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8일.

다시 그날이 돌아왔다. 어언 40주년을 맞는 날이다. 5·18 민주화운동이 어느덧 반세기를 향해가고 있다. 우리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이자 민주화를 향한 긴 도정의 출발점이기에 의미 있는 날이다.

그러나 1980년 민중항쟁 40주년을 맞는 지금도 ‘살육’을 주도했던 전두환과 측근들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그바람에 진상규명은 여전히 미완인 채로 남아 있다. 

또 다른 미완이자 의문은 광주와 인접한 전북에 대한 당시 상황이 제대로 조명되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5·18하면 광주만을 떠올리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이웃인 전북은 5·18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한낱 변방이라고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지금도 많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전북은 5·18과 직접 관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민중항쟁의 발화지점이었음을 여러 자료와 기록들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세종 열사는 전북대에서 발생한 5·18 첫 희생자임에도 오히려 지역과 언론들은 별 관심이 없다. 추모식 외에 다른 기사를 찾기 힘들다. 이마저 다루지 않는 언론이 많다.

의로운 열사의 뜻을 기리며 당시 의문의 죽음에 대한 진상을 제대로 규명하고 숭고한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지역 언론들은 관심조차 없는 듯하다. 그래서 해마다 이날이 오면 전북은 '5·18 변방'이란 소릴 듣게 되는지도 모른다.

오히려 광주에서 열리는 기념행사에 누가 참석할지에 온통 관심이 집중될 뿐, 진정성 있는 미완의 진상규명을 기획하고 조명한 곳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이 지역과 바로 인접해 있는 광주에서 발생한 전대미문의 참담한 살육사건이자 군부독재에 맞선 최대 민중항쟁이었다.

어찌 바로 인접한 지역 주민들의 참여와 희생이 없었겠는가? 5·18 도화선이 된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된 탓일까? 

이날 아침 많은 신문들 중 40주년을 맞는 5·18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는 지면을 찾기 힘들다. 냉랭하고 시큰둥한 반응이다. 그나마 다행히 전날 전북대에서 열린 이세종 열사 추모식 행사의 사진과 함께 관련 기사가 눈에 띌 정도이다.

전북일보와 전북도민일보는 17일 열린 40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 및 이세종 열사 추모식 행사를 1면에 실었다. 전북일보는 기사에서 “당시 이세종 열사의 사인은 단순 추락사로 발표됐지만 온몸에 구타로 인한 상흔이 분명했다”며 “이세종 열사의 죽음은 1998년 10월 광주 민주화 관련 보상심의회에서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사망자로 인정받으며 조금이나마 넋을 위로했다”고 1면에 비교적 상세히 섰다.

전북도민일보는 ‘전북 5.18 첫 희생자 이세종 열사 추모식’이란 제목의 사진기사를 1면에서 짧게 다뤘다. 대신 문재인 대통령의 전날 발언에 포커스를 가했다. 전라일보도 3면에서 ‘문 대통령 “5·18 발포명령자 진상 규명”’의 제목과 전날 대통령 발언을 다루었다.

새전북신문은 ‘40주년 맞은 5.18…광주 찾는 민주당’의 제목과 기사를 3면에서 다뤘다. “이해찬 대표, 지도부, 전북지역 당선인 등 21대 당선인들이 오늘 광주에 집결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전민일보도 3면에서 비슷한 기사를 썼다.

‘국가지도자 400명, 오늘 광주 총집결’이라 제목의 기사에서 “민주당을 비롯 각 정당 지도부 등 국가지도자급 400명은 오늘 광주에 총 집결한다”며 “이들은 5·18민주화운동 제40주년 기념식 참석, 민주묘지 참배 등을 하며 민주당의 경우 광주 현장에서 최고위원 회의를 가진다”고 서울발 기사를 하단 박스로 다뤘다.

