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큐레이션] 2021년 7월 12일(월)

김승수 전주시장의 지방선거 불출마 선언 이후 전라북도와 전주시 산하 공공기관장들이 임기 중 줄줄이 사퇴를 하고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그러나 차기 전주시장 자리를 노리고 임기 중 사퇴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시선이 따갑다.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 사이에선 "전주시장 자리를 놓고 송하진 도지사와 김승수 전주시장의 대리전이 다시 가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가장 먼저 사퇴를 선언한 행정 산하 기관장은 조지훈 전북도 경제통상진흥원장. 조 전 원장은 중도 사퇴 배경에 대해 "전주시장 출마를 위한 것"임을 명확히 밝혔다.

조지훈 전북경제통상진흥원장 전주시장 출마 위해 중도 사퇴, 첫 테이프 

전주MBC 7월 6일 보도(화 캡쳐)
전주MBC 7월 6일 보도(화 캡쳐)

조 전 원장은 지난 6일 전북도의회를 방문, “전주시장 출마 계획이 있음에도 계속 전북도 산하 기관인 경제통상진흥원장직을 유지하는 것이 조직에 누가될 것 같아 사퇴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전북도민일보 7월 7일 2면 기사.
전북도민일보 7월 7일 2면 기사.

그는 또 “경제통상진흥원이 새로운 원장을 모시고 역동적으로 미래를 계획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전북도 경제통상진흥원장직을 재임해 오던 그는 지난해 12월에도 경제통상진흥원장을 연임하면서 임기를 1년으로 정해 말들이 많았다. 그 때도 전주시장에 출마할 수 있도록 전북도가 배려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의 정치적 이력에서도 언제든지 정치인으로 변신할 수 있는 개연성이 묻어나고 있다. 

조 전 원장은 민주당 탈당 이력이 있지만, 전주시의회 의원과 전주시의회 의장을 역임한 바 있다. 또 최근엔 문재인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에서 위원으로 활동해 온 경력의 소유자란 점에서 그의 사퇴는 이미 예견돼 있었다는 게 정치권의 후문이다. 

백순기 전주시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중도 사퇴, 왜? 

새전북신문 7월 12일 5면 기사.
새전북신문 7월 12일 5면 기사.

다음으로 테이프를 끊은 사람은 백순기 전주시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이다. 그는 9일 사표를 제출했다.

그러나 그는 2023년 2월 20일까지 아직 임기가 많이 남아 있는 상태다. 본인은 직접적으로 내년 전주시장 출마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일부 언론들은 그의 전주시장 출마를 기정사실처럼 보도하고 있다.

그가 사퇴 의사를 밝히자 새전북신문은 12일 관련 기사에서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설이 힘을 얻고 있다”며 “백 이사장은 정치권으로부터 전주시장 출마를 강하게 요청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백 이사장은 출마와 관련된 언론 보도에 대해 “정치권의 요구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정해진 게 없다”며 “사표가 수리되면 휴식과 충전의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거취와 관련해 “40여년 시민의 공복으로, 한 사람의 전주시민으로 살아온 이상 출마 여부와 상관없이 사회와 시민에게 봉사하고 기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혀 묘한 뉘앙스를 풍겼다. 

이 외에도 김승수 전주시장이 민선7기 3주년 기자회견에서 내년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차기 전주시장 자리를 놓고 도전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전주시장 후보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지역언론들은 전주시장 선거에 나설 후보군에 온통 관심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공직자들 중 또 누가 사퇴를 할지 언론은 주목하고 있다. 

“무주공산 된 전주시장 선거 본격 레이스?”...과열 부추기는 언론들 

전북일보는 6일 관련 기사에서 차기 전주시장 선거전에 나설 후보군들을 조명했다. 기사는 “더불어민주당 전주시장 후보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일 후보 중에서 조지훈 전북경제통상진흥원장과 우범기 전북도 정무부지사, 이중선 전 전북도 정무특보 등은 확실한 출마 의지를 굳혔다”고 지목했다.

전북일보 7월 6일 3면 기사.
전북일보 7월 6일 3면 기사.

또한 기사는 “임정엽 전 완주군수도 여전히 전주시장 후보군에서 만만치 않은 다크호스로 거론된다”며 “지속적인 출마설이 돌았던 백순기 전주시설공단 이사장은 실제로 출마를 위한 장고에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국민의힘 국민통합위원장인 정운천 국회의원(비례·전북도당위원장)은 지난달 3일 전북도의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전북도지사와 전주시장 후보를 내기 위해 도내 장관급 출신이나 국민의당 국회의원 출신까지 영입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이르면 7월에 관련된 발표를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전북도지사 외에 전주시장 선거전을 둘러싼 정당 간 또는 후보군들 간 신경전과 선거전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시민의 공복으로 올바른 자세 아니다” 비판  

이처럼 지방선거가 채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 나온 김승수 전주시장의 불출마 발표가 치열한 선거전의 신호탄이 된 양태다.

하지만 공공기관장들이 다음 선거를 위해 중도 사퇴하는 바람은 온당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이들의 중도 사퇴가 마치 당연한 것처럼 보도하는 지역언론들은 특정 자치단체 후보군의 과열된 선거보도 경쟁으로 오히려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전직 한 중견 언론인은 “사기업이면 몰라도 전북도와 전주시 산하 기관에서 비중 있는 기관장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다음 선거를 위해 줄줄이 사퇴하는 모습은 시민의 공복으로서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며 “언론들은 이러한 행태를 비판하고 바로잡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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