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신문·방송 톺아보기] 2021년 3월 19일(금)

“천혜의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명품 관광·문화단지를 조성하고 2023년 세계잼버리대회에 발맞춰 도로·항만·공항 등의 기반시설을 구축하고 투자 인센티브 강화 및 전략적인 투자유치 활동을 통해 ‘환황해 경제 거점’으로 도약...”
새만금개발청의 존립 이유를 자사 홈페이지에 소개해 놓은 글이다. 2013년 설립된 새만금개발청이 그동안 이루어 놓은 성과를 많이 자랑해 놓았지만 여전히 초라하기 짝이 없다.
특히 송하진 전북도지사가 늘 자랑해 왔던 ‘2023년 세계잼버리대회에 발맞춰 기반시설을 구축한다’는 내용에선 조급성이 묻어난다. 그래서 그런지 사업추진 과정에서 빚어지는 특혜 시비가 잦다. 게다가 기반시설이 덜 갖춰진 상태에서 기업유치를 서두르다보니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새만금 수상 태양광사업이 대표적이다.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도 하기 전에 수의계약으로 특정 업체에 전체의 30%인 3,000억 원대의 공사를 맡기는가 하면 설계비 250억 원까지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특혜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
또 새만금에 2조 원을 투자하겠다던 SK컨소시엄은 새만금 내 전력망이 원활하지 않아 투자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해프닝까지 발생하고 있다. 새만금에 외국 기업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을 유치했다고 발표해 놓고도 정작 투자 실적이 저조한 이유가 드러나고 있지만 여전히 반복되는 모양새다.
기반 시설과 조건이 갖춰지지 않아 투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는 황당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해수유통 문제를 비롯해 수상 태양광사업을 둘러싼 특혜 논란, 대기업 유치 부진, 해외 기업 투자 약속 실패 등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중심에 새만금개발청이 있다. 누굴 위한 기관인지 헷갈린다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다. 새만금개발청의 존재 이유를 되묻는 대표적 사례들을 톺아본다.
3,000억 공사 수의계약에 설계비 250억도 몰아주다니?

새만금 수상 태양광사업을 둘러싼 특혜 시비가 멈추지 않는다. 이 사업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현대글로벌이 설립한 SPC(특수목적법인)인 ‘새만금 솔라파워’가 맡아 추진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군산시 새만금 방조제 내수면 3.50㎢에 300MW 규모의 수상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는 공사로 사업비만 6,600억 원에 달하는 사업이다.
그런데 최근 한화솔루션 컨소시엄이 3,422억 원 규모의 새만금 수상 태양광사업을 수주하면서 특혜 시비가 불거졌다. 새만금솔라파워가 새만금 일대에 추진하는 ‘새만금 수상 태양광 발전설비 제조ㆍ구매 설치’ 입찰 결과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솔루션 컨소시엄을 지난 8일 선정했다.
이 컨소시엄은 한화건설, 군장종합건설, 삼부종합건설, 동일종합건설, 삼부기전 등으로 구성됐다. 한수원은 이 사업을 시작으로 새만금 내에 총 2.4GW 규모의 수상 태양광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불과 이틀 후인 10일 새만금재생에너지사업 민관협의회 민간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새만금 수상 태양광사업과 관련된 수사와 감사원의 감사 등을 촉구했다. 입찰 전 새만금개발청 등 관계 담당 부처와 기업의 일부 직원들이 여러 차례 부적절한 모임(골프 등)을 가져 그 배경이 의심된다며 새만금개발청-한수원-(주)현대글로벌 직원의 부적절한 만남을 문제 삼았다.
가뜩이나 새만금의 미래를 담보할 국책사업이 민간 기업의 수익사업으로 전락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터였다. 도민들에게 7%의 수익을 안겨주고 태양광 산업도 진흥하겠다던 새만금 수상 태양광사업에 대한 논란이 뜨거운 이유는 바로 새만금개발청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기 때문이란 따가운 비판이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전주MBC가 18일 ‘3천억 공사 수의계약..."설계비 250억도 몰아줘"’란 제목의 기사에서 이 문제를 심층적으로 취재해 보도했다.
기사는 “6,600억 원을 투자해 300MW의 수상 태양광을 설치하고 4,200억 원을 들여 송전선로도 건설한다는 한수원의 새만금 수상 태양광사업에서 한수원은 태양광 전문업체라며 지분 18%를 투자한 현대글로벌에게 입찰도 없이 설계용역을 맡겼다”며 “설계비만 250억 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어 기사는 “그런데 실제 설계업체는 따로 있었다”면서 “군산의 한수원 사무실 바로 위층의 선진엔지니어링이라는 설계 전문 회사가 설계를 맡았다”고 밝혔다.
“수수료 10%만 감안해도 수십억이 오갈 수 있고 현대의 입김대로 설계가 가능해 논란”이라는 기사는 “한수원 측에 파견됐던 현대의 설계 담당 과장 한 명과 실장급 책임자도 또 다른 논란”이라며 “특혜 의혹과 골프 로비 논란만 일으킨 채 파견 1년 만인 지난 1월 모두 퇴사했다”고 실상을 공개했다.
