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SK 새만금에 2.1조원 통큰 투자, 데이터 신산업 새만금서 ‘꽃’ 피운다' 

'최태원 회장의 통큰 투자…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2조 1천억' 

'SK의 새만금 청사진… 2조 투자해 창업클러스터 만든다' 

2년 전인 2020년 11월 24일, “SK그룹이 국내 굴지 4대 기업 중 최초로 새만금에 2조 1,000억원을 투입해 세계 최고 수준의 데이터 센터와 창업클러스터를 구축한다”는 내용이 전북은 물론 전국 언론에 의해 일제히 조명됐다. 

2년 전 지역 일간지들 장밋빛 청사진 도배...화려한 투자협약식 이후 진척 없어  

2020년 11월 24일 군산 GSCO에서 열린 SK컨소시엄 투자협약식에 정세균 국무총리와 김현미 국토부장관, 최태원 SK회장, 송하진 전북지사, 양충모 새만금개발청장, 강임준 군산시장 및 참석자들이 새만금에 데이터센터와 창업클러스터 구축 300여개의 기업유치, 2만여명 고용창출 등 2조원 투자계획을 체결했다.(전북의소리 자료사진)
2020년 11월 24일 군산 GSCO에서 열린 SK컨소시엄 투자협약식에 정세균 국무총리와 김현미 국토부장관, 최태원 SK회장, 송하진 전북지사, 양충모 새만금개발청장, 강임준 군산시장 및 참석자들이 새만금에 데이터센터와 창업클러스터 구축 300여개의 기업유치, 2만여명 고용창출 등 2조원 투자계획을 체결했다.(전북의소리 자료사진)

특히 전북지역 주요 일간지들은 “정부와 전북도, 그리고 SK그룹은 300여개의 기업유치와 2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해 향후 20년간 8조원 이상의 경제파급 효과를 톡톡히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며 당시 새만금 동서도로 개통식과 함께 군산새만금컨벤션에서 열린 SK그룹과의 투자협약식을 대서특필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당시 정세균 국무총리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송하진 전북도지사, 강임준 군산시장 , 최태원 SK회장 등이 직접 참석했다. 이 사업을 주도했던 새만금개발청은 새만금 수상 태양광 발전사업권을 인센티브로 주는 ‘산업투자형 발전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SK E&S와 SK브로드밴드가 참여한 SK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밝히기도 해 금세 사업이 착수될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 

하지만 2년이 흐른 지금, 아무런 진척도 보이지 않고 있다. SK 측은 새만금 해당 사업 지구의 전력시반시설 등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을 핑계로 먼 산만 바라보는 형국이고, 전북도 역시 강 건너 불구경하듯 남의 일처럼 여기고 있다. 

카카오톡 마비 사태로 데이터센터 중요성 부각되면서 다시 '주목', 그러나... 

최근 카카오톡 마비 사태로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이 새롭게 부각되면서 새만금에 건립하기로 했던 SK컨소시엄의 데이터센터 사업에 다시 주목을 받고 있으나 2년 전과 별반 달라진 게 없다. 

SK그룹은 지난 2020년 11월에 수상 태양광 사업권(200MW)을 인센티브로 받고 새만금 산업단지에 2조1,000억원 규모의 데이터센터와 창업클러스터를 2025년까지 구축한다고 발표한 것과 달리 SK E&S의 발전사업이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새만금 수상 태양광 발전사업이 선행되어야 여기서 나오는 전기로 데이터센터를 조성할 수 있지만 현재 새만금 수상 태양광사업은 새만금개발청의 사업자 선정과 한수원의 전력계통 연계가 늦어져 사업추진이 미뤄지고 있다. 이 사업의 협약식 이후 1년 만인 지난해는 한전이 변전소 송전용량 증설을 위한 계통연계 보강을 2026년 10월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밝히면서 사업의 난항을 예고한 바 있다. 그러더니 현재까지 아무런 진척이 없다.

수상 태양광 발전소가 들어서려면 생산된 전기를 전력 계통망에 연결시키는 송변전선로가 필요한데 당초 계획대로라면 지난 4월 이 공사가 이미 끝났어야 하지만 6월에서야 시공사가 겨우 선정됐다. 더 큰 문제는 송변전선로 설치비용 4,500억원은 새만금 수상태양광 사업자가 각각 분담해야 하는데 전체 1,200MW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500MW의 사업자가 아직도 정해지지 않았다. 

결국 새만금개발청의 수상 태양광 사업자 추가 선정이 늦어지면서 송·변전설비, 즉 전력계통망 공사가 시작되지 않아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이미 여러차례 지적된 바 있다. 

[해당 기사] 

SK, 새만금에 통큰 투자 한다더니 ‘빨간불'...전력시설 미흡, 예견된 일  

'대기업 투자협약' 체결만 하면 끝?...'사후관리 부실', 오겠다는 기업들도 놓쳐 

새만금개발청-한수원 서로 ‘네 탓’ 공방만...송변선로 비용 부담 원인

새만금개발청 전경
새만금개발청 전경

하지만 이러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전북도와 새만금개발청은 방관하고 있고,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사업자 선정을 이유로 공사를 미루고 있다. 한수원은 올 6월 새만금 수상 태양광 단지 1단계 조성사업 송·변전설비 공사 사업자로 한화건설 컨소시엄을 선정했을 뿐이다. 

해당 송·변전설비는 다른 수상 태양광 사업자도 사용하기 때문에 지자체와 SK E&S가 송·변전설비 관련 비용을 각각 분담해야 한다는 이유가 지체된 가장 큰 이유다. 더욱이 새만금개발청은 추가 사업자 선정 지연을 이유로 제대로 된 비용분담이나 사업추진 방안을 논의조차 못하는 실정이다. 뒤늦게 문제가 커지자 한수원은 발전사업자 선정이 늦어졌기 때문이라며 새만금개발청에 책임을 돌리는 등 서로 책임 미루기에 급급한 모양새다. 

새만금개발청 측은 “송·변전선로 공사 비용을 먼저 투입하는 조건으로 한수원이 300MW 발전 사업권을 받게 된 만큼 한수원이 먼저 공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한수원 측은 “비용분담 협약이 이행되려면 사업자 선정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맞선 상태다. 

이에 대해 사업자인 SK컨소시엄 측은 “원활한 전력계통 연계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투자 철회까지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당초 의지와는 달리 투자에 미온적인 입장을 밝혀 난항을 겪고 있다. 

전북도 “어떻게 방법이 없다?”...남의 일처럼 대응 '공분' 

JTV전주방송 10월 19일 뉴스 화면(캡처)
JTV전주방송 10월 19일 뉴스 화면(캡처)

이처럼 화려한 투자협약식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새만금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던 계획이 정작 기반시설도 갖춰지지 않은 채 해당 기관들의 책임 공방이 이어지는 사이에 투자가 철회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더욱이 전북도는 "새만금개발청과 SK간의 협약"이라며 적극적인 중재 또는 해결 노력을 보이지 않아 더욱 빈축을 사고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이와 관련 19일 JTV전주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무리 저기한다 하더라도, 저희하고 어떠한 공유가 안 되는 자체에 대해서는 저희들도 어떻게 방법이 없다”고 밝혀 공분을 사고 있다. 

최근 전북도의회에서 제기된 것처럼 전북도가 최근 6년간 외지 기업들과 맺은 투자협약 중 3분의 1이 무효화 되거나 투자를 망설이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 도민들의 실망과 분노가 점점 커져만 가고 있다. 

/박주현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전북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