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큐레이션] 2021년 9월 10일(금)
수시모집이 일제히 시작된 대학들의 생존 전략은 비장하다. 대학마다 치열한 구조조정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눈물겨운 자구 노력들이 시선을 끈다. 교육부의 대학 기본역량 진단결과 발표 이후 이러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특단의 카드를 내놓은 대학들도 있다. 일반재정지원대학에 선정되지 못한 대학들은 총장들이 사퇴하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국립대 중 탈락의 고배로 큰 충격에 빠진 군산대는 곽병선 총장이 6일 사의를 표명해 파장이 크다.
곽 총장은 이날 교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교육부의 3주기 역량진단에서 최종 탈락한 데 대해 송구함을 느낀다”며 “이번 평가에 책임을 지고 총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전했다.
정부 재정지원 탈락 대학 총장들 사퇴, 군산대 충격 커
또 진단 결과에서 탈락한 인하대도 교수회가 총장과 보직자 사퇴를 요구해 결국 총장과 부총장이 동반 사퇴 의사를 밝혀 대학이 충격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인하대 교수회는 최근 성명서를 통해 “교육부의 평가에도 분명히 문제가 있으나 평가에 대한 부실한 준비와 안일한 대응 또한 탈락의 주요인”이라며 총장을 비롯한 본부 보직자의 전원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9일 조명우 인하대 총장은 학교법인 측에 신수봉 교학부총장, 원혜욱 대외부총장과 함께 동반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앞서 경북 경주시에 소재한 위덕대도 장익 총장이 지난 1일자로 자진 사퇴했다.
장 총장이 임기 6개월을 남겨두고 전격 사퇴한 것은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 결과에 대한 책임 차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교육부 평가 결과, 정부의 일반재정지원에서 탈락한 대학들의 충격이 크다. 3년간 140억원 가량의 정부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된 대학들은 특단의 자구 전략 마련에 비상이다.
한일장신대 채은하 총장, 1년 간 무보수 선언
그런가하면 전북지역에서는 한일장신대 총장이 역량진단 결과에 책임을 지겠다며 ‘무보수’를 선언하는 일도 일어났다. 채은하 총장은 9일 “역량진단에 처음 참여한 경험을 토대로 우리 대학의 혁신과 함께 부족한 부분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함을 느꼈다”며 “대학의 특성에 맞는 교육과정 개선과 학생지원 체계 강화를 위한 재정으로 쓰여지길 원한다”고 밝히며 1년 간 무보수를 선언했다.
채 총장은 이날 “지방대학의 엄청난 위기의 시대에 서 있지만 한일장신대는 100주년이라는 기회를 은혜로 잘 살려 지역과 교회를 위한 대학으로 성장해 나가야한다”고 강조하면서 “내년까지 펼쳐질 100주년기념사업과 후원 활동을 위해 총장으로서 솔선수범 하겠다“며 기부의 뜻을 밝혔다.
이어 ”이번 대학평가에 처음 참여한 경험을 토대로 우리 대학의 혁신과 함께 부족한 부분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함을 느꼈다”는 말도 덧붙였다.
군산대 "일반재정지원대학 미 선정, 재정지원 제한과 다르다” 주장
한편 총장의 사의 표명으로 뒤숭숭한 군산대는 "교육부의 일반재정지원대학 미 선정은 부실대학이라고 말하는 ‘재정지원 제한 대학’과는 다르다"고 해명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군산대는 8일 “교육부가 지난 3일 보도자료를 통해 일반재정지원대학에 미 선정된 대학은 일반재정지원사업(대학혁신지원사업)의 지원에서만 제외되었을 뿐, 다른 국가지원사업에 지원해 사업비를 지원받을 수 있고, 국가 장학금 및 학자금 대출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군산대는 “국가가 운영하는 탄탄한 국립대학으로서 평가 기간인 2018~2020년 동안 ‘산학협력선도대학육성(LINC+)사업’, ‘산업연계교육활성화선도대학(PRIME)사업’, ‘고교교육기여대학지원사업’, ‘여학생공학교육선도대학지원사업’, ‘초기창업패키지사업’ 등 역량이 우수한 대학으로 평가됐다”고 덧붙여 강조했다.
수시모집을 의식한 듯 군산대 관계자는 "일반재정지원사업의 결손을 학교 차원의 자구노력과 함께 지자체, 총동문회, 지역사회 등과 협력하여 충분히 극복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곽병선 군산대 총장은 지난 3일 교육부의 대학 기본역량 진단평가 결과가 나오자 대학에 사직서를 내고 교육부에 전달해줄 것을 주문했다. 또 이메일을 통해 교직원들에게 총장직 사의를 표명했다.
곽 총장은 “교육부의 3주기 대학 기본역량 진단평가에서 최종 미선정된데 따른 송구함을 느낀다”며 “교육부의 가평가 이후 피켓시위 및 성명서 발표 등을 통해 대학 입장을 전했지만 그 결과가 바뀌지 않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원광대, 수시·정시 최초 합격자 전원에 50만원 장학금?

