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큐레이션] 2022년 5월 12일

5·18 민주화운동이 올해로 42주년을 맞는다. 한국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이자, 아이러니하게도 한국 민주화의 획기적인 디딤돌이 된 민주화운동이 다행히도 이제야 역사의 제자리를 찾는 듯하지만 미완의 과제들이 여전히 산적하다.

수많은 시민들이 희생된 민중항쟁이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왜곡되고 그 가치가 축소됐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이자 민주화를 향한 긴 도정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1980년 5월 민중항쟁의 첫 도화선이었던 전북지역은 그동안 광주에 묻혀 기념행사가 전무 하다시피 했다. 

전북 5·18 민주화운동 첫 희생지역 불구 소극적...광주 예속 

전북대 이세종 광장에 있는 고 이세종 열사 영정사진
전북대 이세종 광장에 있는 고 이세종 열사 영정사진

언론들도 광주와 전남지역 언론들이 해마다 5월이 되면 5·18 정신을 되살리며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한 각종 행사에 적극적인 관심을 유도하며 많은 지면과 영상을 할애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지만 전북지역 언론들은 지면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소극적이었다. 

지자체 등 행정과 지역 정치권, 지역 언론들의 소극적인 태도로 인해 전북은 5·18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한낱 변방이라고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지금도 많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전북은 5·18과 직접 관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민중항쟁의 발화지점이었음을 여러 자료와 기록들에서 찾아볼 수 있다. 5·18 민주화운동의 첫 희생자가 전북대학교 고 이세종 열사라는 사실도 최근에야 조명되고 알려지기 시작했다. 

42주년 행사 첫 학술제 전북에서 개최, 큰 의미

전북대에 위치한 고 이세종 열사 추모비
전북대에 위치한 고 이세종 열사 추모비

그런데 이제야 5·18 민주화운동 42주년을 맞아 전북에서도 5·18 전국 최초 희생자인 이세종 열사 추모식은 물론 전북에서는 처음으로 5·18 학술제가 열릴 예정이어서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5·18 민중항쟁기념 전북행사위원회는 오는 14부터 20일까지 전북대학교를 중심으로 각종 행사를 진행한다고 11일 밝혔다. ‘오월, 진실의 힘으로! 시대의 빛으로!’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14일 오후 2시부터 전주시청 앞 노송광장에서 제4회 5·18 청소년 가요제로 문을 연다. 

5·18 민중항쟁 전북기념식·이세종 열사 추모식 등 다양

              5·18 민중항쟁기념 전북행사위원회 제공
              5·18 민중항쟁기념 전북행사위원회 제공

또 17일 오후 5시에는 전북대 이세종 열사 추모비 앞에서 전북대와 전북대 총동창회, 전북대 총학생회 등이 공동 주관으로 ‘제42주년 5·18 민중항쟁 전북기념식과 이세종 열사 추모식'이 열린다. 이날 기념식에선 추모 영상물 상영과 녹두꽃시민합창단 및 청소년 가요제 우승팀의 기념 문화공연도 진행된다. 

이어 20일 오후 2시에는 전북대 박물관 강당에서 제42주년 5·18 민중항쟁 기념학술제가 열린다. 도내에서 첫 실시되는 이번 학술제는 5·18 민중항쟁을 특정 지역에 묶어 지역적 사건으로 한정하려는 시도를 극복하고 전국화의 노력에 힘을 보태기 위해 기획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학술제는 ‘5·18 첫 희생자 이세종과 전북지역 5월 항쟁’이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박대길 전북대 문화융복합아카이빙연구소 전문연구원이 ‘전북의 민주화 운동에서 5.18의 의미와 역할 조명’, 김정원 전북대 사회학과 계약 교수가 ‘5월 항쟁의 지평 확대를 위한 전북지역 기억 투쟁 - 5·18 첫 희생자 이세종을 중심으로’란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전북과 5·18 관계 각인시키고 널리 알릴 수 있는 출발점...큰 의미 

또 추모 기간 각 행사장에서는 ‘5·18 전북 사진전’이 열린다. 이 사진전에서는 1980년 4∼5월 신군부 세력에 맞섰던 전북지역 민주화운동과 이세종 열사의 유품, 전북대 제1학생회관(최초의 희생자 발생지), 당시 신문 보도 등이 사진으로 제작 전시된다.

이밖에 16일부터 6월 30일까지는 ‘이세종 열사 유품 사진 전시회’가 전북대 박물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 열사가 사망 당시 입고 있었던 피 절은 속옷과 겉옷을 비롯 사망확인서, 전북대 입시 수험증 등을 찍은 사진들이 전시된다. 이 열사의 유품은 현재 전북대 박물관에 30여 점이 보관돼 있다. 

5월 민중항쟁의 전국 최초 희생자인 이세종 열사 추모식과 함께 전북에서 처음으로 5·18 학술제가 열리는 42주년 민주화운동 기념일은 전북과 5·18의 관계를 다시 각인시키고 널리 알릴 수 있는 새로운 출발선이란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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