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큐레이터 시선]
새만금산업단지에 입주한 기업이 늘고 있지만 공장 가동에 필수적인 전력 공급이 불안정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오래 전부터 나왔지만 수수방관만 하고 있어 문제를 더욱 키우고 있다.
특히 새만금에 도로 등 물류 기반시설 조성이 속도를 내는 것과는 달리 새만금산업단지에 입주했거나 입주 예정인 기업들이 전력 부족에 따른 공장 가동 차질을 우려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절실하지만 전북도와 새만금개발청 등 관계 당국과 기관들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며 ’네 탓‘ 공방만 하고 있다. 이 바람에 투자 기업들의 이탈은 물론 향후 투자에도 짙은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전력 공급 확대 단기간에 어려울 듯...기업들 생산·매출 차질 우려

3일 새만금개발청 및 투자 기업 등에 따르면 새만금산업단지에는 올해 15개 가량의 기업이 완공을 목표로 공장 신축 등 건축 공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원활한 공장 가동을 위해서는 전력망 공급의 안정화가 가장 선행돼야 할 과제로 꼽히고 있다.
폐건전지를 분해해 이차전지 원료를 추출하는 A기업은 최근 사업을 확장하면서 새만금 산업단지에 세 번째 공장과 자회사 건물을 올해 완공해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전력 공급이 이에 미치지 못해 발만 동동 굴리고 있다.
한국전력공사(한전) 측으로부터 변전소 용량 부족 등으로 내년 6월에나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 기업은 “전기 공급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생산이 지연되면 매출액 손실이 1,000억원 이상에 달할 것”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그러나 한전 측은 “전기 사용량이 크다 보니까 예산도 반영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10MW 이상 전력이 필요한 경우에는 2년 전에 전기 공급을 신청해야 하는데 지난해 8월에서야 서류가 접수돼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절차에 따라 기존 변전소에 변압기 증설 등 공급 방안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만금 내부 개발, 속도만 강조할 뿐 전력 공급 불안정 ’발목‘

이 외에도 새만금산업단지에 이미 입주 계약을 맺은 21개 기업 가운데 15개 기업은 올해 공장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어서 전력난에 따른 불편은 물론 신규 투자에도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새만금개발청은 “한전과 협의에 나서겠다”고 하지만 단기간에 공급량을 늘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더욱 기업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새만금개발청 측은 “전력을 많이 쓰는 기업들이 갑자기 많이 들어오다 보니까 한전에서도 예측한 전력량을 넘는 상황이라 난감해하고 있다”고 말할 뿐 당장 뾰쪽한 대안은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더구나 한전 측은 “새만금산업단지에 전기를 공급하는 변전소는 빨라야 2025년 말쯤 추가로 설치될 것”이라고 밝혀 새만금 내부 개발이 속도만 강조할 뿐 전력 공급의 불안정이 발목을 붙잡고 있는 형국이다.
서로 변명, ’네 탓‘ 공방 벌이는 사이 잇단 '투자 철회' 위기
앞선 2020년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새만금에 2조원 이상의 투자 약속”과 함께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도시 변화에도 기여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2조 1,000억원 규모를 투자하겠다던 SK컨소시엄은 불과 1년여 만인 지난 2021년 “원활한 전력계통 연계가 어렵다면 투자 철회까지도 고려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전북도와 새만금개발청, 한전의 미온적인 태도는 변하지 않은 채 책임 공방에만 급급한 양태다. SK컨소시엄의 대규모 새만금 데이터 센터 구축은 SK E&S의 수상 태양광 200MW 발전사업과 패키지로 추진되는 사업임에도 전력계통 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철회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이처럼 새만금 산업단지의 전력 기반 시설을 놓고 관계 기관들이 변명과 '네 탓' 공방만 하는 사이에 투자 기업들과 투자를 저울질해 온 기업들은 하나둘씩 떠나거나 포기할 채비를 하고 있다.
/박주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