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주요 신문·방송 뉴스 톺아보기] 2020년 7월 8일(수)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의 인수·합병 계획이 점점 파국을 치닫는 형국이다. 양 항공사 간에 갈등의 골이 깊어져가는 상황으로 이어지면서 ‘딜 종료’보다 ‘딜 무산’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인수합병 논의 이후의 부실경영 책임을 놓고도 공방이 치열하다. 자칫 법정공방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 국내 언론의 의제형성은 두 부류로 갈린다. 우선 갈등의 법적 책임 문제를 놓고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의 입장을 전하는 말과 글의 무게가 다르다. 특히 서울과 전북 언론사들, 신문과 방송사들 간에 극명한 시각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영상과 지면에서 묻어나고 있다.
서울지역 언론사들 중 대표적으로 KBS, MBC 등 지상파 방송사들이 이 문제에 집중하는 양태다. 두 방송의 기사 흐름은 현재의 이스타항공 사태 책임을 ‘이상직 의원과 자녀 등 일가의 편법승계에서 비롯된 문제’라며 심층적인 취재보도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우선 KBS는 “10대와 20대였던 이상직 의원이 두 자녀들이 이스타홀딩스를 설립해 이스타항공 최대주주가 된 데서부터 문제가 꼬였다”며 이 과정에서 많은 의혹을 취재 보도하고 있다.

방송은 7일 ‘ET 인사이트’에서 ‘이상직 의원 일가 ‘편법 승계’ 점입가경…이스타항공에서 옵티머스까지?‘란 제목과 함께 또 다른 의혹을 제기했다.
이 방송에는 박 모 변호사가 등장한다. 방송은 “이상직 의원의 고교 동창으로 절친했던 사이”라고 박 변호사를 소개하면서 "이스타항공의 사내이사도 맡은바 있는 그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지분 10%를 담보로 맡아 놓기로 하는 등 맡아둔 담보를 마치 자기 지분인 것처럼 제공하면서 여기저기서 돈을 끌어 모았다“는 사실을 추가로 보도했다.
취재 기자는 “이러한 모든 과정이 자세히 적힌 ‘사실 확인서’라는 문건에서 확인됐다”며 “편법승계 의혹의 핵심이 됐던 이스타항공의 지분 일부를 빼돌렸다고 고백하는 자술서”라고 전한 뒤 “그 내용을 보면 돈을 빌린 곳이 두 군데가 나오는데 우선 자신이 소속된 회사에다가 이스타항공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고 33억 원을 빌렸다”는 내용과 “두 번째로 나오는 게 바로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라고 보도했다.
기자는 “사실 확인서에 명확히 옵티머스 자산운용 대표라고 적시돼 있고, '친한 후배였다'고 설명이 돼 있다”면서 “그런 후 변호사는 회사를 떠나버렸다”고 밝혀 이스타홀딩스와 이스타항공과의 관계에서 발생한 의혹은 더 커지게 됐다.
방송이 전하고자 하는 핵심은 “이스타항공 사태의 시작은 직원 1,400명이 받지 못한 수개월 치 임금 250억 원이며, 결국 누가 책임지냐에 대한 문제, 그리고 무리하게 승계를 진행하다가 거액의 경제 범죄까지도 발생한 상황인데, 이런 경위가 밝혀져야 한다”는 게 골자다.

MBC는 지난 5일 방송한 '스트레이트’에서 이상직 의원의 수상한 재산 형성 과정을 집중 보도해 주목을 끌었다.
“이스타항공 임금체불 문제로 시작된 ‘이상직 의원 사건’이 최근 자녀들에 대한 편법 증여, 차명재산 의혹 등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이 의원의 재산 형성 과정도 의혹을 받고 있다”면서 “이 의원은 증권사 펀드매니저로 일하다 2001년 KIC를 인수했고 KIC를 인수한 뒤 10여개가 넘는 계열사들을 설립했다”는 ‘스트레이트’ 취재진은 KIC와 계열사, 관계 회사들 사이의 자금 거래 내역을 추적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해 고발했다. 이상직 의원과 일가의 편법, 차명, 불법 의혹의 여지를 많이 남겼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일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제주항공이 지난 3월 이스타항공 측에 ‘셧다운(노선 운항을 전면 중단하는 것)’을 지시했다는 내용의 녹취록을 공개하자 제주항공은 7일 입장문을 내 “최고 경영진 간 통화와 회의록 등 비밀로 유지하기로 한 내용이 외부로 유출돼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딜을 클로징(계약 성사)하려면 이스타홀딩스의 선행조건이 완료돼야 한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이 선행조건 해소를 요구하며 계약 해제를 공언한 시일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양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인수가 예정대로 이뤄질지 회의적인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사실상 인수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서울언론들은 “이스타항공의 유동성이 최악인 상황에서 선행조건을 이행하긴 힘들 것”이라며 “끝까지 두고 봐야 알겠지만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땐 계약 파기로 흘러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고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하는 등 연일 속보를 내보내고 있다.
제주항공 측은 “자금난을 겪는 이스타항공에 현금 유동성을 높여주는 등 계약 이행을 위해 노력했다”면서 “이스타항공이 성실하게 나서지 않으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밝힌 때문이다. 제주항공이 정한 이스타항공의 계약 선행 조건 이행 시한은 오는 15일까지다.
이러한 내용을 전북지역 언론들은 어떻게 보도하는지 살펴보자.
신문들 중에는 전북일보와 새전북신문이 8일자 지면에 썼다. 방송은 KBS전주방송, 전주MBC, JTV 모두 관련기사를 전날부터 내보내 신문들보다 높은 관심과 집중도를 보이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전북일보는 1면에 ‘이스타·제주항공 합병 난항’이란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지만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의 인수·합병(M&A)이 무산될 경우 26년 만에 1일 생활권이 가능해진 전북∼제주 하늘길이 끊기게 되는 것”이라며 무게 중심을 달리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그간 이스타항공은 노조로부터 셧다운(운행 정지)과 체불임금 등을 이유로 지탄을 받아왔는데 속내를 보니 제주항공이 이 모두에 깊숙이 관여한 정황이 나타났다”며 제주공항에 책임을 돌리는 뉘앙스를 강하게 풍겼다.

