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구의 '생각 줍기'

이화구 씨(금융인/필자)
이화구 씨(금융인)

전주 익스트림타워가

욕망의 바벨탑이 아니라 

전북을 살리는 상생의 미륵타워이길 바라면서...

어제 전주에서 지역신문사 대표 겸 대학교수로 계시는 페친 한 분이 전주에서 진행되고 있는 옛 대한방직 부지에 아파트, 430m 전망타워, 호텔, 백화점, 쇼핑몰, 컨벤션센터 등 복합개발사업과 관련된 글을 올렸기에, 저도 은행에서 배운 게 기업분석 업무라 어제 금융감독원 DART라는 공시시스템에 들어가 처음 대충 스크린(Screen)을 하고 몇 가지 눈에 들어오는 점을 정리하여 댓글로 달은 바 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CPA(국제공인회계사)와 신용분석사 그리고 대출심사역 자격증 소지자로 은행에서 기업분석업무 경력이 좀 됩니다.

오늘은 출근하여 사무실에서 다시 DART에 접속하여 관련 기업들의 감사보고서를 출력하여 접근 가능한 정보를 바탕으로 저의 상상력과 추리력으로 소설을 써봤습니다. 부담 없이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이런 글을 올리는 것은 저도 전북에서 태어나서 20년을 도민으로 살았고 전주는 제가 고등학교 3년을 다닌 도시라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어 만년 꼴찌의 전북 도세가 좀 나아졌으면 하는 바램에서 문제점이 있으면 사전에 미리 발견하여 문제를 같이 고민하면서 해결해야 사업이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올리는 글입니다. 

(주)자광, 지배주주 뿌리 의구심, 왜? 

먼저, 본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주)자광이라는 업체를 들여다 봤습니다. 

자광은 크게 감사보고서 접근이 가능한 업체로는 (주)자광과 (주)자광건설 그리고 (주)자광홀딩스로 구성된 기업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자광이라는 업체들을 지배하는 기업은 (주)제이지씨(JGC)라는 납입자본금 5,000만 원의 회사인데 이 회사는 금융감독원 DART 시스템에서 올라와 있지 않은 업체라 분석에 한계가 있어 제가 추정을 좀 했봤습니다.

DART에서 검색한 업체 중에 (주)제이지씨 코리아란 업체가 있어 그 회사의 주주관계를 파악해보니 지배 주주가 일본국 법인인 JGC Corporation으로 나옵니다. JGC Corporation은 일본 회사라 DART에서 검색은 안 되지만 인터넷에선 검색이 되는 업체입니다.

(주)자광 홈페이지
(주)자광 홈페이지

제이지씨는 JGC Corporation (日揮株式会社) 옛날 Japan Gasoline Co.란 회사라고 합니다. 그런데 (주)자광건설 홈페이지의 왼쪽 상단에 있는 로고가 영문자 JGC로 표시됩니다.(사진 참조)

그래서 혹시라도 자광은 지배주주의 뿌리가 일본에 있는 업체와 관련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합리적인 의심을 해 볼 수 있습니다. 아니면 제가 서두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상상력으로 추리소설을 쓰고 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둘째, 자광과 관련된 업체들의 재무상태를 들여다 봤습니다. 재무자료의 기준은 2019년도 감사보고서 기준입니다. (주)자광홀딩스는 납입자본금은 18억 원에 자본잠식(-82억 원) 상태입니다.

반면 자산총계가 1,506억 원으로 자산의 대부분은 골프장 관련 토지 및 시설로 보입니다. 부채는 당연히 대부분 외부 차입금인데 롯데건설(주)로 부터 일부는 연대보증을 받은 걸로 나옵니다. 

(주)자광건설은 납입자본금 5억 100만 원에 이익잉여금은 122억 원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이 회사도 부동산개발 관련 건설업체로 자산은 대부분 부동산, 부채는 매입채무나 미지급관련 대금입니다. 

본 개발사업의 주관 기업인 (주)자광은 납입자본금 15억 원이나 자본잠식(-173억 원) 상태로 자산 2,301억 원중 부동산 관련자산이 2,150억 원이고, 부채 2,519억 원 중 1년 이내에 상환기간이 도래하는 단기차입금이 2,510억 원에 이른 다는 것입니다.

"매년 100억 원 넘은 이자비용 눈덩이처럼 불어나 현금흐름 문제 발생할 수도"

(주)자광이 거액의 자본잠식을 본 것은 동사가 부동산개발업체로 본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매출이 발생하지는 않았으나 일반관리비용과 113억 원이라는 거액의 이자비용 부담으로 2019년도에 143억 원의 적자를 봤기 때문으로 파악됩니다. 

