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산대학교 교정에서 인공동굴 7개가 발견돼 학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학교 측은 이 동굴들이 일제 강점기 때 일본군이 군사시설로 쓴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전북도와 전북대학교 등이 지난 2020년 대대적으로 조사·발굴해 발표한 전북도내 일제 잔재물에서 제외된 곳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쏠린다.
25일 군산대학교에 따르면 일제 강점기에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인공동굴 7기가 교내 공과대학 인근 등에서 확인됐다. 깊이 30m 정도로 원형이 그대로 보존돼 있는 인공동굴은 과거 일본군에서 사용하던 무기고로 추정된 가운데 특히 일제 강점기 말기 군산에 주둔했던 일본 160사단과 관련된 군사시설로 학교 측은 보고 있다.
또한 군산대 일대 원당마을에 6·25전쟁 당시 인민군에 의해 주민들이 집단 학살된 인공동굴이 여러 개 발견됐던 만큼 연관성 여부도 파악 중이다.
“태평양전쟁 시 일본군 무기고 사용 가능성” 제기

군산대 관계자는 “태평양전쟁 시기에 일본군이 무기고 등으로 쓰기 위해 동굴을 판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 규명 등을 위해 추가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군산대 기숙사가 들어선 곳 등이 과거 일제 강점기에 일본군이 수류탄 투척 및 총검술 등 전투훈련장으로 사용했다는 주민들의 증언도 나오고 있어서 적극적인 추가 발굴·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군산, '가미카제' 방어 '할미산 동굴' 등 일제 수탈 잔재 많은 곳...추가 발굴 조사 필요

군산지역에 유독 많은 수탈 잔재들이 지금도 남아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일본 제18은행 군산지점을 비롯해 조선은행 군산지점 건물이 군산시 장미동에 남아 다른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또 일본이 식량을 수탈할 목적으로 활용했던 조선식량영단 군산출장소도 잔재가 남아 있다.
이밖에 군산지역에는 일제 강점기 시절에 조선총독부 관저와 매우 유사한 건축물들이 남아 있으며, 지금도 바닷가에 보존돼 있는 군산 내항 뜬다리 부두 역시 친일 잔재물에 속한다. 또한 일본군이 진지와 벙커 구축을 위해 군산시 옥구읍 옥정리 거주자 가운데 45세 이상 18세 이하 부녀자들을 동원했던 '할미산 동굴'은 현재까지도 그 모습을 찾아 볼 수 있을 만큼 특색이 뚜렷하다.
일제 강점기 군사 시설 관련 교육과 교재로 활용 가능성이 있지만 지속적인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점차 훼손되어 그 모습이 사라지고 있어 아쉽다. 이밖에 월명공원 안에는 군산 의용소방대 의용불멸비가 일본 양식 그대로 지금고 세워져있다.
군산지역 친일 잔재는 이 외에도 '군산 해망굴', '군산 구 제일사료주식회사 공장', '군산 영화동 구 미곡 창고(군산 틈카페)', '군산 구 임피역', '군산 군사시설-할미산동굴 진지1', '군산의용소방대 의용불멸비', '대한청년단 군산시단부 충혼불멸비' 등이 있다.
/박주현 기자
