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잊을만하면 다시 떠오르게 하는 정치인, 의정활동 대신 구속·재판을 오가는 국회의원, 전주을 유권자들을 실망시킨 그는 바로 무소속 이상직 의원(전주을)이다. 이 이원이 정권 교체 시기에 다시 구설에 올랐다.

검찰이 최근 '이스타항공 부정채용' 의혹으로 이상직 무소속 의원 등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경찰 수사에 대해 재수사를 요청해 예사롭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경찰 “불송치”, 검찰 “노”...예사롭지 않은 '이상직 검찰 재수사'

7일 서울남부지검은 지난달 22일 경찰이 내린 이 의원과 최종구 전 이스타항공 대표 등의 '수뢰후부정처사 및 업무방해, 배임수재' 등 혐의에 대한 불송치 결정에 대한 사건 기록을 검토한 결과 '재수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서울 강서경찰서에 재수사를 요청하면서 구속 중인 이 의원에 관심이 다시 쏠리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2014년부터 2015년 사이에 최 전 대표 등과 함께 이스타항공 직원 및 승무원 채용 과정에서 인사팀에 특정 지원자 수십명을 추천하는 등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의혹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아왔다. 그런데 이 사건을 오랫동안 수사해 온 경찰은 "진위가 불분명한 언론보도 외에 피의자들의 혐의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불송치 이유를 밝혔다.

앞서 시민단체 사법고시준비생모임(사준모)은 "이 의원과 이스타항공 전·현직 대표가 2014년과 2015년 유력인사 청탁을 받아 승무원 수십 명을 부정채용했다"며 이 의원 등을 지난해 5월 고발했다. 

그런데 이 사건을 수사해 왔던 서울 강서경찰서는 업무방해와 수뢰 후 부정처사, 뇌물공여와 배임수증재 등 혐의로 고발된 이 의원과 최 대표 등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 처분했다. 

경찰은 부정채용을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고 봤다. 사건이 발생한 2014~2015년 당시 채용 업무를 담당했던 회사 인사팀 사무실이 이전한데다, 당시 컴퓨터도 가압류돼 행방을 찾을 수 없고, 이스타항공 내부 인트라넷망 역시 사용료를 내지 못해 접속할 수 없는 상태라 압수수색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경찰, 수사 의지 부족하다” 논란...사준모, 이의신청

이상직 의원
이상직 의원

경찰은 관련 내용을 보도했던 기자 역시 제보자 보호를 위해 요청자료에 대한 협조를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그러나 이에 대해 법조계 등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경찰의 수사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자 사준모 측은 "경찰의 무혐의 처분이 부당하다"며 지난달 28일 이의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사건이 다시 불거졌다. 

이 의원은 지난 1월 12일 전주지법에서 550억 원대 이스타항공 경영 비리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상 횡령·배임 혐의 등)로 징역 6년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전주지법 형사11부(재판장 강동원)는 이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의 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의원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횡령·배임 등 경제범죄 혐의 외에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

전주MBC 1월 30일 뉴스 영상 화면 캡처
전주MBC 1월 30일 뉴스 영상 화면 캡처

이 의원은 이스타항공과 그 계열사를 실소유하면서 회삿돈 53억여원을 빼돌리고 이 돈을 친형의 법원 공탁금, 딸이 몰던 포르쉐 보증금·렌트비·보험료, 해외 명품쇼핑 등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횡령·배임 금액을 555억원으로 산정했지만 재판부는 범행 금액을 약 70억원으로 봤다. 앞서 이 의원은 이런 혐의로 지난해 4월 28일 구속됐다가 184일 만인 그해 10월 28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하지만 이 의원에게는 또 다른 재판이 진행 중이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도 기소된 이 의원은 1월 26일 항소심에서 원심과 마찬가지로 당선 무효형인 징역 1년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두 건의 재판 외에도 그를 옥죄는 것은 또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전에 마무리하겠다던 윤미향·박덕흠·이상직 의원의 국회윤리위원회 제명 처리가 아직 남아 있다. 대선 이후로 넘기면서 '제 식구 감싸기'란 비난이 이어지고 있으나 언제 불거질지 모르는 뇌관이다.

설상가상으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검찰이 1년 6개월가량 수사해 온 문재인 대통령 사위 취업 특혜 의혹 사건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항간에 나돌던 재수사설이 다시 도마에 오르내리고 있다. 

정권 바뀌면서 불거지는 ‘타이이스타젯 사건’, 대형 뇌관 되나? 

타이이스타젯 항공기(자료사진)_
타이이스타젯 항공기(자료사진)_

이미 검찰 안팎에서는 "정권이 바뀌면서 타이이스타젯 관련 배임·횡령 사건에 대한 기소중지가 풀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타이이스타젯의 실소유주가 이상직 의원이라는 사실이 드러나게 되면 문 대통령 사위 취업 특혜 의혹 수사도 탄력을 받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타이이스타젯은 이 의원이 실소유주 의혹을 받는 태국 저비용 항공사로 전주지검은 현재 문 대통령 사위 서 모씨(40)의 특혜 채용 논란이 불거진 '타이이스타젯' 관련 고발 사건을 수사 중이다. 

그러나 검찰이 지난해 말 이스타항공 노조 측이 고발한 타이이스타젯 관련 배임·횡령 사건에 대해 '시한부 기소중지' 처분을 내리면서 문 대통령 사위 관련 수사도 흐지부지 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제 곧 정권이 바뀌면 수사가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박주현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전북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