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블랑에서 몽생미쉘까지'...유럽 여행기(3)

비시(Vichy) 도시의 상징인 시청 건물의 웅장한 모습.
비시(Vichy) 도시의 상징인 시청 건물의 웅장한 모습.

4월 25일. 우리 일행은 몽블랑의 아름다운 대자연의 추억과 작별하고 알프스 마을로 불리는 샹베리와 문화의 핵심 도시 리옹을 거쳐 중앙부에 위치한 오베르뉴의 전통 도시 비시(Vichy)를 방문했다. 오페라의 도시로 유명한 비시는 제2차 세계대전 기간인 1940~1944년 중 독일과 평화 협정 후 남프랑스에 존속한 나치 독일의 협력국을 연상시킬 만큼 매우 역사적으로 유서 깊은 도시다.

국호는 전과 다름없이 프랑스였지만 해외 망명 정부인 자유 프랑스 망명 정부와 구분하기 위해 비시 프랑스라 부르기도 했다고도 한다. 프랑스 현지인들 중에는 지금도 비시 정권(Régime de Vichy)이라고도 부른다. 비시 프랑스의 깃발로 알려진 쌍날도끼가 그려진 깃발은 국가 원수기이고, 쌍날도끼의 자루 부분은 프랑스군의 원수 지휘봉을 상징한다고 한다. 이 곳은 온천 휴양지로도 유명하다.

가는 곳마다 오페라·고전음악 흐르는 컨벤션센터...온천수 전 세계에 수출도

비시의 오페라켄벤션센터 전경. 
비시의 오페라켄벤션센터 전경. 

17세기에 알칼리 천으로 명성을 얻은 이 곳에 왕족들이 자주 찾았다고 한다. 특히 19세기 나폴레옹 3세에 의해 더욱 유명해져 현재 비시는 병에 담은 시판용 온천수를 전 세계에 수출하고 있다고 한다. 현대식 스포츠 시설과 호화 호텔이 들어 있는 곳곳에 목욕 시설들이 많이 형성돼 있는 이 곳은 1940년부터 1944년까지 프랑스 정부가 위치한 곳이어서 가는 곳마다 신기하고 호기심을 자극시켰다.

대규모 회의 장소를 떠올리기 쉬운 컨벤션센터와 달리 이곳 오페라 컨벤션터는 말 그대로 오페라 전용 공간으로 화려함과 섬세함이 어울려 고전음악의 풍미를 그대로 간직한 곳이어서 너무 부러웠다. 음악에 한동안 심취해 있는 동안 벌써 이동을 알려와 서운했지만 마음 같아서는 하루 종일 이곳에서 조용히 흐르는 음악과 함께 명상을 해보고 싶은 충동이 내내 가시지 않았다.

부르주 대성당, 고딕·로마네스크 양식 어울려 입구에서부터 웅장함 '압도'

부르주 대성당 앞 잔디 광장.
부르주 대성당 앞 잔디 광장.

이어 우리 일행은 프랑스 문화의 역사도시 부르주(Bourges)에 있는 그 유명한 '부르주 대성당'을 방문했다. 세계적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이 성당은 고딕양식과 로마네스크양식이 어울려 입구에서부터 웅장함이 우릴 압도했다. 12세기 말부터 13세기에 걸쳐 건축된 부르주 대성당은 고딕 예술을 대표하는 위대한 걸작으로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부르주 대성당의 화려하고 웅장한 내부 모습.
부르주 대성당의 화려하고 웅장한 내부 모습.

균형미와 통일성을 갖춘 건축물로 칭송받는 건축물인 성당은 팀파눔(건축에서 정면에 있는 아치형 문의 윗부분)에 새겨진 조각하며,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한 창문이 경이롭다. 건축의 아름다움 외에도 중세 프랑스에서 기독교의 권력을 증명하는 유적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프랑스에는 많은 성당들이 있다. 특히 중세 성당들은 수세기 동안 건축적 걸작으로 칭송받아 왔다. 거대한 건축물은 고딕 건축의 정점을 보여주며 복잡한 첨탑, 장엄한 유리창, 정교한 조각으로 장식되어 있어 더욱 방문객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깔끔하고 정성스런 서비스...음식 풍미 더해

일행들과 함께 식사를 하기 위해 마주한 프랑스 현지 음식들.
일행들과 함께 식사를 하기 위해 마주한 프랑스 현지 음식들.

이 외에도 프랑스의 대성당들은 종교적인 신앙의 중심지였을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중심지란 점이 특징을 이룬다. 사람들은 예배를 드리러 의식을 거행하러 혹은 단순히 인생의 고난을 피해 피난처를 찾으러 성당에 모였기 때문에 더욱 친근함과 역사적인 무게를 더하고 있다고 한다.

수많은 영감과 경외감을 주는 부르주 대성당에서 과거와 현재의 접점을 탐구하는 매력적인 여정을 끝으로 다음 일정을 위해 숙소로 이동한 후 짐을 풀고 맛있는 저녁 식사를 즐겼다.

라발에서 숙소로 이동하며 담은 차창 밖의 너른 꽃밭과 풍차 모습.
라발에서 숙소로 이동하며 담은 차창 밖의 너른 꽃밭과 풍차 모습.

프랑스 음식점은 가는 곳마다 아름답고 깔끔하고 정성스런 서비스가 풍미를 더했다. 다만 보편화된 음식이 아니어서 아쉽기는 했지만 어딜 가나 신선한 야채를 곁들인 음식에 가벼운 와인이 인상에 남았다. 숙소로 이동하는 내내 펼쳐져 보이는 차창 밖 너른 유채꽃밭 위의 풍차들의 모습은 이번 여행이 주는 또 다른 보너스 선물이었다.(계속)

/김미선(시민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전북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