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큐레이션] 2022년 3월 28일

군산형 일자리 참여 기업인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자동차 인수가 무산 위기에 처하면서 군산형 일자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쌍용차와 서울회생법원, 매각 주관사인 EY한영은 인수대금 3,049억원의 잔금인 2,743억여원이 납입 기한이던 지난 25일까지 입금되지 않아 지난 주말 협의를 거쳐 '계약 즉시 해지' 사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에디슨모터스, 쌍용차 계약 인수금 2천여억원 못내 끝내 불발 위기

중앙일보 3월 28일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중앙일보 3월 28일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에디슨모터스가 인수 대금 중 잔금 2,743억여원을 기한까지 납입하지 않아 계약 즉시 해지 사유가 발생함에 따라 쌍용차는 28일 에디슨모터스 측에 계약 해지 사실을 통보하고 이를 공시하기로 했다.

쌍용차 노동조합과 상거래 채권단이 인수합병을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에디슨 모터스는 자금 조달 방안 등을 모색해 쌍용차 인수를 위한 노력을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지만 암울한 분석과 전망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군산형 일자리를 위해 당초 약속했던 에디슨모터스의 추진 계획들이 제대로 이행될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서울에서 발행되는 주요 경제지들은 에디슨모터스의 이 같은 소식을 주말과 휴일 속보로 전하면서 “쌍용차와 에디슨모터스 측이 체결한 계약서에는 ‘에디슨모터스는 관계인 집회일(4월 1일) 5영업일 전인 3월 25일까지 인수대금 납입을 완료해야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그 즉시 계약이 해지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는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하면서 '인수 무산'을 기정사실화했다. 

또한 “계약 파기 원인은 에디슨모터스 측이 제공함에 따라 에디슨은 계약금 304억 8,000만원을 돌려받지 못하게 된다”는 내용도 눈에 띄었다.

“새 주인 찾기 실패한 쌍용차, 청산절차 밟을 수도”

한국경제 3월 28일 기사(홈페이지 캡처)
한국경제 3월 28일 기사(홈페이지 캡처)

에디슨모터스 측은 지난 18일 EY한영에 관계인 집회를 연기해 인수 절차를 계속 진행하겠다고 요청했지만 쌍용차와 EY한영은 법원과 논의해 “인수대금을 구하지 못한 것은 집회 연기 사유가 될 수 없다”며 25일 관계인 집회 연기 불가 공문을 발송했다. 그럼에도 에디슨모터스가 인수대금 잔금을 납입하지 않아 결국 계약이 파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다시 처음부터 주인을 찾아야 할 상황에 처했다. 앞서 쌍용차 노조도 23일 상거래 채권단과 같은 입장을 담은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노조는 “운영 자금 조달 계획이 비현실적이고 구체적이지 못하다며 에디슨모터스가 상거래 채권단을 설득하지 못할 경우 협력사들과 의견을 같이 하겠다”는 입장이다.

에디슨모터스의 인수가 무산되면 쌍용차는 다시 인수합병 절차를 진행해야 하며, 법원 허가를 받아 제한적인 경쟁입찰이나 수의계약으로 다시 인수합병을 추진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쌍용차 품은 에디슨모터스, 군산형 일자리 도움 기대된다'더니...어떻게 되나?

전북일보 2021년 8월 20일 홈페이지 초기 화면(캡처)
전북일보 2021년 8월 20일 홈페이지 초기 화면(캡처)

그러나 불과 5~7개월 전 “기업회생절차를 밟는 쌍용차의 우선 협상 대상자로 군산형 일자리 참여업체인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선정되면서 군산형 일자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전북지역 언론들의 보도와 달리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무산 소식은 군산지역은 물론 전북도민들에게 충격과 실망을 안겨주었다. 

지난해 10월 21일 전북도와 군산시 등은 “쌍용자동차 매각 주관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재무적투자자인 KCGI와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 에디슨모터스 자회사인 쎄미시스코 등이 참여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면서 “서울회생법원은 특별한 이유가 없을 경우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을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시 군산형일자리는 물론 판매망과 기술력 등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자 지역 언론들은 “기존 쌍용차 판매망을 그대로 이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에디슨모터스 차량의 판매 활로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쌍용차와 전기차 연구 기술을 공유하면서 기획모델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크게 반겼다.

