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지는 ‘송하진·김승수 세력’, 뜨는 ‘김관영·우범기 세력’ 차이점과 전망(2)
6·1 지방선거 이후 전북도가 최연소이면서 최단기간에 선거를 승리로 이끈 도지사를 맞이한 반면 전주시도 속전속결의 세대교체로 시종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우범기 전주시장 당선자의 당찬 '개발론'에 벌써부터 관심이 뜨겁다. 시민사회단체들의 저항과 불만이 감지될 정도로 '빠른 개발 속도'가 이미 도마에 올랐다. '개발'과 '통합'이 민선 8기 전주시정 출발점의 화두로 손색이 없다.
우범기, 정치 입문 9개월 만에 전주시장 당선...공약 부실, 약한 지역 기반 우려

하지만 우 당선자는 6·1 지방선거 과정에서 가장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선거 브로커 사건’의 진원지나 다름없는 전주시장 선거 과정에서 최종 승리했다는 점에서 시민들은 여전히 '어두운 녹취록의 그림자'들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경찰의 선거 브로커 수사가 광범위하게 전개되는 과정에서 어떤 변수가 등장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게다가 그는 정치 입문 7개월 만인 지난 4월 전주시장 후보로 등극해 2개월여 만에 시장에 당선돼 공약이 부실하거나 여전히 잘 알려지지 않은 공약들이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화려한 그의 이력 이면에 정치력의 빈약함이 묻어나는 것도 민선 8기 전주시정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1963년 부안군에서 출생하여 백산중학교를 마치고 전주시로 유학하여 해성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상경하여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한 우 당선자는 전주시장에 당선되기까지 지역 연고 기반이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대신 그는 전주에 소재한 고교 동문(해성고)을 중심으로 조직과 인맥을 형성해 왔다는 평을 받는다.
'해성고 출신' 주변 인사들 주목받는 이유
그의 선거 과정에서부터 당선 이후에도 해성고 출신 인사들이 주변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2019년 9월 송하진 전북도지사가 총선 출마를 위해 자리에서 물러난 이원택 전 정무부지사 후임으로 우 당선자를 정무부지사로 영입한 이후 그는 송 지사 라인의 세력들과도 친분 관계가 형성돼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지만 길지 않은 도정 활동이란 점과는 다소 상충한다.
어쨋든 우 당선자는 전주시장직 인수위원회에 이란우 위원장(전 전북대병원 감사, 전 전북일보 기자)을 비롯해 한민희 전 전북도대외협력국장(전 전북중앙신문 기자), 이경철(전주복싱협회장), 이정우(사단법인 민부정책연구원장) 등을 중심 인물들로 발탁했다.
이에 일부 지역 언론들은 한발 앞서 "전주시와 인수위원회 등에서 거론되고 있는 인사 중에 우선 최고위직인 3급 정무보좌관에는 한민희 전 전북도 대외협력국장이, 5급 비서실장에는 이경철 전 전주시 복싱협회장이, 5급 공보담당관에는 이승석 전 언론인 등이 각각 내정됐다는 게 정론"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이 가운데 언론인 출신이 3명이 포함됐으며 그 중 한민희 전 국장은 우 당선자와 같은 해성고 출신에다 송하진 지사의 핵심 측근 인물이란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가뜩이나 고교 동문 중심 정치를 지역에서 펼치려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따가운 시선을 받는 이유 중 하나다.
이 외에 우 당선자는 선거가 한창이던 지난 4월 '후원회 구성'에 관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주 ‘사랑의 교회’ 이상규 목사가 후원회장을,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두관 의원이 명예후원회장을, 전주비전대학교 최용빈 총학생회장이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주고 있다"고 밝혔다.
"전북일보 '리더십아카데미' 등 큰 힘?"

그는 또한 "그동안 활동해온 전북일보 '리더십아카데미(제8기)', 한국문화예술아카데미, 시민로스쿨 등 전주 발전 및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단체와 국제로터리, 라이온스 등 전통적 봉사단체, 전주권 재경부안향우회 등도 역시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고 자랑했다.
특히 전북일보가 매년 운영하는 리더스아카데미 제8기 수료자 명단에 그의 이름이 올려져 있다는 점이 시선을 끌었다. 이밖에 그는 "기재부와 광주 경제부시장, 전라북도 정무부지사로 재직하면서 교류해온 전주 내 기업과의 관계를 공고히 하는 데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고 밝힘으로써 단체 회원 및 기업체 대표들과도 꾸준한 교류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 우선 밀어붙이기식 공약, 실현 가능성 우려·의문
이 때문인지 우 당선자는 시민들의 관심이 높은 종합경기장과 옛 대한방직공장 부지 개발과 관련해서 매우 적극적인 추진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속도(성과)에 지나친 신경을 쓰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과거 김완주-송하진-김승수 시장 등을 거치면서도 난항을 거듭하며 해결을 보지 못한 사업들이란 점에서 좀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아킬레스건과 같은 많은 걸림돌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우 당선자는 전주시 전담 조직도 개발행정 수요에 맞게 탄력적으로 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전주·완주 통합의 경우도 인위적인 행정통합을 지양하고 기능적 협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긍정적인 기대감도 엿보이지만 개발 위주의 밀어붙이기식 공약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과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과거와 다른 혁신·교체" 잊어선 안 돼...전주시정 신뢰 회복 우선

우 당선자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많은 시민들은 "지방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선거 브로커 파문이 아직도 시원하게 해결되지 못했기 때문에 전주시정에 대해 여전히 신뢰할 수 없다“며 ”개발업체들의 주장에 편승해 개발을 우선하는 당선자의 시정 방향과 특정 인맥 중심의 인사·행정이 우려스럽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선거 브로커 사건에서 드러난 전주시 건축·개발 행정의 문제점 개선과 시정 전반의 신뢰 회복의 중요성이 함의돼 있다. 무엇보다 '과거와 다른 혁신과 세대 교체'를 강조하며 출마해 단기간에 당선된 자치단체장이란 사실을 망각해선 안 된다. 특히 소통 대신 불통 행정을 고집할 경우 거센 저항에 직면해 민선 8기 동안 전주시가 순항이 아닌 난항을 거듭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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