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분석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국회의원(무소속‧전주을)에 인사 청탁했던 사람들이 수사 선상에 오르내릴 전망이어서 ‘이상직-이스타항공 사태’의 후속 후폭풍이 또 한 차례 거셀 전망이다.
특히 그의 지역구인 전주지역에서 그동안 얼마나 많은 인사 청탁이 오갔을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 의원과 전·현직 이스타항공 대표가 연루된 채용 비리 의혹 사건은 서울남부지검이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여 이 의원의 청탁 관련 '판도라 상자'가 언제 열리게 될지 주목된다.
이상직 의원에 인사 청탁한 인사들, “나 지금 떨고 있니?”
이스타항공에 수백억원대의 재산상 손해를 끼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 의원은 국회에서 체포 동의안이 가결돼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 와중에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이 지난 21일 오전 업무방해죄의 공범과 수뢰후 부정처사죄 혐의로 이상직 의원과 이스타항공 최종구 전 대표이사, 김유상 대표이사를 고발했다.
시민단체 '사준모'가 대검찰청에 고발한 사건이 즉각 서울남부지검에 배당된 점이 예사롭지 않다. 고발장에 따르면 이 의원은 지난 2014년부터 2015년까지 국회의원과 언론사 간부 등의 청탁을 받고 이스타항공의 전· 현직 대표이사에게 부정 채용을 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이스타항공과 관련해 배임·횡령 등의 혐의 등에 관해서는 전주지검에서 수사를 진행해 왔던 것과 달리 별도로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여 수사 대상의 인물들에 미리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의원을 비롯한 이스타항공 전· 현직 대표들은 이스타항공 승무원 채용 과정에 수십명을 추천한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이스타항공 인사팀 문건의 몇몇 지원자 이름 옆에 ‘의원님’ 또는 ‘의원님 추천’이라고 적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 자료가 보도됐다.
따라서 인사 청탁한 사람들 중 정치인과 언론인, 고위 공무원들은 누구보다 수사의 향배에 주목하며 잔뜩 긴장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채용 청탁자, 국회의원·언론인·고위 공무원들...이름 누구?, '촉각'
문제는 ‘채용 청탁자가 누구냐’는 것이다.
그 이름에는 전·현직 국회의원들과 언론사 간부, 중견기업 회장, 4급 이상 공무원 등이 벌써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20일 처음 MBC가 확보해 보도한 이스타항공 인사팀 문건 중에는 전체 채용 과정 중 7차례를 기록한 내용으로 지원자 이름 옆 곳곳에 이 의원 추천 인물들이 적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 중에는 민주당 중진 의원, 중견기업 회장, 외교관, 체육협회 이사, 해군 제독, 방송사 PD, 언론사 보도본부장 등 언론인들도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MBC가 명단이 담긴 내부 자료를 추가로 보도할 경우 파장은 매우 커질 수 있다.
MBC측은 우선 “이 의원 보좌관 출신인 김유상 이스타항공 현 대표와 최종구 전 대표 이름이 적힌 지원자까지 포함하면 이 의원 관련 채용자는 적어도 78명, 청탁이 오간 전체 지원자는 138명으로 파악된다”고 밝혀 인사 청탁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이 청탁을 받은 이스타항공 지원자 138명 중에는 합격자가 최소 78명 정도이며 합격자 중에서는 내부 기준인 키 165㎝가 안 되는 승무원, 영어 토익점수를 내지 않은 사람 등이 있다는 내용이 보도된 이후 내부에서는 이에 해당하는 자들이 청탁자들로 지목되고 있다.
청탁 받은 인사들에게 지지표 부탁했다면 문제는 더 커질 수도
따라서 이들의 뒷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한 이스타항공 전·현직 임원들의 추천 문건에 공무원 자녀가 자주 등장하는 점에 대해 “이 의원이 정치적 입지를 넓히기 위해 청탁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내용이 보도됨으로써 이 부분은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와도 결부지어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이들이 공개 채용 과정에서 부당한 채용을 지시했다는 의혹이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지면 업무방해 혐의로 5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형이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의원의 선거구인 전주지역에서 인사 청탁을 받은 인사들에게 지지표를 부탁했다면 문제는 더 커질 수 있다. 서울남부지검의 수사 결과에 가장 귀추가 주목되는 점도 바로 이 부분 때문이다.
앞서 이 의원은 이스타항공에 430억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끼친 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횡령과 업무상 횡령, 정당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이에 따른 이 의원의 체포 동의안은 지난 21일 국회에서 가결됐다. 이 의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26일 오전 11시 전주지법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하루 연기돼 오는 27일 오후 2시에 열리는 것으로 조정됐다.
"'이상직 사태' 후폭풍, 이제 시작에 불과"
전주지방법원은 이 의원 변호인 측이 증거자료 확보와 변론준비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연기 신청해 재판부가 이를 허가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 의원은 지난해 초 21대 총선 당내 경선 과정에서 '거짓 응답 권유' 메시지를 게시하고 15만명에게 보낸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 시절 '전통주'와 '중진공 홍보 책자' 2,600만원 상당을 지역 정치인과 언론인 등에게 기부하는 등 공직선거법 위반과 허위사실 공표 등 3가지 혐의도 추가로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 총선 과정에서 이상직을 돕던 선거캠프 소속 6명과 기초의원 3명 이 이미 기소됐다.
여기에 인사 청탁자들이 밝혀질 경우 일각에서는 ‘뚜껑이 열릴 경우 위력은 판도라의 상자와도 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청탁자들이 누구냐에 따라 후폭풍이 막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직 사태’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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