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KCC 이지스 농구단 홈페이지 초기 화면(갈무리)
KCC 이지스 농구단 홈페이지 초기 화면(갈무리)

“농구, 다른 종목에 비해 유독 연고지 이전 잦고 지역 정착 소홀...지역 확장 보다 특정 지역에 구단 몰아준 결과”

저는 열렬한 농구팬은 아니지만 야구팬이자 스포츠를 좋아하는 한 시민으로서 이번 KCC 농구단의 연고지 이전과 관련해 해당 구단은 물론 한국농구연맹(KBL)의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전북의소리>를 통해 기고하게 되었습니다. 전주시의 안일한 대응과 잘못도 있지만 과연 KCC 농구단은 연고지 이전에 있어서 자신들은 '자유롭다'는 생각을 하는 것에 대해 '뻔뻔하다'는 점을 우선 지적하고 싶습니다.

사실 KCC가 전주를 연고지라고 해서 전주KCC라고 불렀지만 실상은 전주KCC가 아닌 용인KCC가 맞다고 해도 전혀 무관하지 않았습니다. 왜 그럴까요. 바로 KCC의 선수단은 시즌 경기를 할 때만 전주에 와서 경기를 하고 경기가 없을 때는 전주에서 지내지 않고 훈련장과 숙소가 있는 경기도 용인지역에서 지내왔습니다. 실제로 확인해보니 구단의 사무국과 선수단 클럽하우스도 모두 경기도 용인에 있었습니다.

따라서 경기장 신축에 앞서서 KCC는 전주시를 비판하고 압박을 하기보다 그 전에 먼저 구단의 사무국과 선수단의 클럽하우스부터 전주로 이전하는 것이 맞았다고 봅니다. 게다가 최형길 KCC 단장도 전주에 거주하지 않았는데 과연 KCC가 전주를 연고지로 했던 농구팀이라고 하면서 전주KCC라고 했던 것은 전북도민들과 전주시민들은 물론이며, 이는 농구팬들 외에도 스포츠팬들을 사실상 무시하고 우롱하는 행위라고 해도 전혀 무관하지 않다고 봅니다.

더구나 최형길 단장은 지난달 30일 KBL 이사회가 끝나고 난 뒤 연고지 이전에 대해서 전북도민들과 전주시민들에게 죄송하다고 하였으나 막상 이사회에서 보면 최 단장은 웃고 있었던 사진이 언론에 보도됐습니다. 과연 이것이 전북도민들과 전주시민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하는 KCC 단장의 진정한 사과인지 묻고 싶습니다. KCC의 팬들은 전북에만 있지 않았고 유일한 호남 농구팀이어서 광주와 전남지역에서도 응원을 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기아 타이거즈 야구단과 전북 현대 축구단 같은 생각을 하며 말입니다. 

그러나 이번 KBL 이사회에서 보여준 구단 측의 행동은 전북도민들과 전주시민들에게 사과보다는 실망을 더욱 안겨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사실 KCC의 연고지 이전은 KBL과 최형길 KCC 단장이 호남 유일의 농구팀을 없앤 것이자 이는 KBL이 사실상 지역 확장을 완전히 포기한 것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면서 동시에 농구 저변 확대도 사실상 포기했다는 것을 증명한 것입니다.

KBL은 다른 종목에 비해서 유독 연고지 이전이 잦았고 지역 정착에는 소홀하면서 지역 확장 보다는 특정 지역에 구단을 몰아준 결과가 됐습니다. 더욱이 연고지 이전을 남발한 것도 사실입니다, KCC의 연고지를 전주에서 부산으로 이전한 것이 10번째라고 하는 것만 봐도 KBL은 팬 중심이 아닌 구단 중심의 이기적인 운영을 하였고 프로농구의 지역 확장도 사실상 포기한 결과로 보여집니다.

저는 농구팬은 아니지만 야구팬으로서 과연 KBL이 팬보다는 구단의 입장만 대변하는 단체는 아닌지 싶으면서 한편으로는 농구를 비롯한 여러 스포츠 팬들을 무시하고 우롱하는 단체라는 말이 전혀 무관하지 않아 실망이 큽니다. 어쩌면 현재 농구의 인기가 예전에 비해서 낮은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봅니다. 이는 KBL이 스스로 자초한 것이면서 연고지 이전이 너무 잦았고 지역 정착을 게을리했기 때문입니다.

프로농구가 전국적 인기를 잃으며 실패한다면 이는 전적으로 KBL의 책임이 클 것입니다. 특히 원주DB의 경우 이전의 전신이었던 나래-삼보-TG삼보-동부 시절에도 원주에서 정착을 했으며 심지어 구단 사무국도 서울과 연고지인 원주에 동시에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무늬만 전주팀이면서 구단 사무국과 선수단의 클럽하우스도 경기도 용인에 두고 있었던 KCC와는 너무 대조적입니다.

아울러 KCC가 전주에서 정착도 안하고 경기도 용인에서 지내면서 신축구장을 빌미로 연고지를 이전함으로써 이로 인해서 호남 연고 프로농구팀을 없앴던 것에 대해 KCC는 물론 KBL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기고자=김영수(스포츠를 좋아하는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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