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큐레이션] 2023년 3월 18일
'참가자 부족, 과도한 예산 투입, 선정성 홍보' 등의 논란을 일으켰던 ‘ 2023 전북 아시아·태평양 마스터스대회’(전북아태마스터스대회)가 ‘올림픽에 버금가는 예산과 홍보’란 지적이 다시 서울 언론에 의해 제기돼 전국적인 망신을 사고 있다.
종편방송 MBN은 17일 ‘올림픽에 버금가는 대회라더니…참가 저조하자 "25만원 드려요"’란 제목의 '단독 기사'에서 전북아태마스터스대회의 과도한 예산과 홍보의 문제점을 상세히 보도해 이목을 끌었다.
“올림픽에 버금가는 대회라더니…참가 저조하자 25만원 드려요?”

“30세 이상 생활 체육인들이 참가하는 국제대회, 아태마스터스대회가 5월 우리나라 전라북도에서 2회 대회가 열린다”고 소개한 기사는 “그런데 올림픽에 버금가는 대회라고 홍보하더니, 접수가 저조하자 많게는 1인당 25만원씩 돈을 줘가면서 참가자를 모집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기사는 “지난 2018년 말레이시아에서 아시아·태평양마스터스 첫 번째 대회가 열린데 이어 1년 뒤, 2회 대회를 유치한 전라북도는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 버금가는 대회’라고 홍보하며 참가자를 모집했다”며 “하지만 사실은 달랐다”고 밝혔다.
“국내 참가자 7,000명 1인당 25만원, 해외 참가자 4,000명 5만원씩 국민 세금 지원”

“전라북도는 대회 참가 인원을 2만 8,000명으로 예상했지만, 1만 1,000여명이 접수했다”는 기사는 “그런데 예산은 75억원에서 165억원으로 두 배로 넘게 증가했다”면서 “대회 조직위원회 문건을 확인했더니, 돈으로 참가자를 모집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기사는 “국내 참가자 7,000명은 1인당 25만원, 해외 참가자 4,000명은 5만원씩 국민 세금으로 지원한다”며 “해외 참가자 모집도 여행사를 통해 관광 패키지로 데려오는 방식이었다. 특히 4,000명 가운데 절반이 몽골과 인도 등에서 참가하는데, 취업을 위한 불법 체류 시도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많이 참가해야 하는데, 돈 안 들고 어떤 방법이 있나요?”

더욱이 이날 전북도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도 많이 참가하고 해야 하는데, 돈 안 들고 어떤 방법이 있나요?"라고 반문한데 이어 해당 여행사 관계자는 "반절 정도는 (비자가) 안 나올 수 있다. (현지에서도) 다 예측하고 있다. 불법 체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밝혀 충격을 주었다.
아울러 ”전라북도의 전통문화를 알리겠다면서 대회 기념품은 인형과 텀블러, 볼펜과 우산뿐이다“고 밝힌 기사는 ”26개 종목 중 골프와 배드민턴 등 인기 종목에만 참가자가 몰려 대회가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방송 후 많은 시청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비난의 글들을 올리며 전북아태마스터스대회를 조롱하고 우려했다. 그동안 전북아태마스터스대회의 과도한 예산 낭비 논란과 선정적인 홍보로 물의를 일으킨 사례들이 다시 거론되기도 했다.
"이상한 선수 모집", "고비용 저효율 행사" 수차례 지적

앞서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전북민언련)은 지난 2월 17일 지역 언론의 뉴스 모니터 ‘오늘의 뉴스콕’을 통해 전북아태마스터스대회의 ‘이상한 선수 모집’과 ‘선정적이고 과도한 홍보’를 지적했었다.
당시 전북민언련은 ”1~2달 만에 아태마스터스대회 신청자가 2배가 되었다"면서 "그 사이 참가비보다 두 배는 많은 지원금 또는 체재비를 지원한다는 공문이 타 시도 체육회를 통해 알음알음 돌았다“고 밝힌 뒤 ”해외 선수가 모집되지 않으니 여행사를 통해 관광 상품으로 선수를 모집했고, 도내 여행사에게도 인센티브가 지급되었다“고 지적했다.
전북민언련은 이런 상황에서 전북도가 2월 15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아태마스터스대회 홍보 영상이 부적절한 내용을 담아 논란을 일으킨 점, 지역 언론들이 여과 없이 조직위의 보도자료를 기사화하는 점도 지적했다. 당시 1,300여만원을 들여 제작한 2분 40초가량의 콩트 형식의 홍보 동영상은 선정성 논란을 일으키며 SNS 등에서 조롱과 질타가 이어지자 삭제와 수정 후 게시를 반복하는 소동을 벌였다.
참가 인원도 대회가 임박해 오면서 풍선처럼 부풀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계속 나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참가자 수가 저조하다는 지적을 받아 온 전북도와 대회 조직위는 당초 2만명 참가를 예상했다가 목표 인원을 1만명으로 줄였음에도 지난 2월 10일 기준 참가 등록자는 40개국 6,114명(국내 참가자 3,700여 명)에 불과할 정도로 저조했다.
참가 인원 저조문제는 전북도의회에서도 제기됐다. 지난 2월 2일 윤수봉 도의원은 5분 발언을 통해 “지난 2018년 처음 개최된 말레이시아 아태마스터스 대회는 13억 400만원을 들여서 행사를 진행한 반면, 전북아태마스터스대회는 7배가 넘는 165억원의 막대한 재정을 사용했다”면서 “경제적 파급 효과는커녕 ‘고비용 저효율’ 행사가 될 위기”라고 비판했다.
‘역대 최대 규모’, ‘성공 예감’...지역 언론들 홍보 과열 ‘비난’


이에 대한 일부 언론의 비판 보도가 나오자 불과 한 달여 만에 상황은 순식간에 바뀌었다. 전북도와 조직위는 ”지난 12일 대회 선수 참가등록 마감결과 65개국 1만 1,325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라고 홍보했다. 그러자 지역 언론들은 일제히 ‘역대 최대 규모’, ‘성공 예감’이란 현란한 수식어로 편집해 홍보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불과 2~3개월 전까지만 해도 '돈 먹는 대회', '동네 잔치'란 비판을 받아 온 전북아태마스터스대회 개최 시기가 점점 임박해오면서 '성공 대회'란 수식어로 자화자찬하는 홍보, 이를 받아 쓴 지역 언론들의 흥분된 보도 경쟁이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손주화 전북민언련 사무처장은 ”한 달 만에 신청자가 두 배나 급증했는데 이상했다는 생각을 해당 출입기자들은 안 했을까?“라고 물은 뒤 ”어떻게 이런 보도자료를 받아서 1면 톱에 낼 수가 있는 걸까?, 도내 행사라면 덮어두고 가는 이상한 보도 관행“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태마스터스대회를 하기 위해 국비와 지방비가 175억원이나 들어간다. 175억원은 쌈짓돈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북아태마스터스대회는 오는 5월 12일부터 20일까지 전북지역 14개 시ㆍ군 전역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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