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주요 신문 톺아보기] 2020년 6월 1일(월)

6월의 시작이자 한 주를 시작하는 6월 1일. 전북의 주요 언론들은 일제히 전북도발 ‘뉴딜’을 주요 어젠다로 부각시켰다. '한국판 뉴딜'이 '전북판 뉴딜'로 무늬만 바뀐 양태다.
그런가 하면 전주시발 '전주시 특례시 지정'이 다시 되살아났다. 열흘 전에 '무산', '불발'이란 제목과 함께 시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준 의제가 어떻게 살아났을지 궁금하다.
무엇 때문인지, 지면의 행간을 찬찬히 들여다 보자.
"전북도는 발 빠르게 정부의 ‘한국판 뉴딜’ 정책 추진방향에 맞춰 ‘전북판 뉴딜’ 후속대책 마련에 나섰다"는 기사들이 눈에 띈다.
전북도발 의제가 이날 신문들 지면에 큼지막하게 투영됐다. 1면과 2면 등에서 ‘뉴딜’ 뒤에 ‘발굴’, ‘스타트’, ‘접목’ 등의 수식어가 붙었다.
이상직(전주을) 국회의원 당선인은 이날 창간 70주년을 맞는 전북일보 축하 메시지에서도 ‘전북판 뉴딜정책’을 강조해 눈길을 끈다. 그는 지난달 19일 전북도민일보가 전북애향운동본부 등과 공동으로 개최한 행사에서도 “‘전북판 뉴딜 정책’을 마련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체불임금과 비행기 운항중단 장기화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이스타항공 직원들과 조종사노동조합의 공분을 사고 있는 상태다.

“뉴딜보다 창업주 또는 전 회장으로서 꺼져가는 기업부터 살리는 게 우선”이라는 볼멘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마침 이와 때를 같이 하여 전북도가 꺼내든 ‘전북판 뉴딜’이 큼지막하게 부각돼 어리둥절하게 한다.
이런 가운데 전주시가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 뉴딜정책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지난 29일 ‘전주시 도시재생전략계획 변경(안) 및 태평·다가지역 도시재생 활성화계획(안)의 의견수렴을 위한 공청회’ 개최 기사도 눈에 띈다.
자칫 ‘전북판 뉴딜’이 지역 정치인들과 자치단체장들이 자신의 이미지를 알리고 주목을 끌기 위해 경쟁적으로 내세워 허울 좋은 구호에 그치지 않을까 염려된다.
한편 이날 신문들은 불과 열흘 전만 해도 "전주시 특례시 지정이 무산됐다"고 실망과 한숨을 쉬더니 이날은 ‘청신호’, ‘순항’, ‘등대’ 등의 제목으로 바꾸어 달며 흥분했다. '호들갑 저널리즘'의 전형을 보여준 꼴이다.
이날 다시 돌아온 ‘전주시 특례시 지정’ 의제에선 오락가락하는 행정과 정치권에 대한 비판도, 무산되었다고 장담했다가 정면으로 반대되는 의제설정을 한 지면에 대한 반성도 보이질 않는다. 행정발 보도자료를 그대로 다시 받아 쓴 형태여서 불신과 혼란을 더욱 부추길 뿐이다.
이날 전북일보는 창간 70주년을 맞아 많은 지면을 발행했다.
본지 외에 별지로 32면을 발행한 신문은 다양한 특집과 기획물들을 선보였다.
대통령을 비롯한 전북도지사, 지역 국회의원 당선인들의 얼굴들이 창간호 특집 지면에 모두 동원됐다.
1면에선 ‘전북의 빛으로 새 길을 열어가겠다’고 선언한데 이어 사설에선 “지령 제 21049호를 맞기까지 하루하루의 기록은 켜켜이 쌓여서 전북의 산 역사가 되었고 전북의 이익을 침탈하고 폄훼하는 세력에는 분연히 맞서는 지역의 파수꾼으로서 소임에 충실해 왔다”며 “무엇보다 전북발전을 위한 첨병으로서 지역의 어젠다를 설정하고 전북인의 힘과 역량을 결집하는 구심체 역할에 앞장서 왔다”고 자랑했다.
사설 마지막에선 “창간 70년을 맞아 전북의 희망의 빛이 될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한다. 제발 그렇게 꼭 실천해 주길 간절히 바란다.
70년 동안 전북일보가 전북언론의 간판이자 맏형격 위치에서 척박한 언론풍토 개선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열악한 언론환경에 어떤 기여를 해왔는지 창간 70주년을 맞는 날, 들뜬 자축과 자랑보다는 냉철한 반성과 성찰을 먼저 해주기를 바란다.
6월 1일 월요일, 전북지역 주요 신문의 1면 기사 제목들이다.
전북일보
전북의 빛으로 새 길을 열어가겠습니다
한국 현대사 산증인, 대표 지역언론으로 발전하길
창간 70주년 특집 지면 안내
전북도민일보
상석 없는 원탁테이블 소통 기대
금산사 봉축법요식
전북도 ‘한국판 뉴딜’ 사업 발굴 본격화
2020 친절봉사대상 수상자 4명 선정
전주 특례시 지정 청신호
전라일보
"국립화 해야 예방대책 선도
'본원-분원' 입장차 좁혀야"
로컬푸드 직매장 신뢰 유지 급하다
새전북신문
코로나에 소비심리 양극화, 음식료업 뜨고 패션업 침몰
<포토뉴스> "더 큰 세상과 소통하자"
전주 특례시 지정 디딤돌 마련
전북중앙신문
전주 특례시 지정 성큼
도, 6개분야 전북형 뉴딜사업 추진
㎡당 705만원··· 전주 고사동 구 현대약국 전북 최고 땅값
전민일보
“노후자금까지 날려…”상가 절반‘초토화
닻 올린 21대 국회 ‘새바람’ 기대
전주시, 특례시 지정 ‘청신호’ 켜졌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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