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현의 'ESG 리포트'(11)

저의 부족한 ESG 리포트를 읽으신 독자분이 개인적으로 ‘ESG의 역사’가 궁금하니 알려달라고 연락을 해왔습니다. 일단 ESG 리포트를 읽어주시고, ESG에 관심을 가져주심에 감사드리며 그 성원에 보답하고자 오늘은 ESG의 역사, 그 태동에 대해 맛만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ESG 세미나나 포럼, 강의에 가보면 1교시는 무조건 ESG의 역사에 대한 언급입니다. 그리고 E, 환경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죠. 먼저 ESG는 기업경영의 원칙입니다. 기업의 사회적 기여와 관련된 경영원칙은 시대에 따라 변화해오고 있었고, 현재 변화의 정점에 있는 기업의 경영 원칙이 바로 ESG가 된 것 뿐입니다.

애플, ‘인종차별 해소’에 대한 ESG 경영 발표...'신호탄'

'애플' 홈페이지 캡쳐
'애플' 홈페이지 캡쳐

ESG는 굳이 그 역사를 따라가자면 1973년 다보스포럼에서의 ‘기업은 모든 이해관계자를 위해 일해야 한다’는 다보스 선언에서 1984년 ‘다보스 포럼’에서의 지속가능하고 책임 있는 투자에 대한 선언, 2004년 ‘Who Cares Wins’로 ESG라는 용어가 등장하고, 2006년에는 UN이 발표한 사회책임투자원칙(PRI: Principles for Responsibe Investment), 같은 해 임팩트투자의 중요성에 대한 논의까지가 0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던 중 너무나도 유명한 래리 핑크의 연례서한과 2021. 애플의 중대발표 ‘인종차별 해소’라는 ESG 경영에 대한 언급이었습니다. 당시 애플은 애플카를 출시한다는 이슈로 전 세계의 집중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세계인들은 애플의 중대 발표가 애플카 출시 계획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애플은 ‘인종차별 해소’에 대한 ESG 경영을 발표한 것입니다. 그 이후로 애플은 보도자료를 통해 애플의 ESG 경영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세계적인 기업이 ESG를 언급하면서 신호탄을 발사한 것이죠. 지금은 ESG 경영을 국가와 기업이 동시에 하고 있으므로 1단계 ESG가 시작됐다고 봐도 되겠네요. 

ESG가 등장하기 전 ESG와 유사한 기업의 경영원칙으로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 있었습니다. CSR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경영원칙을 의미하는데요. 그렇다면 CSR은 왜 등장했을까요? 기업과 사회가 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걸까?

기업의 주주자본주의, 사회에 이로운 것인가? 해로운 것인가?

과거 주주자본주의 시대에서는 기업은 주주의 이익을 위해서 운영되고 수익을 내는 것이 최고의 목표였고, 기업의 존재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기업이 주주의 이익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에 대한 아무런 법률상 근거는 없었습니다. 이상하죠? 기업의 존재 목적이 회사법에 규정되어 있지 않다니요. 그럼에도 기업이 주주를 위해, 주주가치를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에 대해서 그 누구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아왔습니다.

하지만 여러 단계의 산업혁명이 지나면서. 시대가 변하면서 기업이 채용하는 직원들이 많아지고, 기업이 환경과 사회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면서 과연 기업의 주주자본주의가 사회에 이로운 것인가?, 해로운 것인가? 고민하는 시점이 온 것입니다. 주주자본주의는 지금 어떤 형태로 변했을까요? 주주자본주의는 현재 이해관계가 자본주의로 변하고 있습니다. 이해관계자는 또 무엇이란 말인가요. 이해관계자는 기업과 관련된 사람들 전체를 의미합니다. 주주를 포함하여 직원부터 소비자까지 전체를 아우르는 개념이 이해관계자입니다.

기업의 물건과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직접 제공하는 직원, 기업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소비자, 모두 기업과 관련된 사람들입니다. 이러한 사람들이 사회를 구성하고, 지방자치단체를 구성하고, 국가를 구성하고 있죠. 즉, 기업의 이해관계자는 단순히 주주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전 세계 사람들이라고 말해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

세계적인 기업이라고 손꼽히는 기업들을 머릿속에 떠올려봅시다. 스타벅스 어때요? 좋습니다. 제가 전주에서 먹는 스타벅스 '콜드브루'는 중국인, 미국인, 일본인 모두 한 잔씩은 마셔봤을 테지요. 전 세계인이 스타벅스의 소비자이며 이해관계자입니다.

'스타벅스' 홈페이지 캡쳐
'스타벅스' 홈페이지 캡쳐

또 스타벅스의 직원은 한국인, 중국인, 미국인, 일본인 등 전 세계인입니다. 이들 모두 스타벅스의 이해관계자입니다. 스타벅스는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운영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스타벅스는 이미 이해관계자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죠.

포스코도 세계적인 철강생산기업입니다. 포스코는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이라는 경영이념을 바탕으로 포스코가 하나의 시민이 되어 이해관계자의 이익과 더불어 함께 발전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요? 기업이 왜 그렇게 운영되어야 하는데요?

기업이 주주의 이익만을 위해 운영되어 왔을 때에도 삼성, 엘지, 포스코 전부 대기업이 됐는데 뭐가 잘못된 것이죠? 궁금증이 끊임없이 솟구치는 것을 여러분은 ESG 리포트를 통해 느끼고 있습니다. 

'포스코' 홈페이지 갈무리
'포스코' 홈페이지 갈무리

소비자가 변했다...“사람같이 살아 보겠다” 

아, 제가 이 궁금증을 모두 해소해드릴 수 있으면 좋으련만, 이전 리포트에서 언급했던 내용 중 ‘소비자가 변했다’라는 내용을 기억하시나요? 산업화시대에서는 일단 먹고 살기가 급했기 때문에, 생존이 시급한 상황이었기에 기업에 투자한 주주에게 이익을 돌려주고 주주가 더 많은 돈을 투자해서 기업을 키우는 식의 선순환(?)이 가능했는데, 이제 생존의 위협에서 벗어난 소비자들, 직원들, 주주들 이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사람같이 살아 보겠다, 내 안의 반사회성을 버리고 친사회적인, 내 안의 천사를 꺼내보겠다’고 생각했을까요?

ESG와 관련하여 재미있는 질문이 있습니다. “어떤 회사에 취직하고 싶나요?”라고 청년들에게 질문하였는데 과거에는 ‘답정너’ 마냥 '대기업'만 답하던 청년들이 몇 년 사이 대기업이라는 단답형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와 부합하는 기업에 취직하고 싶고, 그러한 기업에서 일하는 것이 자랑스러울 것'이라고 답했다는 것입니다. 

내가 다니고 싶은 기업, 나의 가치와 부합하는 기업, 환경을 생각하고, 사회에 이익을 나누며, 거짓말을 하지 않는 기업, 바로 ESG를 실천하는 기업이 지금 청년이 다니고 싶은 기업입니다. ESG의 역사를 얘기하다가 청년까지 와버렸습니다. 오늘 ESG리포트는 여기까지입니다. ESG와 관련해서 궁금하시거나 알고 싶은 내용이 있으시면 언제든 연락주세요. ESG 리포트에 적극 반영하겠습니다.(계속) 

/김도현(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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