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현의 'ESG 리포트'(3)

김도현 변호사
김도현 변호사

서울에 비가 많이 왔습니다. 강수량을 수치로 재기 시작한 이래 단시간에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고 하죠. 기후변화, 이상기후라는 단어, 날씨가 조금만 이상하다 싶으면 쏟아져 나오는 단어들입니다.

요즘엔 기후변화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시기는 이미 지났고, 기후위기, 기후종말이라는 단어가 더 종종 쓰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지구를 파괴하는 행위를 늦출 수 없는 기후위기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죠.

'넷제로', '탄소 네거티브' 시대 도래

한국은 탄소중립을 선언했지만 탄소중립의 시기는 또 지나고 있습니다. 지구가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는 탓입니다. 이제는 탄소중립으로도 기후위기를 막을 수 없어서 또 변합니다. 넷제로, 탄소 네거티브의 시대가 온 것입니다.

탄소중립은 6대 온실가스 중 이산화탄소만 대상으로 하여 흡수량에서 배출량을 뺀 순배출량이 0이 된 상태라면, 넷제로는 6대 온실가스 전부를 대상으로 합니다. 탄소네거티브는요? 이산화탄소를 배출량 이상으로 흡수하여 실질적 배출량을 마이너스로 만든다는 개념입니다. 갈수록 태산입니다.

빌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에서 발췌
빌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에서 발췌

탄소배출로 이윤을 창출하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있어야 한국의 탄소중립도 성공적이겠지만 당장 오늘 하루 살아내기 바쁜 기업들이라면 탄소배출에는 신경 쓸 겨를이 없으니 고민이 많습니다.

한국은 SK그룹 최태원 회장(속칭 ESG 전도사라고 불리웁니다)이 중심이 되어 SK그룹의 상당 수 회사가 RE100에 가입하는 등 탄소절감에 노력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대기업들, 탄소 배출량 줄이는 '환경요소 고려' 보편화 추세 

LG는 국내 지주회사 중 유일하게 CDP(탄소정보 공개 프로젝트) 탄소 경영 우수기업으로 2년 연속 선정됐고, 2050년까지 수자원 사용, 순제로 달성도 추진 중입니다. CDP는 해마다 전 세계 금융 투자기관을 대신해 세계 9,600개 주요 기업의 탄소경영과 물 경영 등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한 경영 정보를 분석해 평가하는데, CDP가 발간하는 보고서는 ESG 평가지표 중의 하나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또 포스코 건설은 제로에너지 건축, 녹색건축물 사업 강화를 선도적으로 전개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에너지 저감형 건축물인 인천 송도 연세대 국제캠퍼스 ‘포스코 그린빌딩’, 국내 최초 비주거시설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을 받은 ‘판교 제2테크노밸리 기업지원허브’가 있습니다. 포스코가 건설하는 주거용 아파트도 설계 및 시공단계에서 친환경 자재를 사용하고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환경요소를 다수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대기업들은 탄소중립, 넷제로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탄소 네거티브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죠. 그러나 전북의 중소기업(전국의 지방 중소기업 모두 마찬가지입니다)은 이러한 변화를 알고 있지만 대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돈의 문제니까요. ESG평가와 컨설팅은 무료가 아니고요. 컨설팅에 따라 기업 시스템에 변화를 주는 것도 무료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태풍이 몰아쳐와도 우두커니 서서 맞을 수 밖에 없는거죠. 

문제는 중소기업들...오너의 ESG에 대한 의식 변화 필요 

앞으로 대기업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과 계약한 회사(공급망이라고 합니다)에게도 탄소중립, 넷제로를 요구할 테고, 이에 응하지 않는 회사는 대기업과 재계약을 할 수 없거나 입찰에도 참여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국가사업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고요. 대기업보다 먼저 탄소중립을 향해 움직일 수도 있습니다.

한편 최근 한화시스템은 자사 공급망업체에게 ESG 실무강의를 듣게하고, ESG평가와 컨설팅을 지원해주고 있는데요. 대기업에서 일방적으로 공급망에 탄소중립 등을 요구할 것이 아니고, ESG 평가와 컨설팅을 지원해주면서 상생해나가는 방법도 적극적으로 고려해봐야 할 것입니다.

ESG 평가를 받지 않는 공급망의 경우 불이익이 있지는 않지만 이익도 없고, ESG 평가를 받고 탄소중립을 향해 노력하는 공급망에게는 이익이 있으니, 이를 어찌합니까. 그렇다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중소기업 위주로 ESG평가와 컨설팅 지원을 해줘야 한국의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테지만 무엇보다 중소기업의 리더, 즉 사장님의 ESG에 대한 의식 변화가 필요한 때입니다.(계속) 

/김도현(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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