주민 알권리 정보를 제공하여 사고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해 줄 것"을 요구했다.

또한 "지난달 18일 천보BLS 군산공장에서 시험가동 중 염소 누출사고가 발생한 지 27일 만에 다시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두 차례의 사고는 이차전지 특구를 위해 전라북도와 군산시, 기업, 시민들이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악재이자 찬물을 끼얹는 일"이라며 "해당 공장은 위험 물질을 다루는 사업장인 만큼 사고 발생 원인 규명을 철저히 하고 설비 전체 점검과 사고 발생 시 지역 주민 고지와 대피 체계를 구축하라"고 강조했다. 

이날 군산환경운동연합도 "시운전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잦은 사고가 발생한다면 똑같은 유형의 공장이나 기업들이 연쇄적으로 들어왔을 때 그 위험성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이 커지는 것 아니냐“며 ”“보다 철저한 안전 대책부터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너도나도 장밋빛 청사진...빛 좋은 개살구에 속은 게 한 두 번 아니다” 

지난달 18일에도 '천보BLS'에서 염소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사진=군산소방서 제공)
지난달 18일에도 '천보BLS'에서 염소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사진=군산소방서 제공)

이날 민주노총 전북본부도 성명을 통해 "지난달 염소가스 누출로 물의를 빚은 공장에서 또다시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며 "전라북도는 즉시 이차전지 산업의 유해 요인을 점검하고 노동자‧주민 안전보건 대책부터 수립하라"고 경고했다. 

이어 전북본부는 "최근 전자산업이 확대되는 만큼 공장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의 종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며 "이들 화학물질의 유해성 정보는 지극히 제한적으로 알려져 있고 직업병 문제는 중요한 사회적 의제로 대두되어 왔다"고 강조했다. 

또한 "화학물질 사용의 안전보건 문제는 일차적으로 노동자‧주민의 알권리 제한에서 비롯한다"며 "이번에 연달아 발생한 이차전지 공장의 가스 누출 사고는 이런 우려가 기우가 아님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전북도·정치권, 하루가 멀다 하고 이차전지 외치더니...노동자‧도민에게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가 15일 발표한 성명서 일부(갈무리)

전북본부는 특히 “전라북도와 정치권은 하루가 멀다 하고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을 외치고 있다”며 “너도나도 장밋빛 청사진을 그리지만 도민들이 그런 빛 좋은 개살구에 속은 게 한 두 번이 아니다. 특히 중국 자본과 합작하여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진 음극재 생산 공장은 고온에서 유기용매를 사용하기 때문에 탄소 배출과 환경오염이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각종 화학물질은 노동자와 지역 주민들의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지만 전라북도의 대책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김관영 지사는 13일 ‘안전한 전라북도’ 비전선포식을 개최했으나 도지사가 앞장서서 환경규제 완화를 외치는 이상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안전보건 대책을 수립할 리 만무하다”면서 “‘안전한 전라북도’는 기업 안전 규제, 노동자 알권리와 노동권 보장에서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이차전지 산업의 명과 암을 따지지 않는 ‘묻지마 유치’는 전라북도 노동자‧도민에게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며 “전라북도는 즉시 이차전지 산업의 유해 요인을 점검하고 노동자‧주민 안전보건 대책부터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천보BLS 공장에서 지난달 18일 염소가스 누출 사고에 이어 14일 또 다시 가스가 누출된 가운데 소방당국은 용기가 폭발하며 화학물질이 유출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번에 누출된 가스는 클로로에틸렌 카보네이트 2톤가량으로 현장 조사를 진행한 소방당국과 익산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는 3.5톤 규모의 탱크가 열리면서 가스가 누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가스 누출 사고 이후 화학물질이 담긴 용기의 뚜껑 부분이 심하게 부서지고 주변 배관이 꺾이는 등 천장은 날아간 것으로 보아 이차전지 소재를 만드는 천보BLS 군산공장에서 용기가 폭발하며 화학물질이 유출된 것으로 현장 조사 결과 드러났다.

“조사 결과에 따라 가동 중지 등 행정 조치 계획”

공장 측도 용기 압력이 높아지면서 뚜껑이 터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유출량과 정확한 폭발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환경부는 전체 공정 가동 중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 설립 허가를 내준 새만금개발청도 조사 결과에 따라 공장 등록 취소까지 검토하기로 했다. 

천보BLS에서는 한 달 전에도 유해 화학물질인 염소 4kg이 유출됐다. 더구나 지난달달 18일 천보BLS에서 발생한 누출 사고도 현재까지 명확한 원인 파악이 안된 상태여서 해당 공정은 가동 중단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익산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천보BLS에 전 공정 가동을 중단하고 사고 원인 등에 대해 자체 조사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익산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 천보BLS에 대한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행정적인 조치를 내릴 계획이라고 밝혀 결과가 주목된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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