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관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전북의 5·18' 다큐멘터리 장편 영화 제작
-텀블벅에서 크라우드 펀딩 진행

1980년 5월 27일 전주 신흥고 학생들의 시위 모습.
1980년 5월 27일 전주 신흥고 학생들의 시위 모습.

1980년 5·18 민주화운동의 마지막 날인 5월 27일까지도 전북 민주화운동의 불꽃은 꺼지지 않았다.

전주 신흥고등학교(신흥고) 학생들은 포기하지 않고 방송실을 점거하여 호소문을 읽고 ‘계엄 철폐’와 ‘전두환 타도’를 외치며 시위를 전개한다.

결국 학교를 장악한 계엄군으로 인해 학교는 혼란에 빠지고 학생 시위를 돕던 교사들은 구속되고 주도 학생들은 학교로 돌아오지 못하게 된다. 

다큐 영화 포스터.
다큐 영화 포스터.

1980년 5월. 전주 신흥고 학생들이 민주화운동에 나섰던 배경과 당시 긴박하고 가슴 조였던 상황들, 또 40년 만에 이루어진 당시 학생들과 교사들의 화해를 담은 대화들이  한 편의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된다. 

20여년간 독립 PD, 독립다큐 감독, 미디어 교육자 등으로 활동해 온 김종관 감독(스튜디오메이 대표)은 2018년부터 기획하고 제작해온 '5·27 전주 다큐멘터리'를 장편 다큐 영화로 완성할 계획이다.

그는 광주 5·18뿐 아니라 조명된 적이 없는 다른 지역의 민주화운동을 취재해왔다. 그렇게 알게 된 것이 5월 27일 김 감독의 고향인 전주의 한 학교, 바로 신흥고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이다.

"고교생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 교사와 화해 다룬 1시간 30분 분량 다큐 제작" 

김 감독은 "당시 시위에 참가했던 신흥고 학생들의 입장과 어린 제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반대 편에 설 수 밖에 없었던 교사들 사이의 오해와 앙금, 그리고 40년만의 대화, 유혈 진압을 하지 않은 전북 계엄군 이야기를 추가로 취재해 지역 현대사의 가슴 아픈 이야기와 화해를 다룬 1시간 30분 분량의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로 완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큐 영화를 위해 취재 중인 김종관 감독.
다큐 영화를 위해 취재 중인 김종관 감독.

1980년 5월 18일 직후 전주시내 거리에서 목숨을 걸고 '광주살육작전' 유인물을 배포하고 민주화를 외친 사람들이 있었다. 한상열 고백교회 목사, 노동길 전 도의원, 이승희 씨 등이 바로 이들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건 바로 신흥고등학교 학생들의 시위이다.

5·18 이후 이뤄진 전국 최초의 신흥고 시위는 5월 27일 발생했다. 당시 고교생이었던 이강희 씨, 이우봉 씨 등은 구속되면서 제적됐다 13년 만인 지난 1994년 2월에야 명예 졸업장을 받았다. 

[관련 기사] 전북, 5·18 민중항쟁 발화지점...최초 '희생자' 이세종 열사, 역사 뒤안길 묻힐 뻔 

5·18 이후 이뤄진 전국 최초의 신흥고 시위, 당시에도 지역언론들 '침묵' 

그러나 당시 엄혹한 군부 통제 등으로 전북지역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내용들이 언론에 거의 보도되지 않고 묻혀지고 잊혀졌다. 

그 당시 전북지역 언론들은 학생과 시민들의 처절하고 치열했던 민주화 운동을 그저 바라만 보며 침묵으로 외면한 것이다.

1980년 당시 전주 신흥고 상황을 취재하고 있는 김 감독(좌측). 
1980년 당시 전주 신흥고 상황을 취재하고 있는 김 감독(좌측). 

이와 관련해 김 감독은 "영화 제작을 위한 취재 과정에서 알게된 일이지만 당시 상황이 언론, 특히 방송에 거의 보도되지 않은 자료들이 너무 많아 가슴이 아프다"며 "지금도 일부 방송사에는 당시 보도되지 않았던 육성 테이프 등 많은 기록들이 남아 있어 그 당시 보도하지 못했던 암울한 상황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현재의 전주 신흥고 운동장 모습.
현재의 전주 신흥고 운동장 모습.

영화 제작비 크라우드 편딩, 527만원 목표 

한편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추가 취재와 상영을 위해 제작비를 크라우드 펀딩으로 모으고 있다.

영화 제작사인 '스튜디오메이' 관계자는 "총 527만원을 목표로 텀블벅(https://tumblbug.com/527)에서 후원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100%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 영화의 후원 마감은 오는 7월 24일이며, 내년 4월과 5월 사이에 시사회를 가질 계획이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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