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40주년은 지역 언론의 환경감시와 상관조정 기능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   

40주년 기념행사가 인근 광주시에서 화려하게 개최된 가운데 5·18 최초 희생자와 최초 고교 시위 발생 지역인 전북은 올해도 ‘오월 정신’과 '오월 항쟁‘을 계승하는 자치단체의 제대로 된 행사 하나 없이 초라하게 보냈다.

전북의 대부분 정치인들과 일부 자치단체장까지 광주를 방문하거나 광주를 바라보며 맞이하는 5·18이 올해도 어김없이 되풀이 됐다.

최초 희생자인 이세종 열사와 전국에서 유일하게 시위에 나선 전주 신흥고 외에도 5·18 민주유공자가 130여 명인 전북은 5월 항쟁의 역사적 흐름 속에 깊게 자리하고 있지만, 기념사업 하나 없이 광주의 변방 또는 들러리에 머물고 있어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더하게 한다.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정치인사들과 올해는 전국 시·도지사로 구성된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까지 18일 광주에서 총회가 열려 화려한 기념식이 열린 광주를 마냥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전북, 지역언론은 어떤 보도를 했을지 궁금하다.

18일 저녁 방송과 19일 아침 신문을 톺아본다.

그나마 다행히 지역 신문들과는 달리 저녁 지상파 방송사들이 '전북과 5월 항쟁'을 심층적으로 조명해 5·18 40주년의 상관조정 기능이 돋보였다. 

먼저 ‘전북의 5월 항쟁 제대로 규명해야’란 연속 기획기사를 내보낸 JTV 전주방송 보도가 시선을 끌었다. 5·18 40주년을 맞아 민간단체나 자치단체의 지원 없이 소외되고 점점 역사의 뒤안길로 묻혀가는 ‘전북의 5·18’을 연속 보도함으로써 관심을 갖게 했다.

기사는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전북의 5·18을 되돌아보았다. 당시 증언을 생생하게 전하면서 “하지만 전북의 5·18 항쟁을 체계화해 역사에 남기기 위한 단체나 자치단체의 지원은 없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기사는 또 최초 희생자인 이세종 열사와 전국에서 유일하게 시위에 나선 전주 신흥고를 조명하고 마지막 편에선 “40년 전 5월, 민주화를 외치면서 신군부에 맞선 전북도민의 항쟁을 제대로 조명하고 정립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마무리했다.

KBS 전주총국도 이날 ‘5·18 40주기…당시 전북의 민주화 열망은?’이란 보도를 통해 5·18 민주화운동의 도화선이 된 전북대 이세종 열사의 희생을 비롯해, 분연히 일어선 전주 신흥고 학생들의 당시 상황을 참가자들의 증언과 전주시내에서 펼쳐졌던 시위모습을 생생하게 전했다.

임희종 전주신흥고 교장은 KBS 전주총국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친구들이 그 고문 후유증으로 오래 고생하다 죽은 친구들이 몇 명 있다“며 ”그때 그 마음은 고스란히 우리에게 남아 있다"고 말해 '민주주의 수호에 한 치의 주저함도 두려움도 없었던 80년 5월, 전북의 젊은이들의 모습'을 떠오르게 했다.

전주MBC는 이날 ‘"광주만의 이야기 아냐" 5·18 이세종 열사’란 기획보도를 통해 전북과 5·18의 의미를 부각시켜 눈길을 끌었다.

기사는 “광주 현지에서는 국가적 기념식이 열렸는데, 사실 그 첫 희생자는 계엄군 폭력으로 숨진 전북대 이세종 열사”라고 밝힌 뒤 “전북의 민주화운동이 광주 못지 않게 상징성과 역사성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건데, 평가는 아쉽기만 하다”고 전했다.

이어서 "전북지역 최초 희생자였던 고 이세종 열사의 사망경위와 재조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당시 시위 참가자들과 목격자의 증언을 통해 보도했다. 전주MBC는 80년 5월 18일 전북대 학생회관에서 숨을 거둔 이세종 열사의 고등학교 후배였던 박병하 씨와 인터뷰를 통해 당시 상황을 복기했다.

