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연재] 소 브루셀라 백신의 감춰진 진실(6)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에서 산발적으로 계속 발생해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장수군을 비롯한 일부 축산농가에서 소 브루셀라병이 확산돼 이중 삼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언론들이 코로나19와 조류인플루엔자 문제를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지만 소 브루셀라병 관련 보도는 거의 하지 않고 있어 축산농민들이 애로를 호소할 길이 막막하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전북CBS 시사프로그램 ‘사람과 사람’이 지난주에 이어 16일 이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뤄 주목을 끌었다.
전북CBS '사람과 사람‘, 11일 이어 16일 소 브루셀라 집중 조명
전북CBS '사람과 사람' 12월 16일(수) 방송(유튜브 동영상)
지난 11일(금) 전북CBS ‘사람과 사람’ 프로그램의 ‘한주가 지나기 전에’ 코너에서는 최근 장수군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소 브루셀라병에 대한 심각성과 인체감염 위험 등을 다룬데 이어 16일에도 소 브루셀라병에 관한 내용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진단했다.
특히 이날 방송에는 평생 브루셀라 연구에 전념하며 백신 접종을 놓고 정부와 긴 싸움을 벌여온 노학자 백병걸 전북대 초대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장(전 전북대 수의학과 교수)이 직접 출연해 최근 장수지역에서 발병한 브루셀라병 확산과 백신 접종 및 예방대책 등을 상세히 밝혔다.
이날 방송에서는 장수군 지역 농장에서 소를 입식하자마자 브루셀라병에 걸려 폐쇄하는 등 지역내 감염 확산 배경과 브루셀라병 방역 체계의 허점 등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백 전 교수는 이날 방송에서 “30년 넘게 브루셀라에 대해 연구해 왔다”며 “브루셀라를 일으킬 수 있는 병원균은 여섯 가지 종류”라고 밝히며 “브루셀라는 세균에 의해 감염되며 소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감염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사람에게 감염되면 치사율은 낮지만 치료하지 않으면 척수염, 관절염 외에도 폐, 뇌 등 여러 곳으로 감염돼 치명적일 수도 있다”고 밝히며 “심지어 본인도 모르게 지나가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설명했다.
소 브루셀라 방역사항의 허점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발병되면 해당 목장 주변, 즉 검역관의 판단 하에 가능한 범위를 설정하지만 그 범위 규정이 모호한 실정”이라며 “양성으로 판정나면 10일 이내에 살처분하여 폐쇄하고 나머지 소(동거우)들은 이동제한, 출입제한 조치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한국, 10년 동안 1만 6천두 살처분...이웃 일본 청정국 수준 못 따라가는 이유"
그는 “장수군 장계면 농장에서 지난 1년 동안 한 달 간격으로 계속 조사한 결과 양성으로 나타난 사례가 있다”고 말하면서 “장수군 지역의 경우 음성인 소가 입식이 돼 확산된 것으로 파악돼 정책의 잘못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장수지역에서 브루셀라로 확정된 소들의 경우 무주군 지역에서 반입된 소라는 점에서 방역체계의 문제점이 드러났다”며 “국가를 국가가 단죄할 수 없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백 전 교수는 강조했다.
그 이유로 백 전 교수는 “전북지역에서 발생한 브루셀라병으로 인한 공무원들의 방역체계 문제와 비위를 경찰과 검찰에서 감싸주는 분위기가 감지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아 브루셀라만으로 살처분 된 소는 국내에서 1만 6,000두에 달한다”며 “일본이 오래 전 1마리 발견 시 처분된 이후 더 이상 발병하지 않아 브루셀라 청정국가인 반면 우리나라는 직년 한해에만 650여 마리가 감염됐다”고 밝히면서 “이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숫자가 계속 전염이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백 전 교수는 또 “비록 병에 감염된 소를 살처분해도 물통, 사료통 등에 전염 균이 3년 동안 살아남을 수 있다”며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정부 안이한 태도 문제, 농가들에 예방백신 허용해야 피해 확산 막을 수 있어”
“정부의 안이한 태도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 그는 “20~30년 전에 미국 등 선진국들이 백신 접종으로 이미 브루셀라를 퇴치한 상태이지만 우리나라는 22년 전 본인(백 전 교수)의 브루셀라 백신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한 차례 실시한 결과 일부 소에서 유산 등이 발생하자 당국이 대대적인 수사를 벌이며 문제를 확대시키자 농림부가 더 이상 언급 자체를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백 전 교수는 “1986년 미국에서 백신을 연구하여 국내에서 적응실험을 여러 대학 및 연구소 등과 힘을 합쳐 연구했었다”고 회고하면서 “그 백신을 접종하는 과정에서 농림부가 선정한 백신업체와의 유착 등 비리가 불거져 더 이상 거론하지 않고 있는 것도 백신 접종에 대한 기피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백 전 교수는 "브루셀라 검사를 암소만 실시하고 거세우는 검사하지 않는 반쪽짜리 방역체계에서는 브루셀라를 퇴치시킬 수 없다”며 “브루셀라 발병이 의심되는 지역은 예방접종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장수군의 피해지역 농가들처럼 스스로 진단하고 살처분해도 해결이 안 된다”며 “농가들이 직접 나서서 예방접종을 허가해 달라고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수군 최근 검사에서 또 브루셀라 소 발견...전북도에 애로사항 건의
한편 전북CBS는 이날 방송에서 조만간 장수군 지역 실태를 파악하여 추가로 보도를 이어갈 것을 약속했다.
앞서 지난 11월 24일 장수군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됐다. 농업정책과, 축산과, 과수과, 농촌지원과 등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장정복 장수군의원은 “지역 한우농가에서 브루셀라병이 발생했을 시 초기 대응에 실패해 지역의 여러 농가에 확산이 됐다”고 지적하면서 “질병 예방에 만전을 기할 것”을 주문했다.
장수군은 이러한 의회의 지적과 관내 축산농가들의 피해 호소에 따라 "전북도에 백신 접종 등을 허용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연내 발송할 계획"이라고 전북의소리에 밝혔지만 구체적인 예방접종 요청은 하지 않고 단순히 피해상황과 애로사항 정도만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수군 담당자는 17일 전북의소리와 통화에서 "최근 전북도에 관내 브루셀라 피해상황과 축산농가협회의 애로사항 등을 공문으로 전달했다"면서 "백신접종 허용이나 특별재난지역 선정 등에 관해서는 전북도와 정부의 판단과 결정이 필요하지만 이 과정은 상당히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회의적으로 밝혔다.
아울러 군 담당자는 "최근 실시한 관내 농장의 소 브루셀라병 검사에서 지난번 발생한 농가에서 다시 발생했다"며 "해당 농가의 경우 매월 한 차례씩 3회에 걸쳐 계속 실시하여 이상이 없을 때까지 방역관리와 검사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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