기사는 또 "기술력이 필요한 모듈을 제외한 수상구조물과 전선, 배전반 등 전체 공사의 30%를 현대 측이 납품하도록 입찰이 추진돼 100억 원 투자로 지분 18%를 취득한 현대가 3,000억 원대 공사를 차지했다“며 ”수혜를 입을 수 있는 특정 기자재 업체 대표가 2년 전에 새만금 수상 태양광을 수주했다는 언론 인터뷰를 한 이상한 일도 이런 배경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새만금개발청과 전북도는 새만금의 미래를 담보할 국책사업이 민간 기업의 수익사업으로 전락했다는 의혹에 대한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SK 데이터센터 건립 등 새만금 대기업 투자 ‘산 넘어 산’
새만금에 SK컨소시엄(SK E&S와 SK브로드밴드) 데이터센터 유치가 확정됐지만 정작 기반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유치가 어렵게 됐다는 지적이다. 전기시설에 이어 수소 연료전지(수소를 연료로 사용해 전기 에너지를 만드는 장치) 설치가 불가능해 데이터센터 건립이 차질을 빚게 됐다는 황당한 소식이다.
수소 연료전지 시설은 수소로 전기에너지를 만들어 열기가 높은 데이터 시설의 온도를 낮추는 냉각용 에너지 등으로 사용하는 시설이다. 전북일보가 19일 ‘SK 데이터센터 전력수급 ‘암초’‘란 제목의 기사에서 이 문제를 조명했다.
기사는 “SK컨소시엄은 새만금 산업단지 2공구(3만3000㎡)에 2조 1,000억 원을 투자해 2025년 준공을 목표로 데이터센터 8개동을 조성한다”며 “그러나 데이터센터 필수 요건인 수소 연료전지 시설을 설치할 수 없어 사업이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새만금 산단 2공구는 OCI 외의 기업이 에너지발전업을 취득할 수 없기 때문”이고 지적한 기사는 “OCI는 지난 2012년 6월 정부로부터 집단에너지 사업권을 따내 새만금산업단지 2공구 내에 입주하는 모든 기업의 사업장에 증기, 열 등 에너지를 공급하기로 했지만 2공구 내 에너지공급 독점권을 가진 OCI 외에는 연료전지발전업 등의 허가나 시설을 설립할 수 없게 돼 있다”고 밝혔다.
이는 새만금개발청과 전북도가 새만금에 기업유치를 외치고 있지만 정작 기업을 받기 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실상의 단면을 보여준 것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SK컨소시엄의 2조 원이 넘는 새만금 데이터센터 투자에 걸림돌이 연료전지시설 설치 문제뿐만 아니라 새만금 내 전력망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아 전기설비 증설 없이는 투자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에서 따가운 비판이 일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해 11월 24일 새만금을 방문해 “새만금은 세계 최대 규모의 수상 태양광과 그린수소 생산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SK그룹이 구축하는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디지털 뉴딜 산업도 뿌리를 내릴 것으로 정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어렵게 기업을 유치해 놓고도 정작 준비 안 된 행정으로 투자를 어렵게 하는 데는 새만금개발청이 제역할을 다하지 못한데서 기인한 것이라는 지적이 높다.
새만금에 태양광을 빌미로 5년 전 3,000억 원의 제조업 부문에 투자해 300여명의 일자리를 약속했던 중국 기업은 투자약속 이행은 커녕 관리인 1명만 근무하고 있는 실정도 지난해 보도된 바 있다.
새만금개발청은 2017년 “중국 CNPV사의 새만금 태양광 투자는 관계부처와의 협업을 통해 2035년까지(약 20년간) 공유수면을 점·사용하도록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등 기관 간 협업으로 이뤄낸 정부 3.0의 우수사례로 꼽힌다”고 자랑했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아무런 말이 없다.
다음은 3월 19일(금) 전북지역 주요 신문·방송의 1면 및 헤드라인 기사 제목이다.
전북일보
등굣길 초등생 차량 덮쳐 참변
시내 운전 제한속도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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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물의 의원 지역 공천 배제를
송하진 지사 "방역 수칙 제대로 지켜야"
신시도자연휴양림 오늘부터 개장 56개 객실 등 갖춰
제약업체·대학기숙사發 n차 감염 지속
전라일보
"코로나 방역 적극 동참··· 희망의 봄 맞자"
‘슬로시티’ 전주시내 차량 제한속도 대폭 하향
“LH사태 철저한 조사·엄중 책임 묻겠다”
새전북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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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땅투기 파장 정치권으로 불똥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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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진 도지사 “코로나 위기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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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전주총국
전북 제약업체·대학생 관련 집단감염…‘40명 가까이 확진’
“고급 외제차 요구” 전·현직 경찰 재판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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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억 공사 수의계약.."설계비 250억도 몰아줘"
JTV
"벤츠 요구한 뒤 1억 약속받아"...혐의 부인
"도내 모든 개발지역과 공직자 전수조사해야"
전북CBS
레미콘에 치여 숨진 초등학생…교원단체, 진상규명 촉구
전주 한옥마을 불 30분 만에 진화…"옮겨붙진 않아"
/박주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