문제는 이미 차입금으로 매입한 부동산에 대한 개발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매년 100억 원이 넘은 이자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현금흐름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부지에 대한 감정평가 시 공장용지가 개발되면 상업용지로 용도가 변경될 걸 감안한 감정가를 기준으로 대출 금액이 산정되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개발사업이 장기간 지연되거나 차질을 빚게 되면 대출금 상환 압박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셋째, 위에서 제기된 문제점은 사업성만 양호하다면 지엽적인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언론보도에 따르면 개발사업에 2조 5,000억 원정도의 자금이 소요된다는데, 자본금이 적은 자광이라는 회사가 PF를 한다지만 저렇게 많은 거액의 자금을 끌어 모을 수 있을까 싶고, 또한 100만 명도 안되는 전주시 인구(66만 명)와 200만 명도 안되는 전북도민(181만 명)으로 구성된 수요시장에서 2조 5,000억 원이란 거액의 투자금에 대한 적정 수익이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최소한 인구 1,000만 이상의 수요가 있는 서울이면 몰라도 말입니다. 그리고 이 정도의 걱정은 초등학생들도 예측해 볼 수 있는 합리적인 의심입니다.

넷째, 눈앞에 거대한 프로젝트가 있는데 회사의 모든 역량을 개발사업 성공에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납입자본금 15억 원에, 자본잠식이 -172억 원이나 되는 회사가 전북 유수의 언론인 (주)전북일보의 주식 45.08%를 45억 원이나 주고 매입한 행위는 이해가 안 되는 측면이 많습니다.

거액의 자본잠식 업체이기 때문에 인수자금도 외부차입금이 아닐까 싶습니다 .

"기업의 사주, 인터넷 검색 해봐도 알려지지 않은 인물...리스크 염려"  

그리고 전북일보도 자산재평가(137억 원)를 통해서 결손금(-132억 원)을 겨우 메우고 있는 형편이기 때문에 투자로 인한 수익을 거의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동사의 전북일보 주식 매입을 본 프로젝트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차단하고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려는 게 아닌가 하고 의심을 해봐도 전혀 잘못된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IMF 외환위기 당시 건설사들이 사업과 관련 없는 단자사 등 금융기관 인수로 도산에 빠진 사례는 우리 국내 기업의 존망사에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당시 도산한 건설사가 도급순위 100위 업체 중 40여개 이상이나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주)자광의 전주시 옛 대한방직 공장부지 개발 조감도
(주)자광의 전주시 옛 대한방직 공장부지 개발 조감도

다섯째, 많은 전주시민들이 염려하고 있는 것처럼 용도변경을 앞세워 돈이 되는 아파트 건설 사업에 눈이 멀어 430m 전망타워, 호텔, 백화점, 쇼핑몰, 컨벤션센터 같은 미끼를 넣어 복합개발사업으로 추진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없애려면, 사업주체가 롯데가 됐던지 일본기업이 됐던지 공론화를 통해서 시민들과 도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추진해야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겁니다. 

여섯째, 전주에는 국내 최대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는 투자전문가들이 많으니 사업성이 있다면 국민연금에서도 장기투자를 고려해 볼만 한데 그런 이야기기는 나오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일곱째, 본 프로젝트를 추친하는 실질적인 주체가 누구인지 확실치 않고, 자광이라는 기업의 사주도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봐도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라 사주에 대한 경영능력 검증이 안된 부분에 대한 리스크(Risk)도 있는 것 같습니다. 

끝으로 우리는 구약성서 창세기에 나오는 인간들의 무한한 탐욕의 상징인 바벨탑 이야기도 귀담아 들어야 합니다. 

더 높게만 쌓으려는 인간의 욕심이 건물을 뽀쪽하고 날카롭게 지어서 하늘을 찌르듯 한 형상의 건물은 풍수상으로 볼 때 전주 같은 전통문화 도시에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잠실에 있는 롯데타워도 건물이 완성된 창사 50주년에 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의 난이 발생하였고, 이후에는 총수일가가 재판장에 줄줄이 소환되는가 하면 중국으로부터 사드 후폭풍에 몸살을 않는 수난시대를 맞은 점도 교훈으로 삼을만 하지 않나 싶습니다. 

아무쪼록 개발사업이 성공하여 만년 꼴찌 도세에서 전북이 벗어나길 기원하며 글을 올립니다. 

P.S. : 올려드린 사진들은 점심 먹고 산책길에 잠실운동장 인근에서 담은 파란 하늘은 배경으로 선 감나무와 영하의 날씨에 철 모르고 핀 철쭉꽃입니다. 

/이화구(금융인 37년ㆍCPA 국제공인회계사ㆍ임실문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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