“군산형 일자리 위해 300억 투자, 연간 2만 5천여대 생산” 자랑 

전북도민일보 2021년 10월 21일 기사(홈페이지 캠처)
전북도민일보 2021년 10월 21일 기사(홈페이지 캠처)

군산형 일자리 사업을 위해 에디슨모터스는 군산공장에 오는 2024년까지 302억원을 투자하고 257명의 고용계획으로 군산공장 임직원의 약 85%를 군산지역 출신으로 고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연간 2만 5,550여 대의 전기 완성차를 생산할 계획이라고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에디슨모터스의 이 같은 계획과 달리 쌍용차 인수 무산과 자금난 등으로 장밋빛 청사진에 머물 공산이 크게 됐다. 이와 관련해 전북의소리는 지난해 8월 20일 에디슨모터스 오너와 기업의 성장 과정 등에서 드러난 문제점 등을 보도하면서 군산형 일자리에도 차질이 우려된다는 기사를 내보낸 바 있다.

[해당 기사]

군산형 일자리 '에디슨모터스' 강영권 회장, 알고 보니..

당시 전북지역 주요 일간지들과 방송사들이 여러 지면들과 헤드라인 영상을 통해 전날(2021년 8월 19일) 군산시에서 열린 전기차 생산업체인 에디슨모터스의 군산공장 준공식을 톱 뉴스로 대서특필한 시점이었다. 특히 지역 언론들은 '군산형 일자리로 전기차 생산업체인 에디슨모터스의 군산공장 준공식이 새만금산업단지에서 열렸다'는 사실 외에 '참석자들이 많았고 화려한 인사들로 구성됐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전북일보 등 주요 일간지들은 1면 외에도 2면과 3면 등 해설 기사에서 “이날 준공식에는 송하진 전북도지사와 강임준 군산시장, 민노총·한노총 지역본부장을 비롯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용기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해 에디슨모터스 군산공장 준공을 축하했다”고 썼다.

현란한 장밋빛 청사진 계획, 그러나... 

전주MBC 2021년 8월 19일 보도(화면 캡처)
전주MBC 2021년 8월 19일 보도(화면 캡처)

그러나 ‘군산형 일자리’에 참여한 기업들은 많았지만 하필 에디슨모터스 군산공장이 가장 화려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데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기도 했다. 지난해 6월 (주)명신이 첫 전기차를 출고한 데 이어 두 번째로 에디슨모터스가 생산 공장을 가동한 것이지만 마치 첫 테이프를 끊은 것처럼 요란하고 화려했기 때문이다. 

군산형 일자리에 속도가 붙게 됐다는 점에서 반길 만하지만 코로나 시국에 전기차 본사도 아닌 공장 준공식에 정치인들을 비롯한 각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점이 따가운 시선을 받을만 했다. 친환경 버스·트럭 제조기업인 에디슨모터스의 군산공장 준공식이 새만금 산업단지에서 열린 이날 누구보다 송하진 도지사가 화려한 조명을 받았다. 송 지사는 이날 “에디슨모터스 군산공장 준공을 계기로 군산을 국내 최대 전기차 생산지로 키울 것”이라며 한껏 분위기를 띄웠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영상 축사 메시지를 보내와 시선을 모았다. 새만금 산업단지단에 위치한 에디슨모터스 군산공장은 10만 5,000㎡(3만 평) 부지에 연면적 2만 8,000㎡(8600평) 규모의 생산·연구시설을 갖추고 올해까지 중·대형 전기버스 150대와 전기트럭 2,000대를 생산한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또 2023년까지 전기버스·트럭 2만 5,550대를 생산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2024년까지 302억원을 투자해 257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한다는 야심찬 계획도 이날 제시했다. 향후 700억원을 추가 투자해 차체와 전착 도장공장을 건설하는 등 완성차 공장을 조성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대통령과 도지사, 여당 대표까지 칭찬을 아끼지 않은 에디슨모터스란 회사가 세간의 이목을 끌만했지만 군산의 새만금 산업단지 내에는 에디슨모터스 외에도 전기 완성차 4개 기업과 부품업체 1개 기업 등이 참여한다. 그런데 유독 에디슨모터스에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세례가 가해진 이유는 뭘까?

의심의 눈초리...에디슨모터스 강영권 회장, 왜?

JTV 2021년 8월 19일 보도(화면 캡처)
JTV 2021년 8월 19일 보도(화면 캡처)

에디슨모터스 강영권 회장(대표이사)이 단연 주목을 끄는 인물이었다는 점이 수상했다. 그는 사업가 출신이 아닌 방송사의 유명한 PD 출신이다. 1985년 KBS 공채 11기 PD로 입사해 초기엔 조연출을 맡다가 이후 1991년 갓 설립된 SBS로 이적하여 ‘그것이 알고싶다’(그알)를 연출해 더욱 유명해졌다.

