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자신이 창업한 회사와 관련한 비리 혐의로 세 번째 구속된 이상직 전 국회의원이 이스타항공에 500억원대 재산상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열린 항소심 재판에서도 원심과 같은 징역 6년을 선고 받았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백강진 부장판사)는 7일 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의원의 항소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했다.
또 재판부는 이날 범행에 가담한 이 전 의원의 친조카이자 이스타항공의 재무팀장이었던 이모 씨에게는 같은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하고, 최종구 이스타항공 전 대표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공동 피고인 2명도 징역 6월∼2년 6월에 집행유예 2∼3년이 유지됐다.
"수많은 사람들 생계 기업, 노골적으로 사익 위해 행동...엄중 처벌 필요"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스타항공 최고 경영자로서 기본적인 책임과 역할을 저버리고 그룹 내 막강한 권력을 이용해 사적 이득을 취했다"며 "수많은 사람들의 생계가 달린 기업을 전적으로 경영한 피고인이 노골적으로 사익을 위해 행동해 기업의 경영 부실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또한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스타항공 그룹의 창업자이자 총수로 절대적 권한과 지배력으로 기업을 사유화하는 등 이스타항공의 주식을 저가에 매도해 주식 거래의 공정성을 해쳤다"고 강조했다.
특히 재판부는 "피고인이 일부 횡령 범행에 대해서 다른 범행을 통한 돌려막기 방식으로 변제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경영 부실로 이어져 주주, 채권자뿐만 아니라 아무런 잘못없는 선량한 직원들에게까지 피해가 전가됐다"며 "최고 경영자로서 투명하고 합리적인 기업 경영과 기본적인 사회적 책임 역할이 기대되는 자임에도 이를 배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주주와 채권자, 궁극적으로는 성실하게 임무를 수행한 직원들이 큰 피해를 받았다"면서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이스타항공 관련 세 번째 구속...검찰, 징역 10년 선고·554억원 추징 요구
이 전 의원은 2015년 11월 이스타항공 계열사가 보유한 544억원 상당의 이스타항공 주식을 자녀가 소유한 이스타홀딩스에 105억원 상당에 매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한 주당 1만원대인 이스타항공 주식을 현저히 낮은 가격인 2,000원으로 거래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 이스타항공 계열사를 통해 이스타항공에 대한 부실채권을 취득해 채권의 가치를 부당하게 상향 평가한 후, 당초 변제기일보다 조기에 상환받아 56억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혐의도 있다.
이어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이스타항공 계열사의 자금 약 59억원을 개인 변호사 비용, 생활비 등 용도로 임의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이 전 의원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하고 554억원을 추징할 것을 재판부에 요구했다.
한편 이 전 의원은 지난 10월 15일 이스타항공 채용에 부정하게 관여한 혐의로 구속돼 이스타항공 관련 사건으로 세 번째 구속되는 기록을 남겼다. 이 전 의원의 첫 번째 구속은 지난해 4월 28일로 당시 검찰은 550억원대 이스타항공 횡령·배임 사건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국회는 이 전 의원(당시 현역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가결시켰다.
120여명 부정 채용 '판도라 상자' 아직 남아 있어
이후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이 전 의원은 1심 판결 전 구속 기한(6개월) 만료가 임박한 상황에서 지난해 10월 28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구속기소 된 지 168일 만이었다. 그러나 올해 1월 12일 징역 6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가 6월 30일 다시 보석으로 풀려났다. 하지만 이스타항공 550억원대 횡령·배임 사건 항소심 선고가 예정된 11월 25일을 한 달여 남겨두고 이스타항공 부정 채용 혐의로 구속되면서 이스타항공과 관련해 세 번째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특히 이스타항공 채용 과정에서 청탁을 하거나 청탁 조건으로 뇌물을 제공한 혐의자들이 상당수에 달해 대상 인물들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이 지난 2015년 말부터 2019년 초까지 이스타항공 승무원 채용과정에서 120여명을 부정 채용시킨 것으로 보고 수사에 집중해 온 것으로 알렸다.
검찰은 무엇보다 이들이 채용 과정에서 기준 미달인 지원자를 합격시켜 회사 업무를 방해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검찰은 이 전 의원과 최종구 전 이스타항공 대표가 외압을 행사해 채용 기준에 미달한 지원자를 100명 넘게 뽑은 것으로 보고 이스타항공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채용 서류들을 확인하는 등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 '타이이스타젯 수사'도 집중...거센 후폭풍 예고

이 중에는 현직 광역단체장과 전직 국회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이 청탁자로 거론되면서 수사 결과에 따라 큰 파장이 예상된다. 검찰은 구속 상태인 이 전 의원과 최 전 대표 등을 상대로 청탁 관련자들과 뇌물 전달자 등을 집중적으로 수사할 방침이어서 해당 인물들이 구체적으로 밝혀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외에도 70억원대 타이이스타젯 횡령·배임 사건 수사에도 집중하고 있는 전주지검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의 취업 특혜 의혹과 타이이스타젯 횡령·배임의 연관성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 역시 수사 결과에 따라 거센 후퐁푹이 예고되고 있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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