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진단
프로농구단 KCC 이지스 연고지의 부산 이전 결정에 대해 전주시민들과 농구팬들은 “어처구니가 없다”며 전주시의 무능하고 안일한 행정을 잇따라 비난하고 나선 가운데 부산시 이전 확정 전에 군산시가 이전 후보지역에 포함됐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팬들과 시민들은 더욱 실망과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KCC 농구단의 부산 이전으로 전북은 물론 호남·충청권에 프로농구단이 한 곳도 없게 돼 그동안 전주에서 열리는 홈경기를 찾아 관람했던 인근 농구팬들도 전주가 아닌 군산에라도 연고를 두었더라면 지역적으로 프로농구단이 수도권과 영남권에 집중되는 현상을 막을 수 있었을 텐데 붙잡지 못해 더욱 아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군산시 지원금 약속 불구 큰 시장, 더 많은 관중 때문에 부산 이전 확정“

지난달 30일 부산일보는 ‘프로농구 KCC 이지스, 부산에 새 둥지’의 기사에서 “KCC가 전주를 떠나 연고지 이전을 검토하자 적극적인 유치 의사를 표명한 곳은 부산과 군산이었으나 구단은 부산을 최종 선택했다”고 보도해 시선을 끌었다.
신문은 해당 기사에서 “KCC는 2001년부터 22년 동안 전주를 연고지로 해 KBL 리그를 치렀지만, 전주시와 실내체육관 건립 등과 관련한 문제로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다 연고지 이전을 추진해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기사는 “KCC와 BNK는 '한 지붕 두 가족' 형태로 체육관을 공유한다”며 “현재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은 WKBL 부산 BNK 썸이 홈 경기장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기사는 “BNK 썸과 부산시는 아직 KCC와의 사직실내체육관 공유 방안에 대해 구체 협의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혀 KCC가 아직 구장 공유 문제를 확실히 매듭짓지 못한 상태에서 급하게 이전을 서두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결정으로 KCC는 부산 BNK 썸(여자 프로농구단)과 함께 부산 사직체육관을 홈구장으로 함께 사용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지난 30일 한국농구연맹(KBL) 이사회에서 KCC의 연고지 변경 승인이 이뤄진 직후 KCC 이지스 최형길 단장은 ‘연고지 이전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 대해 “부산에서 ‘KCC가 오면 후회하지 않고, 잘 왔다는 얘기를 듣게끔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해주셨다”며 “부산 팬들이 열광적이시기 때문에 그런 응원에 부응하게끔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구단 측 부산 '이전 이유' 설명 ‘애매’...팬들 더욱 '충격·실망'

여기에 더해 최 단장은 군산으로의 연고지 이전과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군산시가) 저희 연고지 유치에 적극적이었고, 지원금까지 주시겠다고 했으나 연고지를 바꾼다면 큰 시장에 가서 더 많은 관중을 유치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함으로써 군산과 부산을 놓고 검토·고민했음을 시사했다.
앞서 전주시는 KCC의 홈구장인 전주실내체육관이 낙후됨에 따라 2019년 신축 체육관 건립을 발표했다. 새로운 구장은 당초 2023년 완공 예정이었다. 하지만 프로야구 2군 퓨처스리그 유치를 위한 야구장과 육상경기장 건립이 적극 추진되며 실내체육관 건설은 진척이 더뎌 2025년에 이어 2026년으로 완공 시기가 늦춰졌다.

게다가 전주실내체육관 신축이 계속 지연되면서 체육관의 부지 소유권을 갖고 있는 전북대학교가 2025년까지 체육관을 비워 달라는 입장을 시를 통해 KCC측에 전달함으로써 구단은 연고지 이전이라는 초강수를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KCC의 난(亂)’이라고 부르지만 전주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등에는 전주시의 약속 미이행과 협상능력 부재, 안일한 대응으로 우수한 프로농구단을 잃게 됐다는 비난의 글들이 지난 30일 이후부터 3일 현재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더구나 호남권 유일의 연고 프로농구단인 KCC가 22년 동안 연고지를 유지해 온 전주시는 ‘원정팀의 무덤’으로 불릴 정도로 홈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곳이어서 전주시의 안일한 대응과 무책임한 행정, 여기에 더해 애매한 구단 측의 이전 이유 설명으로 시민들과 팬들의 실망과 분노는 더욱 커져만 가는 형국이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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