5·18 당시 첫 희생자가 발생한 지역치고는 지역 언론들의 5·18 40주년에 대한 관심이 그리 크지 않음을 읽을 수 있다.

서울에선 이날로 발행 10000일을 맞는 한겨레가 1면과 4면에서 ‘‘전두환 최측근, 5·18 작전 개입’ 문건 나왔다‘는 제목의 단독기사와 함께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전두환과 측근들의 무장군 헬기 시민사격 등 학살주범 규명을 위해 다가갔다. 경향신문도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획 시리즈’를 통해 증언을 통한 진상규명에 노력했다.

광주와 전남지역은 달랐다. 1면에서부터 전 지면을 할애한 곳도 눈에 띈다.  광주일보는 ‘5 18 최후 항쟁지 도청서 40년 만에 부르는 임 행진곡’이란 제목의 1면 기사에서부터 거의 전면에 관련 기사를 다루었다.

무등일보는 ‘40년을 밝혀온 5·18···광주는 아직도 아프다’는 1면 타이틀과 함께 13면까지 연속 특집기사로 채웠다.  신문은 기사에서 “아직도 '오월 광주'는 해결되지 않았다. 그래서 볼혹의 나이가 되어 또다시 우리 곁에 온 5월 광주는 여전히 아프다”며 “역사 왜곡 바로잡기와 진상규명이 시대적 과제로 떠오르는 이유”라고 썼다.

전남매일은 ‘감춰진 진실 왜곡되는 역사…끝나지 않은 고통’의 1면 기사에서 “숭고한 5월 정신은 신군부의 탄압과 억압에 이은 보수세력의 역사왜곡 폄훼로 매도당했지만, 굴하지 않은 투쟁으로 현대 민주주의가 지향해야 할 정신적인 지표로 작용하고 있다. 1980년 5월 광주를 뒤덮었던 초연은 사라졌지만, 치열한 그 날의 행진은 40년이 지난 지금 광주에서 계속되고 있다”고 썼다.

신문은 1면에서 8면까지 5월정신 계승과 진상규명에 관한 기사로 가득 채웠다.

다음은 5·18 40주년을 맞는 날 아침, 전북과 광주·전남지역 주요 신문의 1면 기사 제목들이다.

전북일보

대한리무진 인천공항 버스 독점운행 ‘종결’

“5·18 발포 명령자 진상 규명돼야”

"민주주의 수호 위한 숭고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전북도민일보

임실-전주-인천공항 시외버스 운행 최종 확정

공공의대법 결국 ‘좌초’ 21대 국회로 공 넘어가

전북 5.18 첫 희생자 이세종 열사 추모식

文대통령 "5.18 발포 명령자 진상 규명해야"

전라일보

낯설은 온라인 개학 혼돈 질병대응 수업 개선 과제

전북 바이오-미래차산업 속도내야

“전주 한옥마을 관광트램 경제성 충분”

새전북신문

`포스트 코로나', 투자보조금 60% 늘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공공의대법 처리 없던일로

군산에 ′고산사(高山寺)′가 있었다

광주일보

5 18 최후 항쟁지 도청서 40년 만에 부르는 임 행진곡

5·18 특집 지면 안내 : 

2030세대에 듣는5 18과 광주 ▶2면

문재인 대통령 인터뷰 ▶3면

대한민국역사박물관40주년 특별전 ▶5면

풀어야 할5 18 미완의 과제 ▶6 7면

옛 전남도청 앞 분수대 광장은 5 18 항 5 18 일기장 사진으로 본5 18 ▶8 9면

무등일보

40년을 밝혀온 5·18···광주는 아직도 아프다

5·18 40주년 특집 지면 안내(2,3,4,5,6,7,8,9,10,11,12,13면)

전남매일

감춰진 진실 왜곡되는 역사…끝나지 않은 ‘고통’

“오늘 조기게양 동참을”

광주매일

광주는 아직도 ‘그날의 진실’에 목마르다

특집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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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소리>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