이 뉴스는 “당시 계엄군은 이 열사가 진압을 피해 달아나다 옥상에서 추락사했다고 발표했지만, 연행된 뒤 조사 과정에서 본 부검 사진 속 이세종 열사는 온몸이 피멍으로 새파랗게 변해 있었다”며 “결국에 나는 산자로서 죄의식을 가지고 살고 있다”는 박 씨의 인터뷰를 통해 참담하고 암울했던 상황을 재현했다.

이어 “당시 부검의의 양심선언이 이어지면서 이세종 열사는 5.18 전국 최초의 희생자로 공식 인정받았지만, 40년이 지나도록 사망 경위와 책임자는 여전히 오리무중인 상황”이라며 “진상규명과 함께 도내 민주화 운동의 재조명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5·18 40주년을 맞아 전북지역 지상파 방송사들이 인근 광주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그 참상의 상징성과 역사성마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전북의 5월을 다시 되돌아보게 하고 조명해 준 것이어서 돋보였다.

5·18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고 미완의 과제를 풀어나가야 하는 곳은 전북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을 방송들이 지적해 준 것이다. 이날 방송사들이 보도한 기사는 다음과 같다.

KBS 전주총국

5·18 40주기…당시 전북의 민주화 열망은?

전주MBC

"광주만의 이야기 아냐" 5·18 이세종 열사

JTV 전주방송

전북의 5월 항쟁 제대로 규명해야(최종)

한편 지역신문들은 18일 광주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송하진 전북도지사 등 시·도지사 15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45차 총회를 1면에 나란히 클로즈업 시켰다. 특히 “동학농민혁명 정신이 전국 시·도지사가 채택한 공동성명서에 포함되면서, 향후 21대 국회서 헌법 개정 시 동학농민혁명 정신을 반영하는 데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질 전망”이라는 데 초점을 모았다.

또한 긴급재난지원금 현장 신청 첫 날 도내 주민센터 곳곳에서는 혼란이 빚어졌다는 기사들도 눈에 띈다. 재난지원금 업무 서버가 접속자 과부하로 멈춰서고 혼란이 가중된다는 기사들이 많이 등장했다.

전북일보는 1면 톱과 사설 등에서 “지원방식과 사용범위를 두고 전북도민들의 혼란과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며 “전북 14개 시군 자치단체별로 각각 선불카드나 지역상품권 중 하나를 정해 사용하도록 하는 등 지원방식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이 18일 부안지역 정관가를 겨냥한 성명을 통해 “노을대교(옛 부창대교)를 건설하면 람사르습지인 부안 고창 갯벌만 훼손될 게 뻔하다”며 “사업계획을 즉각 포기할 것”을 촉구한 기사도 일부 지면에 반영됐지만 관심 있게 지켜볼 내용이다.

다음은 19일 아침 전북지역 주요 신문의 1면 기사 제목들이다.

전북일보

사용범위·방식 시·군 편차 긴급재난지원금 불만 속출

"오월 정신은 우리 모두의 것”

전주 한옥마을 관광트램 타당성조사 ‘긍정’

“동학농민혁명 정신 헌법 전문에 포함해야”

전북도민일보

"동학농민혁명정신 헌법전문 포함돼야"

전국스포츠클럽 교류대회 전주서 열린다

"국가폭력 진상 반드시 밝혀야"

전북발전 위해 ‘하나된 힘’ 모으자

전라일보

"민주화 진상 규명 올바른 역사 기록"

동학혁명정신, 헌법 전문 포함 ‘한마음’

60명 이하 소규모 초중학교 20일 개학

새전북신문

명품소금 만든다더니...생계대책 세워라

전국스포츠클럽 교류대회, 올 가을 전주에서

"동학농민혁명 정신 헌법에 담자"

코로나19 음악으로 이겨냅시다

전북중앙신문

동학혁명 정신 헌법 전문에 실리나

클럽발확산 미뤄야 vs 수업차질 학교가야

60인이하 소규모학교-고3 내일 등교수업

전민일보

“동학 정신 헌법 전문에 포함해야”

문재인 대통령 “오월정신 계승 할 것”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현장신청 첫날, 서버 먹통에‘혼란’… 시민 불만 폭주

/<전북의소리>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