한편 원광대가 올해 입시 최초 합격자 전원에게 장학금 50만원을 지급한다고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10일부터 수시 모집에 들어가는 원광대는 수시와 정시모집을 통한 최초 합격자 전원에게 1인당 50만씩의 첫 학기 장학금을 지급하고, 소프트웨어 인재 전형을 통해 선발된 학과에서는 입학 시에 최고 8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지난해 수시 이월 인원이 많았던 원광대가 올해는 수시와 정시모집 인원을 채우기 위한 대책의 일환으로 내놓은 카드라는 분석이 나왔다.
전주대, 도내 특성화 고교들과 상생협력 강화

새로운 총장 선임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는 전주대도 새로운 전략을 내놓아 시선을 끈다. 전주대 미래융합대학은 대학의 평생교육체제 지원사업(LiFE) 연계 협력을 골자로 군산기계공업고, 전북기계공업고 등과 교수법 연구 등에 관한 MOU를 체결해 눈길을 끌었다.
전주대는 9일 협약을 맺고 ▲군산기계공고를 졸업한 성인학습자들의 전주대 입학에 대한 수월성 제고 ▲수업내용과 수업방식에 대한 연구협력 ▲취업 및 진학에 대한 상호협력 ▲진로설정을 위한 특강 교류 ▲비학위 과정에서 개발한 교재와 콘텐츠의 교류 등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또 전주대는 진로설정을 위한 특강 교류를 비롯해 비학위 과정에서 개발한 교재와 콘텐츠의 교류에도 힘쓰기로 했다. 이를 통해 특성화고를 졸업한 재직자와 성인 학습자들의 진학에 대한 교육과정 운영 인프라 구축은 물론 성인 학습자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전문인력 양성 개발에도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대학 측은 기대하고 있다.
전북지역 대학들 수시 모집 본격화, 신입생 확보 위한 문턱 낮춰
한편 전북지역 주요 4년제 대학이 10일부터 5일 간의 수시모집전형을 시작한다. 모집인원은 지난해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지만 전형 기준을 낮추거나 새 기준을 신설하는 등 신입생 확보를 위해 문턱을 낮추고 있는 점이 특징으로 나타났다.

올해 2,771명을 모집하는 전북대는 작년 모집인원 2,753명에 비해 약간 증가한 수준으로, 유형별로는 학생부종합전형 849명, 학생부교과전형 1,922명으로 선발한다. 신설된 약학대학은 고교생을 대상으로 수시모집에서 24명을 선발하며 이 중 학생부교과전형의 지역인재로 15명을 뽑는다.
군산대는 올해 수시전형으로 1,488명을 모집한다. 작년 1,454명보다 약간 증가한 수준이며, 여기에는 정원 내 1,358명과 정원외 130명이 각각 포함됐다. 원광대는 올해 3,015명을 모집하며, 작년 3,247명 대비 약 200여명이 줄었다. 학생부종합전형으로는 1,218명을, 학생부교과전형으로는 1,797명을 모집한다.
전주대는 올해 2,602명을 모집하며, 작년 2,539명보다 약간 늘었다. 학생부종합전형 783명, 학생부교과전형 1,320명으로 선발할 올해 수시에는 수시모집 모든 전형에서 교차지원이 가능하고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없앴다.
우석대는 올해 1,672명을 모집하며, 작년 1,575명보다 90여명 늘었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전체 전형을 폐지하고 학생부교과에서 일반학생 부분에 교과중심·지역인재 전형 및 면접 중심부분을 추가했다. 또한 태권도학과 등에 ‘실적우수자 전형’을 신설했다.
신입생 충원 갈수록 저조...도내 대학마다 정원 채우기 '비상'
전북지역 4년제 대학들의 올해 신입생 모집인원은 지난해 대비 1,824명이 줄어 10% 가량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도내 대학들의 신입생 충원율 감소가 전국에서 그동안 상위권에 속해 왔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
국회 교육위원회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지난 5월 20일 집계해 발표한 '2021학년도 일반대학 신입생 충원율' 자료에 따르면 전북지역 일반대학들의 신입생 충원율은 89.3%로 전국 17개시도 가운데 경남(85%)과 경북(88.1%), 강원(89.2%), 강원에 이어 4번째로 충원율이 낮았다.
전북의 전년 대비 충원 감소율은 더 심각하다. 전북은 10.3%p로 경남 10.4%p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올해 도내 대학들의 신입생 미등록 인원도 전국에서 5번째로 높았다. 전북 신입생 미등록 인원은 1,647명으로 경북 2,981명, 부산 2,145명, 경남 1,981명, 강원 1,732명에 이어 많았다.
/박주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