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휠체어사이클' 국토 종단기⑦

'손으로 국토 종단' 6일째, 그간 300여km를 주행한 종단팀은 후반기 중 하루는 날씨와 고갈된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짧은 거리를 주행 하기로 한 날로 정읍에서 장성까지 주행해 늦은 점심 후 삼삼오오 커피를 즐기는 등의 여유를 즐기기 시작했다.

감기와 배뇨 문제로 어려움을 겪은 센터장, 자전거로 긴 거리를 라이딩하며 힘든 오르막을 만날 때마다‘어깨 밀기’, ‘끌기’ 등으로 휠체어 주자를 도와야 하는 퇴직 경찰관 김종후(62. 참고: [좋은뉴스] 이발 봉사로 사랑 전하는 '가위손 경찰관' 이하 대장이라 칭한다), 양병수(58, 전주예수병원 시설과), 김종윤(전주예수병원 시설과) 삼형제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정도 천년 전주-나주 종주'에도 함께한 이들은 도움이 필요한 휠체어 주자를 척척 알아내 도울 정도여서 팀에서 ‘삼형제로 통한다.

지친 모두에게 꿀 같은 휴식이 기다리고 있던 때, "사이클 두 대와 삼형제가 타야해서 자리가 없으니 가려면 트럭을 이용하세요" 라고 휠체어리프트가 장착된 승합차로 이동을 돕고 대열의 후방을 든든하게 지키는 ㅇㅇㅇ(57. 전사이클 국가대표 출신의 주부로 극구 익명을 요구) 씨가 필자에게 한 말이다.
종단 5일차 있었던 사이클 전복 사고로 대체 사이클을 가져오느라 권성환(57. 3번 주자-이하 성환씨로 칭하기로 한다) 씨는 김제-신태인 간 20여km를 주행을 못하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모처럼 모두가 휴식을 즐기는 시간에 성환 씨의 사이클과 대장의 사이클, 지친 삼형제가 다시 승합차를 이동해 김제까지 70여km를 함께 되돌어 가야만 했던 것이다.

공무원 수험생 시절에 만나(오마이 뉴스 기사 "아내에게 어울리는 남자가 되려 공무원 도전했어요" 참조)를 개재하기도 하며 오랫동안 마음을 나눠온 사이기에 홀로 주행 하는 성환 씨와 꼭 함께 하고 싶었다.
거기에 대체 사이클을 함께 가지러간 우리 의도와 다르게 먼저 출발한 일행으로 상심에 빠진 성환 씨와 “다함께, 무사히, 끝까지!”라는 구호가 무색해지는 중차대한 사태의 수습책을 함께 상의했기에 그의 주행을 지켜보고 팀원들과 독자들에게 그 생생하게 전달해야 하려는 욕심으로 과속까지 마다하지 않았던 것이다.
생각해보면 그의 집과 가까운 곳에서 일어난 전복 사고, 종단을 준비하며 구입한 장비로 바로 대체 가능한 사이클이 그 집에 있었고, 제외된 코스를 홀로 주행 할 시간이 있는 일정까지 모든 상황이 누군가 절묘하개 안배한 상황이란 생각이 든 필자는 “종착점에서 성환 씨가 펼칠 ‘인생 세러머니'가 하나님 보시기에 합당해 하나님이 엄한 계획과 안배가 엄하게 작동하는 것 같다"란 말을 끝으로 했다.

아침 일찍 센터장과 상의 후 일과가 끝난 시간에 예의 삼형제와 함께 승합차를 이용해 김제-시태인역 구간을 홀로 주행하기로 한 것이고 뒤늦게 필자는 알게 된 것이다.

남에게 신세지는 것을 극히 싫어하는 성환 씨는 시작부터 질주를 시작해 쉬지않고 무한질주를 해대고 있었다. 경광등을 얹은 승합차가 앞장을 서고 경험이 많아 길을 잘 알고 전기 자전거와 전자 호루라기를 갖춘 ‘대장님’이 라이더로 곁을 지켰고 삼형제의 막내 종윤 씨가 운전하는 트럭에 필자가 동승해 후미를 지켰다.
오르막에서 지원을 위해 대장님이 선도해가야 하는데 워낙 빠르게 질주하는 성환 씨로 대장님이 줄곧 그의 뒤를 따르는 보기드문 상황도 펼쳐졌다.

쉴 생각없이 무한질주하는 성환 씨는 결국 내일의 주행을 걱정한 대장님이 호루라기와 수신호로 일행을 멈추게 하고 확인해보니 13km를 내쳐 달린 후에 10여분 숨을 고르고 신태인 역에 도착하니 주행 시간 50분이 걸렸다.
시속 20km가 넘는 경이적인 기록으로 팀은 두시간 남짓 걸렸다 했다. 근육질인 그의 상체의 근육들이 있는대로 성질을 내고 있어 언제나 듬직한 그가 오늘따라 더 듬직해 보였다.

저녁 시간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필자가 “오늘 주행의 MVP는 단연코 권성환 씨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이번 국토 종단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는 중차대한 상황을 맞아 이를 슬기롭게 해결해 ‘손으로 국토 종단’의 순항에 큰 기여를 했고 자칫 팀이 분열 할 수 있는 상황을 팀이 단합하고 하나 되는 계기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라고 말했다.
그러자 팀원들은 큰 박수와 환호로 격하게 공감을 표했다. ‘배신감을 느꼈다“고 표현 할 만큼 크게 상심한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찾아 무한질주로 국토 종단에 나선 이후 최대의 위기 상활을 단합하는 계기로 일순간에 탈바꿈시킨 우리의 성환 씨로 인해 ‘손으로 국토 종단'은 오늘도 순항 중이다.(계속)
/서치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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