새전북신문도 3면 “제주항공이 이스타 자력회생 기회 박탈”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제주항공이 인수 후 이익을 위해 이스타항공을 희생시켰다”며 “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이스타항공 노조는 정의당과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민생문제연구소, 공공교통네트쿽스 등 시민사회단체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이 신문 역시 제목과 기사에서 이스타공항보다 제주공항에 더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도했다.
그러나 지역방송들은 보도의 관점이 신문들과는 달랐다.

전주MBC는 ‘수상한 지배 구조.."지주회사로 이용만"’이란 제목의 전날 기사에서 “이스타 항공은 새만금에 하늘 길을 열겠다며 초기부터 군산시와 지역의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끌어 모았지만 출자금을 받아낼 당시 약속은 온데 간 데 없어졌고, 이스타는 지배구조를 어지럽게 바꾸며 수상한 행보를 이어갔다”며 “이스타항공은 명목상 본사를 군산에 뒀지만 사실상의 본점은 서울 강남에, 계류장은 인천을 택했고 청주공항을 거점으로 활용했을 뿐, 당시 2008년 협약 상에 있는 군산-김포 간 노선은 단 한 번도 뜬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기사는 “이 과정까지만 해도 새만금 관광개발은 이스타항공의 지분 49.4%를 가진 명실상부한 최대주주였지만 2015년 문제의 이스타홀딩스가 등장하면서 새만금 관광개발은 지분 모두를 이상직의 자녀들에게 넘겨준다”면서 “꼼수 승계에 이용돼 온 새만금 관광개발을 비롯해, 하루가 멀다 하고 소유와 지분 구조를 바꿔 온 이상직과 이스타항공, 차명이나 은닉재산 의혹과의 연관성을 밝히는 것이 향후 이스타항공 사태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KBS전주방송은 ‘제주항공-이스타항공 인수합병 난항…오는 15일 결론날 듯’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제주항공은 자금난을 겪는 이스타항공에 현금 유동성을 높여주는 등 계약 이행을 위해 노력했다면서, 이스타항공이 성실하게 나서지 않으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전한 뒤 “제주항공이 정한 이스타항공의 계약 선행 조건 이행 시한은 오는 15일까지”라고 강조했다.
JTV는 ‘"채무부터 갚아라"...계약 해지 수순 밟나’란 제목의 기사에서 “제주공항이 제시한 채무 해결 시한까지 남은 건 겨우 일주일 남짓”이라며 “이스타항공 매각이 불발하면서 파산 수순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밖에 다른 신문들은 이날 '새만금 신공항 건설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제목과 기사를 크게 다뤄 시선을 끈다.
다음은 7월 8일(수) 전북지역 주요 신문 1면과 방송의 관련기사 제목들이다.
전북일보
'전주역세권 개발' 전주시·LH 갈등
전북 확진자 32명
청포도 익어가는 계절
이스타·제주항공 합병 난항
전북도민일보
"탄소중립 지방정부가 앞장"
정부 새만금 신공항 건설사업 본격화
무주 132.5㎜ 물폭탄… 침수피해 잇따라
‘전파력 6배’ 코로나 GH형 전북 인접지 확산에 초긴장
부안 관내 변산해수욕장 등 11일 개장
전라일보
전븍 30-40대 일할 곳이 없다
도내 사립대 “일부 환원 도입”
전북 기후 대응 선도
새전북신문
“김승환 사퇴하라"… 거짓 항소 발언 후폭풍
재난지원금 반짝특수, 전통시장 체감경기 `뚝'
프리미엄 고창수박, 커피빈 전국 매장으로 날개
“제주항공이 이스타 자력회생 기회 박탈” -3면
전북중앙신문
새만금 신공항건설 가속도 붙는다
송지사 "2050년까지 탄소중립 실현"
공적 마스크 12일부터 폐지 시장공급 전환
전민일보
전북대發 ‘코로나19 특별장학금’ 도내 사립대학 확산 주목
‘전북 하늘길’새만금 신공항 건설사업 본격화
청년들이 모여드는 지원정책 마련 시급
KBS전주방송
제주항공-이스타항공 인수합병 난항…오는 15일 결론날 듯
전주MBC
수상한 지배 구조.."지주회사로 이용만"
JTV
"채무부터 갚아라"...계약 해지 수순 밟나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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