그러다 1997년 SBS 퇴사 후 1998년 외주 제작사를 창업하여 ‘TV특종 놀라운 세상’, ‘호기심 천국’ 등을 연출하면서 다시 한 번 방송가에서 성공 신화를 일구다 2003년 외주 제작사를 후배들에게 넘긴 후 산업폐기물 소각업체인 ES청원과 EST를 설립해 운영하면서 사업에 뛰어들면서 가업을 하게된 인물이다.

그러나 2017년 그는 ‘TGM’(구 한국화이바 자동차사업부문)를 인수해 전기차 전문 제조업체인 에디슨모터스로 사명을 변경해 오늘에 이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런 그가 에디슨모터스 군산공장으로 전북과 인연을 맺게 됐지만 그동안 여러 의혹들이 제기돼왔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강 회장-중진공-이상직-라임 사건 복잡한 관계"...시사저널 보도 '파장'

시사저널 2021년 2월 1일 기사(홈페이지 캡쳐)
시사저널 2021년 2월 1일 기사(홈페이지 캡쳐)

시사저널은 지난해 2월 1일 ‘‘라임 사태’에 중진공이 어른거리는 이유‘에서 강 회장과 관련한 여러 의혹들을 제기했다. 이스타항공 관련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현재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 중인 "이상직 국회의원(무소속)이 중소벤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 시절, 에디슨모터스에 특혜 지원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는 기사는 ‘에디슨모터스의 라임 펀드 사기사건 연루’ 의혹까지 제기해 주목을 끌었다. 

기사는 특히 “자본잠식이 우려되는 회사에 정책자금이 지원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고 의문을 제기한 뒤 “중진공 실무진의 2018년 20억원을 지원하기 위해 분석한 회사 매출 자료에는 2018년 예상 영업이익이 -41억 9,100만원, 예상 당기순이익은 -68억 5,100만원으로 명시됐고, 이 회사가 기록한 실적은 이보다 더 심각해 영업 이익은 -103억 7,500만원, 당기순이익은 -182억 7,800만원을 기록했다”고 당시 상황을 밝혔다.

이어 “실적이 이런데도 이 회사는 이듬해 중진공으로부터 같은 목적으로 50억원의 성장공유형대출을 추가로 지원받았다”는 기사는 “중진공의 성장공유형대출은 중소벤처기업들 사이에 꽤 인기 있는 정책자금”이라고 설명했다. 그 이유에 대해 기사는 “기업 CB를 매입하는 조건으로 대출되기 때문에 당장은 부채로 잡히지만 상장 이후 주식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선 부담이 적다”면서 “중진공이 CB를 매입했다는 것 자체가 기업의 신용도를 높여주는 이점이 있어, 돈보다 공신력이라는 무형의 가치가 더 크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기사는 “그런데 중진공의 이 회사 지원은 이뿐만이 아니다”며 “에디슨은 지난해 9월 중진공의 ‘스케일업대출’을 통해 29억원을 추가로 지원 받았다”고 밝힌 뒤 “이러한 파격적인 혜택은 관련 업계 내에서 유례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의문을 던졌다. 이밖에도 시사저널은 연관 기사로 ‘에디슨이 관통하는 이상직·강영권·류근태 삼각관계’의 기사에서 에디슨모터스의 정·재계 관계와 의혹 등을 제기했다.

지역 언론들 한 구절 의심 없이 화려한 조명만 

KBS 전주총국 2021년 8월 19일 보도(화면 캡처)
KBS 전주총국 2021년 8월 19일 보도(화면 캡처)

이 같은 의혹 속에서 에디슨모터스 강 회장은 군산형 일자리를 앞세워 지역 언론들의 화려한 조명을 받았다. 전북지역 언론들에서는 강 회장에 대한 문제 제기에 대한 기사가 한 줄도 보이지 않았다. 대신 “에디슨모터스, 새만금 신규공장 준공··· 친환경 전기차 '군산형 일자리' 가속” 등이 큼지막하게 지면과 영상에 반영됐을 뿐이다.

전북도는 에디슨모터스가 제시한 청사진을 곧 현실화될 것처럼 공개하고 지역 언론들은 더욱 크게 애드벌룬을 띄운 양태였다. 하지만 전북의소리는 당시 “과연 약속대로 ‘2024년까지 새만금산업단지에 302억원을 투자해 257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하고 향후 700억원을 추가 투자해 완성차 공장을 조성'하는지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볼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불과 1년도 채 안돼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 대금 잔금을 제때 납부하지 않아 계약 해지 사유를 발생시킴으로써 쌍용차는 다시 처음부터 주인을 찾아야 할 상황에 처했다. 이런 신뢰와 자본력으로 군산형 일자리를 당초 제시했던 거대한 계획대로 추진해 나갈지 다시 의문이 드는 이유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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