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이슈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장수군수 선거과정에서 금품을 전달한 의혹을 받던 60대 남성이 극단적 선택 시도 사흘 만에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29일 전북경찰과 전북대병원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2시쯤 장수군 산서면의 한 야산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A씨(61)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에 의해 남원의료원에 이송됐다가 다시 전북대병원으로 옮겨졌지만 28일 오후 3시께 전북대병원에서 끝내 사망했다. 

현금 제공 의혹 받던 남성, 극단 선택 사흘 만에 숨져...철저한 수사 필요 

전북경찰청 전경
전북경찰청 전경

숨진 A씨는 지난 23일 장수군의 한 유권자에게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부탁하며 현금 20만원을 건넸다는 의혹을 받았다. 앞서 전주MBC는 24일 ‘장수군수 후보들의 금권선거 의혹’의 기사에서 “지난 23일 아침 장수의 한 마을 어귀로 트럭 한 대가 들어오더니 트럭에서 내린 A씨가 B씨를 찾아와 20만원을 건넸다”면서 “A씨는 돈을 건네며 '장영수 좀 도와줘'라고 말한 뒤 뒤돌아서서 나갔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날 방송은 기사에서 “B씨는 선거 관련 금품임을 인지한 뒤 A씨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A씨는 '그냥 받아두라'는 식으로 말을 했다”고 덧붙여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장영수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이날 방송과 인터뷰에서 "캠프와 전혀 무관하다“고 밝혔지만 다음 날인 24일 A씨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어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해 보인다. 

"청정 장수지역 선거로 혼탁...선관위·경찰 뭐하나?" 

이처럼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권자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돈 선거' 부작용이 만연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면서 지역사회에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3명의 후보가 출마한 장수군수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최훈식 후보 측 선거운동원은 자신의 차량 안에서 5000여만원의 뭉칫돈이 발견돼 경찰이 구속 수사 중이다. 또 무소속 장영수 후보 측 역시 지지자 A씨가 ‘잘 봐달라’며 현금 20만원을 주민에게 건넸다가 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는 등 널리 알려지자 극단적 선택을 해 파장이 더욱 크다. 

이와 관련해 장수군 농민회와 장수 YMCA 등 9개 시민사회단체는 26일 오전 11시 장수군청 앞에서 돈 선거 규탄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장수군민 궐기대회를 열고 관련 후보들과 관계 당국을 규탄했다. 

이날 모인 단체 대표들은 “돈을 제공한 사람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상황이 벌어졌는데도 이를 무겁게 책임져야 할 후보 측은 꼬리 자르기와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청정 장수지역에서 돈 선거가 판치는데도 선거관리위원회와 사법당국이 구경만 하고 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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