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원광대 전경
원광대 전경

원광대학교가 신입생 감소로 인한 학과 폐과 등 자구책을 놓고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지난해 신입생 등록률이 79.9%로 무려 710명의 미달자가 발생해 '총장 사퇴론'으로 진통을 겪은데 이어 올해는 폐과 문제를 놓고 신학기부터 학내가 술렁이고 있다. 

인문대 철학과 등 4개 학과 폐과 방침에 학생들 집단 반발 

원광대는 최근 학령인구 감소 등을 이유로 학과 4곳을 대상으로 폐과 절차에 나섰지만 학내 구성원들이 일방적인 의사 결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원광대는 지난 14일 입법예고를 통해 인문대학 철학과, 자연과학대학 빅데이터·금융통계학부, 화학과, 반도체·디스플레이학부 등 4개 학과를 폐지하고 일부 학과는 통합하겠다고 밝혔다.

대학 측은 폐과 대상 학과의 입법예고 이후 규정심의위원회, 교무위원회, 대학평의원회, 법인이사회 등의 심의를 거쳐 최종 폐과를 결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학생들은 ‘2022학년도 1학기 폐강 예정과목 안내'에 따른 일방적 폐과 통보에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다.

학생들은 폐과 결정에 반대하는 반대 서명 운동에 나서는 등 학교 측과의 면담을 요청하며 집단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학사일정 차질 등 학내 갈등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일부 학생들은 "아무런 내용도 모른 채 일방적인 폐과 방침을 전달받고 너무 황당해서 학교 측에 면담과 항의를 하고 있지만 소용이 없다”며 “폐과 반대 운동을 계속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학 측은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학과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내심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입생 등록률이 저조한 이유가 크게 작용했을 것이란 지적이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미달 속출, 무능한 총장 사퇴" 요구...후유증 사라지지 않아

KBS전주총국 3월 22일 뉴스 영상 화면 캡처
KBS전주총국 3월 22일 뉴스 영상 화면 캡처

원광대는 올해 신입생 3,233명 모집에 2847명이 등록, 88%의 등록률로 전체 정원에서 386명을 채우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원광대는 신입생 등록률이 79.9%로 710명이 미달됐다.

이처럼 갈수록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미달자가 속출하자 원광대는 신입생 모집이 힘든 학과를 대상으로 폐과를 하는 등 입학정원도 줄여 나갈 방침이다. 대학은 2022년 3,230명에서 2023년 3,070명으로 160명(5%)까지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원광대는 지난해에도 신입생 충원율이 79.9%에 그쳐 교수협의회와 직원노동조합, 총학생회 등이 박맹수 총장에 대해 전방위 퇴진 압박을 가하고 나서 진통을 겪었다. 그러나 박 총장은 "입시 대책 특별기구를 구성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며 퇴진 요구를 사실상 거부해 갈등이 심화되기도 했다. 

당시 원광대 제52대 총학생회는 신학기가 시작된 지난해 3월 입장문을 통해 "모든 것이 실패했고 실패할 무능한 총장은 사퇴하라"고 밝혔다. 그런데 아직도 그 후유증이 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폐과 문제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대두됐다.

대부분 대학들, 신입생 감소로 자구책 마련 '몸부림'

지난해 입시 부진의 책임을 묻기 위해 총장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전북지역 대학가에선 처음으로 나와 주목을 끌었던 원광대가 학생 수 감소로 내홍을 겪고 있지만 다른 대학들도 신입생 감소로 자구책 마련에 몸부림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일부 지역의 대학들은 모집 대상 연령층을 기존 고등학교 졸업생에서 장년층 이상으로 확대해 가는 등 인구 고령화에 따른 재교육·재취업 수요를 겨냥한 전략을 내놓는 대학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해진 인원 때문에 매년 줄고 있는 학생 수 감소로 인해 대학들마다 희생이 불가피한 학과들이 점점 늘고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학생들과 대학 측의 마찰과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대입 최종 등록 결과 전북지역에서는 거의 모든 대학들이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지난 3월 1일 기준, 전북지역 4년제 대학들의 최종 등록률은 전북대의 경우 99.6%로 14명을 제외하고 채웠지만, 다른 대학들은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군산대, 2년 전에 비해 신입생 등록률 무려 15%p 감소

군산대 전경
군산대 전경

특히 같은 국립대인 군산대의 경우 올해 1,738명 정원에 83.3%인 1,488명을 모집하는데 그쳤다. 이는 전년도 86.5%에 비해 약 3%p 이상 감소한 수치다. 2020년(99.8%)과 비교하면 무려 15%p 이상 감소했다.

사립대 중에서 전주대는 97.7%로 지난해보다 5.7%p 상승했지만 여전히 미달자가 발생했다. 전주대를 제외하고는 90% 이상의 충원률을 기록하지 못했다. 우석대의 경우 신입생 충원률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우석대는 올해 모집인원 1,278명(전주캠퍼스) 가운데 81.69%인 1,044명을 모집하는 데 그쳤다.

전년도 전주캠퍼스 신입생 충원률은 96.81%로 1년 사이에 17%p 이상 하락했다. 원광대의 경우 88%로 지난해 79%에 비해 상승했지만 380여명이 미달해 갈수록 충원율 하락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형국이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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