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블랑에서 몽생미쉘까지'...33년 직장생활 마감 기념 '유럽 여행기'(1)

[여행기를 시작하며]
33년의 긴 직장생활 마감을 앞두고 지난 4월 22일부터 5월 1일까지 알프스산맥과 라인강을 끼고 오밀조밀 위치한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 벨기에, 독일 국가들의 여러 지역을 다녀왔다. 난생 처음으로 마주한 낯선 이국땅의 찬란하고 웅장한 대자연과의 만남 속에서 호사를 누리며 8박 10일을 경험하고 돌아왔다. 자연을 최대한 보전하고 아끼며 물질문명을 조화롭게 발전시킨 지역을 만날 때마다 부러움과 부끄러움을 동시에 느꼈다.
우리는 왜 자연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발전하지 못하고 파괴에 치중했을까 하는 아쉬움을 가는 곳마다 느끼게 했다. 자연과 문명의 조화로운 만남에서 발견한 숭고한 아름다운 풍경들을 사진으로 나마 공유하고자 여행기를 쓰게 된다. 사진설명 위주로 몇 차례에 결쳐 편하게 정리하고자 한다. 그러니 독자여러분들도 편안한 마음으로 감상해줄 것을 부탁드린다. /필자 주
자연의 신비함·오묘함 그대로 간직한 알프스 남쪽 큰 호수...‘마조레’와 만나다


4월 22일. 인청공항을 출발해 12시간 가량을 비행한 후 도착한 곳은 이탈리아 밀라노 말펜사공항이었다. 유럽 첫 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다음 날인 23일부터였다.
여정을 풀고 우리 일행은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주와 롬바르디아주 그리고 스위스 남부 티치노주 사이에 걸쳐 있는 마조레 호수(이탈리아어: Lago Maggiore)를 향했다. 늦가을 날씨여서 다소 쌀쌀했지만 여행하기에는 매우 이상적이었다. 베르바노호(이탈리아어: Lago Verbano)라고도 부르는 이 호수 면적은 212,5km2, 길이 64.37km, 최대 수심 372m라고 소개를 받았다. ‘마조레’는 이탈리아어로 ‘큰 호수’란 뜻을 지녔다.


알프스의 남쪽에 위치한 큰 호수인 마조레는 이탈리아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이자, 남부 스위스에서 가장 큰 호수라고 한다. 호수와 해안선은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역과 롬바르디아 지역으로 나뉜다. 그리고 스위스 티치노주 오르타 호수와 루가노 호수 중간에 위치한 마조레는 로카르노와 아로나 사이에 약 65km 뻗어 있다. 멀리 보이는 알프스산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자연의 신비함과 오묘함을 선사해 주었다.
게다가 호수는 여러 종의 물새가 둥지를 틀고 있었다. 흑고니, 논병아리, 갈매기, 가마우지 등의 중요한 회랑이자 이동의 휴식처로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호수의 주변에는 희귀하고 이국적인 식물들이 자라고 있었다. 잘 알려진 정원으로는 보로미안 및 브리사고 제도, 베르바니아의 빌라 타란토, 스트레사 위의 알피니아 식물원이 주변에 있다.
이탈리아-스위스 잇는 ‘심플론 터널', 알프스산맥 관통...웅장

마조레는 세 개의 섬으로 둘러싸였다. 이솔라 밸라(lsola Bella)와 이솔라 페스카토리(Isola Pescatori), 이솔라 마드레(Isola Madre)였다. 이들 중 우리 일행은 '예쁜 섬'의 이름을 뜻하는 이솔라 밸라와 '어부의 섬'을 뜻하는 이솔라 페스카토리 호수를 찾아 천혜의 자연이 살아 숨쉬는 섬 구석구석을 트레킹했다.
섬의 절경을 감상한 후 알프스산맥을 관통하여 이탈리이와 스위스를 잇는 심플론 터널(이탈리아어: Traforo del Sempione, 독일어: Simplontunnel)과 스위스 브리그와 이탈리아 도모도솔라를 연결하는 약 60km의 알프스산맥 고갯길을 따라 여행을 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국경을 따라 길게 뻗어있는 알프스산맥의 최고봉이자 서유럽 최고봉인 몽블랑 정상까지는 멀었지만 멀리 보이는 높이 4,807m 몽블랑이 우리 일행을 어떤 모습으로 반겨줄지 궁금했다. 우리가 만난 심플론 터널은 그동안 보아왔던 터널과는 전혀 달랐다.


알프스산맥을 관통하여 스위스 브리크와 이탈리아 도모도솔라를 연결하는 철도 터널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기느라 다들 분주했다. 거의 20년 격차를 두고 건설된 2개의 단선 터널로 구성되어 있는 이 터널은 1982년 다이시미즈 터널이 개통되기까지 76년간 세계 최장의 철도 터널이었다고 한다.

심플론 터널은 해발 705m의 높이로 2016년 고트하르트 베이스 터널이 개통될 때까지 110년 동안 가장 낮은 알프스 직교 터널이었다. 스위스의 각 지방은 각각 알프스산맥을 통해 이탈리아 등과 연결된다.
양국의 국경은 터널의 중간 부근에 오도록 설정되었고 전시에는 어느 나라도 터널을 폐쇄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양 국가의 접경지대에 놓인 터널이어서 그런지 웅장함이 훨씬 더해 보인다. 높이 3,907m의 높은 알프스산맥 중간에서 마시는 커피 향이 더욱 고소하고 달콤했다.(계속)
/글·사진=김미선(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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